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재 - 왕방산 숲길 - 정자
-약수터- 하늘데크- 삼거리쉼터
도상 거리 : 18.03km
소요 시간 : 08시간 18분
휴식 식사 : 03시간 51분 포함
이제 철이 없다, 여름 지나 더위도
접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되는
처서가 지났다. 그런데 찜통더위다.
오늘은 왕방산 허리를 자른 임도다.
오지재-수위고개 시원한 숲길이다.
사람이 많이 찾는 국제 MTB 코스다.
오지재 초입부터 날파리가 괴롭힌다.
땀 냄새를 인지한 건지 사생결단하고
달려든다. 방충망을 쓰고 걸어간다.
시원한 바람과 은은한 숲속 향기는
정신이 맑아진 기분이다. 올해는 다래,
밤이 많은 걸 보니 과일 풍년인가 보다.
숲속 임도를 걷다 보니 벌써 정자다.
팔각정 쉼터는 사방 조망이 참 좋다.
사계절 언제 와도 편안한 쉼터이다.
굽이굽이 돌아서 약수터를 지나고,
벚나무 아래 데크 쉼터에 도착했다.
땀에 젖은 옷을 말리면서 쉬어간다.
이 장소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곳이다. 아무생각없이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괜스레 슬퍼진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몸부림치며
3 년동안 재활치료를 위해 걸었다.
묘지를 보면서 다 포기하고 비웠다.
수위고개와 국사봉 두견새를 보니
너무 쓰리고 아픈 기억들이 눈시울
적신다. 귀촉도 불여귀가 생각난다.
그때 소쩍새는 처량하게 울어댔다.
답이 없어 헤매고 있는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밤새 따라다니며 울었다
갈기갈기 찢어진 몸과 마음, 가슴을
쥐어뜯는 서러움이 더 슬프게 했다.
귀촉도 불여귀도 긴 밤을 같이 새웠다.
밤에 우는 소쩍새는 한을 품고 사는
방랑자처럼, 지금도 밤에 이산 저산
다니며 처량하게 울어대며 살겠지.
더위에 먼 길을 걸었다. 어둡기 전에
원점으로 회귀했다. 땀을 많이 흘러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하루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