남명(南銘)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너의 덕을 힘쓰고 너의 힘을 부지런히 하여 / 懋乃德勤乃力
밤부터 낮까지 새벽부터 저녁까지 계속하며 / 昏以繼夙晨以繼夕
옛것을 익혀 학을 넓히고 / 溫古博學
일을 당하면 정확하게 하고 / 莅事精確
부귀에도 급급하지 말며 / 富貴勿汲汲
빈천해도 근심 걱정 말고 / 貧賤勿戚戚
이윤의 뜻을 본뜨고 / 志伊尹之志
안자의 학을 배울지니 / 學顔子之學
거적자리 오막집에서도 / 雖蓬榻甕樞
묘당의 나라 걱정 게을리 말고 / 不弛廟堂之憂國
헌 갓 떨어진 옷으로도 / 以蘀冠鶉衣
언책으로 폐면할 것 잊지 말리 / 不忘蔽冕以言責
궁달과 현회는 / 窮逹顯晦
비록 하늘이 점지한다지만 / 雖關天錫
충신과 덕의는 / 忠信德義
실로 사람에게 있는 것이니 / 實在人力
스스로 만족하다 여기지 말고 / 不自滿暇
내 몸을 세 번씩 살펴보며 / 用三省於吾身
음탄한 짓 하질 말고 / 無即謟淫
황극의 오복을 받으라 / 受五福於皇極
이 점을 생각하기 위해서 / 冀而䫃諟
남녘 벽에 붙이노라 / 粘諸南壁
북명(北銘)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한 쪽박 물과 한 그릇 밥일망정 / 水一瓢食一簞
절대로 공밥을 먹지 말고 / 切勿素餐
한끼 밥을 받고 한차례 일을 시키고 / 受一飯使一力
의에 맞는 것을 알아야 한다 / 須知義適
하루 아침 걱정은 생각지 않고 / 無一朝之患
종신의 근심을 걱정하며 / 而憂終身之憂
병이 아닌 여윈몸 이지만 / 有不病之癭
고칠 수 없는 그 낙을 즐기네 / 而樂不改之樂
사풍의 염치를 숭상하고 / 敦尙士風廉恥
속태의 사특을 배제하고 / 輕厭俗態詐慝
남이 칭찬한다고 좋아 말고 / 勿喜矜譽
남이 헐뜯는다고 노하지 말고 / 勿嗔毀辱
화평하여 이치에 순종하며 / 怡然順理
유유하여 얻음이 있게 하라 / 悠然有得
저산의 구름처럼 무심하고 / 無心出岫之雲影
저 공중의 달같이 아첨이 없고 / 不阿懸空之月色
동정ㆍ어묵이 형해를 잊어 / 動靜語默忘形骸
희황 시대의 순박으로 돌아가고 / 羲皇上世之淳朴
용지와 궤칙의 상상을 갖어 / 容止軌則存想像
당우 3대의 전칙을 생각하라 / 唐虞三代之典則
보고 살피기 위하여 / 冀子觀省
북녘 벽에 붙이노라 / 書於北壁
[출처] 남명(南銘) - 북명(北銘) (산과 들에 부는 바람) |작성자 산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