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은 누구였을까? 칭기즈칸 기마상을 보고 유목민을 만나고 초원을 다니다 보니 문득 궁금하다. 칭기즈칸 치하에서 몽골군은 기술적으로 진보한 군대가 되었는데 그 당시 전쟁으로 유명한 대초원 거주자가 이끌었던 몽골 제국이 어떻게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왕국을 만들었을까? 생각에 잠길 무렵, 아리야발 사원으로 들어선다.
‘새벽 사원’이라 불리는 사원은 테를지의 대표적인 라마 불교 사원이다. 사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다른 곳과 다르게 울창한 숲으로 우거져 있다. 초원이 많지 않아 동물들이 풀을 뜯는 풍경 대신 가족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사원 앞에 차를 세우고 신발 끈을 다시 묶고 모자를 눌러쓴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입구를 지나 오르는 작은 길에는 부처님 말씀을 새긴 글귀들이 세워져 있다. 산책을 즐기듯 오르며 글귀를 읽어본다. 몽골어와 영어로 쓰여 있다. 모국어가 아닌 탓도 있지만, 철학적 의미가 담긴 글이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한참을 오르니 정자가 나온다. 정자 중앙에 큰 원 모양 회전 통이 있다. 화살표를 따라 불교 법구라는 회전통, 후르트(마니차)를 돌리면 몇 바퀴 돌다 자연스레 멈춘다. 천장에 가리키는 숫자가 본인에게 전해주는 부처님 말씀이란다. 숫자를 마음에 새기고 정자를 내려와 걷는다. 번호가 쓰인 부처님 말씀이 길을 따라 세워져 있다. 조금 전 받은 번호 앞에서 한참을 읽고 또 읽어본다. 당연히 몽골어는 모르니 이해가 가지 않지만 아래 쓰여 있는 영어 역시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기는 매한가지이다. 가이드에게 물으니 역시 모르겠단다. 아마도 쉽게 이해했다면 현자가 되어 있겠지. 조금 더 가니 흔들다리이다. ‘삶과 죽음을 생각하며 걷는 다리’라고 하는데 허술한 다리가 안전해 보이지 않아 자연스레 삶과 죽음이 떠올랐다. 마주 오는 덩치 큰 몽골인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조심스레 건넌다. 이곳에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다리를 건너니 108계단이다.
계단을 오르니 사원에 도착했다. 사원 전체를 작은 후르트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번에는 후르트라는 원통을 가이드 설명에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소원을 빌어 본다. 산속에 덩그러니 세워진 사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사원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잠시 앉는다. 우리와는 다른 내부 분위기는 마치 막연하게 생각했던 절 이미지와 사당 이미지가 묘하게 얽혀 있다. 사원에서 나와 사원을 둘러싸고 있는 문양의 설명을 듣는다. ‘옴 마니 반메 훔!’. 언제인가 요가 수업에서 들어본 듯한 단어인데 문자적인 뜻은 ‘옴, 연꽃 속에 있는 보석이여, 훔’이란 뜻으로, 불교의 천수경에 나오는 관세음보살의 진언이라 한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주문으로, 이 주문을 외우면 그 자체로 원하는 바를 이룬다고 티베트 사람들은 믿는다고 한다. 올라왔던 108계단을 내려오며 조용히 ‘옴 마니 반메 홈’하고 읊어 본다. 새벽 사원을 나와 다시 초원으로 들어선다. 숲에서 멀어지니 커다란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몽골에서도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한다고 한다. 바위 모습이 거북이 같다 하여 거북바위라 불리는 약 30m 크기의 테를지 명소이다. 거북 머리가 테를지 국립공원을 향하고 있어서 이곳을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고 하여 방문했지만 특별해 보이지는 않았다.
첫댓글 [아리랴발 라마불교사원] 거북바위 테를지 국립공원 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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