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10대 소녀들이 맞긴 맞구나
희망의 인문학 예람센터13
일시 : 2019년 10월 31일
1.
지난 주에 영화 「말레피센트2」 를 보고 온 주간이라 아이들 얼굴이 밝다.
책을 읽는다는 부담이 없어서 그랬을까.
한결 홀가분해 보인다.
센터장님께 물어보니 영화를 보는 날 까먹기 전에 바로 글을 썼다고 한다.
자, 어디 한 번 글을 읽어볼까?
2.
'영'은 오로라 공주의 아름다움이 마치 자신 것과 같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단다. 마침 영화속에서 나오는 왕자의 이름이 자기 남자친구 이름과 같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단다.
영의 충격적인 고백에 아이들이 아우성이다.
'정'은 영화속 오로라 공주가 너무 이뻐보였고, 자신도 영과 같이 자기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단다. 3편이 나오면 꼭 보고싶다고...
정 의 감상평과 피드백으로 인해 나눔 분위기가 점점 더 걱정이 되었다.
'임'은 첫째로, 두 나라간 갈등과 전쟁이 너무 쉽게 해결되어 조금 허무했지만 그래도 해피엔딩 이라 마음에 들었단다. 인간과 요정들이 함께 있는 걸보니 언제쯤 우리도 통일이 되나 싶었다고 했다. 둘째로, 악마(?)인 말레피센트에게 모성애가 생겨 오로라 대신 화살을 맞았던 장면이 참 감동적이었다고 한다. 카리스마 있었던 말레피센트가 너무 멋져보였느데 자신도 그렇게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모성애를 가진 엄마가 되고 있단다.
'빈'은 말레피센트가 오로라를 생각하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여서 울뻔했다고 한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말레피센트가 벗어나 너무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고, '하'는 오로라에게 필립이 하는 청혼이 너무 부러웠고, 자신까지 기분이 좋아졌단다. 나쁜짓을 한 왕비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댓가를 받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경'은 나쁜 마음을 먹고 나쁜짓을 저지르면 반드시 되돌려 받게 된다는 결말이 너무 좋았고, 모녀 간의 사랑과 갈등과 오해가 해소되는 이야기가 좋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랑이 참 보기 좋았단다.
영화를 보지 못했던 '솔'은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가는 이야기를 적었다.
나무꾼의 이름은 '김나무꾼'. 어느날 김나무꾼은 밥을 하기 위해 나무 토막을 찾았는데, 집에 나무가 하나도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김나무꾼은 나무를 베러 산에 갔다. 나무를 지고 내려 오는 길에 김나무꾼은 다리에 상처를 입은 한 여인을 만났다. 그는 여인을 병원에 데리고 갔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연인사이가 되었고 산에서 자주 데이트도 갔다. 결국 둘은 결혼하게 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관계 중심적인 소녀의 감성이 듬뿍 들어간 글이었다.
3.
영화감상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다들 3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3편을 너희가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 것 같아?"
아이들은 각자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합해보자면
대전쟁 이후로 요정과 인간은 공존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로라와 필립의 자녀가 태어나고 오로라가 겪었던 물레바늘 저주에 걸리게 된다.
평화는 깨어지고 저주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팀이 생기게 된다.
뭔가 상상만 해도 흥미진진한 판타지 세계를 만들어낸 것 같았다.
'싱그러운 10대 소녀들이 맞긴 맞구나'
아이들의 풋풋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