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박사, 한강작가의 소설 『희랍어 시간』
-약점을 서로 보완해주는 관계-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축하보다는 염려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영향력 있는 필체로 대한민국이 겪은 고통스러운 사건을 치우친 시각으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서점에서는 한강 작가의 책이 무섭게 팔려 나가고 있다고 해서 이념과 무관한 소설을 찾아서 정리했습니다.
- 대부분 소설이 주인공들이 만나서 진행되는 사건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지만 『희랍어 시간』은 만남으로 끝내는 형식인 것부터 특이하고, 신약성경을 기록한 희랍어를 배우는 이유가 선 듯 이해할 수 없어서 계속 궁금하게 했습니다. 작가의 글이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 핵심문장을 그대로 소개합니다.
〇 내용요약
= 남성 주인공은 유전병으로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병을 앓고 있으며, 여성 주인공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말을 잃었다가 비블리어테크(프:bibliothèque)를 읽고 언어를 회복했지만, 이혼할 때 자녀 양육권까지 얻지 못하면서 또 다시 말을 잃었다. 말을 회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 낮선 희랍어를 배우면서 강사인 주인공과 만나게 된다.
- 여자가 생각하는 언어는 “철자와 음은, 헐거운 의미가 만나는 곳에 희열과 죄가 함께, 폭약의 심지처럼 천천히 타들어가고 있었다”는 문장으로 표현에 있다. 여자가 희랍어를 배운 이유를 “이혼을 하면서 양육권마저 빼앗기면서 예민한 여자는 말을 할 때 단어를 사용하면 그 단어가 주는 힘이 고통스럽게 다가왔고, 단어로 무언가를 규정짓는 것이 불완전하다 생각하며 대상을 언어로 가두기 보다는 그대로 느끼기를 원”했다는 문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 그래서 찾아낸 방안이 '다른 어떤 단어와도 결합되어 구사되기를 기다리지 않는, 극도로 자족적인 언어'이고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를 배우기로 하였다.
= 남자주인공은 독일에서 차별과 유전적 이유로 시력을 잃어 가고 있어서 독일의 삶을 정리하고, 귀국하여 희랍어 강사를 하면서 희랍어를 배우기 위해서 등록한 여자주인공을 만나게 된다.
각각 중요한 것을 상실한 이들은 자신이 잃어 버린 감각을 되찾고 세상과의 회복하려는 노력으로 시작된다.
= 언어를 잃은 여자와 직관적인 접촉 방법인 시선을 잃어버린 남자는 치명적인 한계를 지닌 상태에서 남자가 학원 건물안에 들어온 새를 구해주려고 하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안경을 잃어버린 후 여자의 도움으로 집에 왔다.
- 남자는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 하다가 잠들었었다가 눈을 뜨고 여자가 돌아간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침 그때 여성이 돌아와서 안경집 문을 열었다면서 함께 가자고 했다. 두 사람은 포응을 하고 소설은 끝이 난다.
〇 느낀점
=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으로 번역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었습니다. 헬라어(그리스어, 헬라어)는 표음문자로 시제가 과거, 현재, 미래, 과거완료, 현재완료, 미완료와 같이 다양해서 번역이 어렵지만, 한 단어로 뜻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어서 정확하게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언어로 알고 있습니다.
예) 시간을 물리적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크로노스와 특별한 의미가 있는 카이로스로 구별하고, 사랑도 에로스(Eros 성적,이성적), 스토르게(Storge 부모의 사랑), 필리아(Philia 우정), 아가페(Agape 절대적으로 헌신적 사랑)으로 구분하여 뜻을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 필자는 여자 주인공이 잃어버린 언어를 회복하기 위해서 희랍어를 배웠다는 것에서 단어의 원래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사용해야 하겠다와 핵심문장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핵심문장의 의미를 축소시키는 단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간결하게 표현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 빛을 잃어가는 남자와 말을 잃어버리고 찾으려는 여자의 만남은 서로 치명적인 약점을 보완하여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을 환영합니다. 대반전을 위해서 마음을 들어낼 수 있는 기회와 대화를 하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첫댓글 한강, 『희랍어 시간』, 문학동네,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