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삼주 정도 됐나 런던 정모한게여?
런던에서 올만에 매연을 실컷 마시고 촌동네로 복귀한 후로 허파에 바람이 들었나보다
촌동네서 촌동네로만 놀러다닐땐 전혀 필요성을 못느꼈던 잡다한 것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한 이주 이먼이 스타그 파티간 세 난 이동네 저동네 쇼핑만 하러다닌 것 같다
담주면 맨체스터서 알아주는 부모님을 가진 가리란 놈의 결혼식이고 또 그 담주는
마이크 결혼식이라는 핑계로 원피스며 구두며 한동안 눈길조차 안줬던 것들을 두눈 켜고
괜찮은 것으로 찾아다닌다
지난 주엔 맨체스터에 한 일주일 머물렀다 맨체스터엔 이먼 친구가 참 많이 산다
맨체스터에 일주일 지내고 보니 많은것이 달라졌다
자가용이 아닌 매트로를 타고 다니고
차없이도 나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도 있고
도착지에 파킹이 아닌 목적지로 걸어가고
걸어다니며 날씨가 춥다는걸 느낄 수 있고
핸드폰을 다시 들고 다니고
집에 운전해서 돌아갈 걱정 없이 함께 술마시고
등등... 도시 생활권으로 다시 복귀한 기분이랄까?
수년동안 해온 것들이 5-6개월 사이 낯설게 느껴진다
혼자 못했던걸 다시 하게 된 기분이랄까, 이먼이 그렇게도 싫어했던 나혼자 다른 도시를
돌아다니는 걸 이제야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화욜엔 맨체스터서 기차를 타고 리버풀에 갔다왔다.... 혼자...
얘도 아닌데 뭐가 그리 걱정이 많은지 , 분명 이먼이 갈 수 있었음 따라 왔을꺼다
리버풀서 새로 알게된 언니를 만나고 점심을 함께 먹었다
영국 온 뒤로 냄새 한번 못맡아봤던 된장찌게며 전주서 날라온 맛깔스런 밑반찬!!
또 침 고인다 (-ㅇ-)
맛있게 점심먹고나니 언니의 영계 남친이 왔다
나랑 2~3살 차이?? 참귀엽다 ㅋ
맨날 30대 초반이라지만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 보이고 경제 얘기를 나누는 배가 튀어 나오기
시작한 이먼네 친구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그날 언니네를 만나고 나서 나도 한층 젊어진 기분이랄까 아니 원래 나이로 돌아온 기분~ ㅋ
리버풀 온동네를 다 돌아다니고 다시 맨체스터로 복귀했다
역까지 나온 이먼과 함께 런던서 날라온 또다른 사이먼이란 이름의 친구를 만났다
넥타이에 정장.. 그의 첫모습이었다 .. 다시 느껴지는 아저씨 필~
주말엔 일명 '맨체스터아이'도 탔다
런던 아이보단 조금 작은데 프랑스서 내년 2월까지 빌려온거란다
타기전엔 뭐이리 시시한걸 탈까 싶었는데 한국 놀이 동산에 있는거 보다 빠르다 꼭대기서
흔들리는 스윙이 긴장감 마저 준다
패러타면 더 높이 올라가서 더 심한 스윙도 느끼지만 난 내 기체는 믿어도 이 철근 덩어리는
안믿으니까..
그 담날엔 'STARLIGHT EXPRESS' 란 쇼도 보았다 난 영화보단 연극이나 뮤지컬 보는걸
좋아하는데 올만에 보니 정말 더 좋더라 다 알아듣진 못했지만..
지금 맨채스터엔 유럽피안 마켓이 한창이다
프랑스서 실컷 먹었던 뜨거운 와인, 갖가지 올리브들, 이나라 저나라 음식등 구경 할 만하다
참 지난주에 그렇게 말로만 듣던 '가리'란 놈을 만났는데 상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이먼네 엄마는 가리에 대해 엄청 좋게 말한다
예전에 이먼이 태국 놀러가서 이런저런 상황으로 한 3개월 거기 퍼지게 됐는데, 집에선
연락도 없이 막둥이가 안돌아오니 걱정이 태산이었단다
그때 가리가 맨체스터서 이 촌동네를 몇번이나 오가며 자기가 직접 태국가서 이먼을 찾아오겠
다고 한 일이 참 고맙게 느껴지는가보다
긍데 내가 여기저기 주워 들은 가리는 엄청난 부잣집 아들로 맨체스터서 그놈아가 사고
칠 때 마다 그 부모님이 돈으로 다 막았단다 가리가 자란 환경이 포쉬한 집에서 태어나 포쉬한
친구들을 만나 개 망나니처럼 살았단다 적어도 같은 대학서 이먼네를 만나기 전에는..
이먼과 어울리며 많이 완화 됐단다 그래도 그놈아 옛친구들 만나면 어릴적 버릇 못버리고
다시 예전 처럼 돌아간단다
가리를 만나기전에 결혼식에 갈 생각을 하니 사실 걱정이 참 많이 됐다
포쉬 남자 집안과 또 한 포쉬하는 여자 집안의 결혼이라
그 부모며 친척들의 콧대높은 생각으로 흑인이 어쩌고 아시안이 저쩌고
못사는 사람들이 그렇고 저렇고 하고 떠뜰만한 사람들이기에....
우연찮게 가리를 만나고 인사를 나눴다
내 이름을 참 정확히도 부른다 '공하 겅하 정아'가 아닌 XX로
그래서 너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부를 수 있냐고 하니까
그놈아가 전직 영국스피드스케이팅선수였단다 대학까지 ,, 지금 몸으로 좀 무리가 있지마는..
한국하면 스피트스케이팅서 또 알아주지 않는가!
대회나가서 연습할때 마다 어케 하면 그렇게 잘 할 수 있는지 비법이라도 좀 얻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 선수랑 친구가 되고 싶었단다
그래서 지금 기억하는 이름이있냐고하니까 좀 머뭇거리다가 정확한 발음으로 '김기훈~!' 이란다
얼~~~~
기분이 좋더라 아직 영국서 한국이란 나라는 그리 흔한 얘깃거리의 나라는 아니지만
또 다른 구석에서 한국의 이름이 빛난다
참 , 울아줌마랑 가리 결혼식에 대해 얘기하다가 나보고 뭐 입고 갈꺼냔다
원피스는 하나 샀는데 위에 입을 코트나 숄 같은건 없다고 그랬더니 자기한테 숄이있는데
한번 볼래 이런다 좋다고하고 아줌마 방에 갔는데 옷장에서 온갖 수트를 다 꺼낸다
울아줌마 60살도 넘은 아줌마다(할머니라곤 말못해~) 결혼할 땐 정말 날씬 했는데 지금은
꽤 뚱뚱하시다 긍데 ,, 그런데,,, 아줌마가 수트를 하나하나 꺼내시더니 나한테 대본다
사쥬14부터 18까지 참 다양한데 사쥬 10인 나한텐 넘 크다
큰건 둘째 치더라도 디자인이. ㅡ.ㅡ;;;;;;;;;;;;;;;;;;;;;;;;;;;;;;;;;
난 아직도 울 아줌마한테 '노~'라고 말을 잘못한다
웨딩드레스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용기를 냈다
참 이쁜데 나 이거 입으면 늙어보일꺼라고 not 4 me~
몇일전에 아줌마가 자기 40년된 웨딩드레스있는데 너 맨체스터 갔다 올 동안 내가 꺼내 놀
테니까 입어보란다 천으로 잘 싸놔서 아직도 색깔하나 안변했다고...
자기 딸내미 수지 결혼할떄 보여 줬더니 보자마자 '난 이거 싫어' 라고 말해서 실망이 컸다고
그말인 즉 슨,,, 나보고 입으라는 거다 나 결혼할 때..
아줌마에게 내 대답은 언제나 미소와 함께 예스다
어쨋등 수지꺼도 아줌마가 들고있는데 솔직히 둘다 맘에 썩 들지 않는다 평생에 한번인 결혼
인데 (두번인가...?) 맘에 꼭 드는걸 입고싶다 여자라면~ 그리 생각할 껄?
그렇다고 그 드레스를 내가 고쳐 입을 수도 없기에.. 고쳐입을 수만 있다면 오케이다
긍데 그 드레스를 이먼 형 결혼에 형 와이프가 입었는데 키가 좀 작다 아줌마가 드레스 자르 길
절때 원치 않았기에 대신 엄청 높은 힐을 신었단다
어쨌등 어젠 영국와서 첨으로 버스를 혼자 타고 리즈가서 거디건을 샀다
이제 내방 옷걸이에 걸려있는 아줌마 옷가지만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
이먼한테 니가 하라고 미뤘더니 지도 지금은 못하겠다고 자꾸 미룬다
한국 갈 때도 됐는데 이렇게 쇼핑하다가 짐만 점점 늘어 간다
견물생심이라고 촌동네선 눈에도 안보이던 것들이 도시 나오니 사고 싶어져서 큰일났다
절제했던 나의 쇼핑 욕구를 막판에 분출이나 하듯이~
어쨌등 이렇게 내 2주가 또 후딱 가버렸네여 일기 쓸 시간도 없이 정신없이 보낸거 같아여
이거 뭐 양으로 승부하는것도 아니고 미뤘다 쓰니 줄여도 엄청 기네여 ㅎㅎ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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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기훈~~~ 참 희한한 인연이네요.... 그 먼곳에서.........
오이..나요 리버플의 영계를 가진 녀자.ㅋㅋㅋ 오늘로써 김치는 거의 바닥이 났고 오뎅도 바닥이 났고, 된장찌개만 가능하다오. 그 날 사간 바지는 잘 입으시는지,,나두 런던갔다오면서 오랜만에 우리 영계바지 하나 사왔네..떠나기전에 실컷 돌아댕기소.
아~ 언니 반가브요 담주에 또 맨체스터가여그떄 또 만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