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pan Inside Out(일본 내막기) ☆
그 무엇에 얽매임 없던 시간 여유가 많던 십여년 전에 이승만에 대한 책들을 읽고 내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왜곡되어 각인되었던 그와 그의 인생에 대해 진실과 거짓들을 구분해내는 분별력을 가지게 되었다. 빛과 어두움, 자랑스러움과 누추함은 씨줄과 낫줄이 되어 우리의 인생을 엮는다. 다만 빛과 자랑스러움이 더 많기를 바랄 뿐이다.
커피를 마시며 집앞 언덕을 바라본다. 고요한 정적 속에서 혹한의 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언덕의 겨울나무들의 소리없는 신음이 들려온다. 커피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자유로운 겨울날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따사롭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이 소소한 일상의 기쁨과 즐거움을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온전히 누리다가 가슴에 감사가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감기증세로 컨디션이 나쁘지만 지금 내가 누리는 이 자유로움, 이 호사를 누리는 것은 누구의 덕분일까? 골똘히 생각에 잠겨드는데 문득 이승만 박사가 떠올랐고 그가 선지자적인 예지력으로 썼던 《일본 내막기》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책을 읽고난 뒤 나의 무지에 당황스러웠고 부끄러웠다.
이승만 워싱턴대 학사, 하버드대 석사, 프린스턴대 국제법 박사.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침공하기 전까지 미국은 일본에 대해 무척 우호적이었고 일본의 한국과 중국 침략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를 보다 못한 이승만은 1941. 7 《Japan Inside Out 일본 내막기》를 써서 미국 조야에 경고했다. 그는 이 책에서 언젠가는 미국과 일본은 전쟁을 하게 된다. 중국 대륙을 차지한 다음 시베리아를 침공하거나 미국 하와이를 침공하게 될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을 독립시키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하고 세계 평화에도 기여하게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수없이 죽음에 내몰릴 것이라고도 했다. 그 때 미국 정가나 학계에서는 아무도 그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착한 일본과 미국을 이간시키는 작태라고, 그를 한국 독립의 미치광이라거나 괴퍅한 늙은이라고 조롱했다. 그러나 바로 그해 12월에 일본은 진주만을 침공했다. 1941년 12월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 침공했고, 미해병 5300여명이 전사해했다. 일본과의 전쟁이 확전되면서 미국인 10만명이 전사한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일본 내막기에서 이승만은 자유국가들이 침략자 일본을 패망시켜 그들의 산호섬으로 집어넣게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한국은 다시 고요한 아침의 나라로 세계 열강 앞에 당당히 서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일본의 미국 침공은 그가 책을 쓴지 4달만에, 한국 독립은 4년만에 사실이 되었다. 세계를 관통하는 그의 예지력과 통찰력은 경이롭다. 한국을 사랑했던 대지의 작가, 펄벅은 일본 내막기를 읽고 난 후 서평에서 다음과 같은 서평(1941. 9)을썼다. " It is a terrifying book. 이것은 무서운 책이다. 거듭 말하지만 나는 이것이 진실임을 두려워한다."
미국이 일본을 패망시킨 덕에 우리는 꿈에 그리던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는 오늘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만약 이승만 같은 혜안을 가진 지도자가 없었다면 조국 해방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체제 수립도, 6.25 침략 전쟁에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 보존도 모두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민족이다. 60년대까지 북한이 지하자원 풍부와 전력시설등 사회간접자본으로 남한보다 3배이상 잘 살았다. 오늘날 경제발전을 놓고 혹자는 지도자가 누구였든 상관없이 이런 성과를 이룩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과 헌신을 애써 폄하한다. 과연 그럴까? 늙어서, 이룬 것이 너무 없어서 그런다고 애써 둘러대지만 나의 에고와 오만은 도무지 줄어들지 않는다. 몸에 이상징후가 나타날 때 불안해지고 삶의 허망함이 나를 집어삼킬듯이 이글거릴 때, 그럴 때 나는 기도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하고 감사하고 소소한 일상의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 누리는 것이다. 그 누가 인생의 허망함과 억울함과 원망과 오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타인의 뛰어남과 잘남, 성공과 행운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얼마남지 않은 삶을 평화롭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오늘 내가 누리는 이 자유로움, 이 풍요로움은 이승만 같은 지도자의 고뇌와 헌신과 나라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에 그에 대해 오늘 무한히 감사하는 마음이 된다. 가끔 그 무엇에, 그 누구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분명 그때 나는 행복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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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을 말한다(The Koreans) ☆
저자 마이클 브린은 외신기자협회 회장을 엮임했고 수십년 전부터 한국에 살고 있다. 파란 눈의 이방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을 들어다보고 난 뒤 내 마음은 불편하하고 또 부끄러웠다. 그의 생각과 판단이 모두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다음은 이 책에서말하고 있는 어둡고 부끄러운 면, 특히 한국인의 거짓에 대한 것이다.
- 내가 한국인에 대해 책을 쓴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외국인은 모든 한국인은 거짓말쟁이라며 책의 한 챕터를 할애해서 한국인들이 하는 거짓말에 대해 쓸 것을 권유했다. 그는 잠시 더 생각하더니 한나의 장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 같으니 아예 책 한 권으로 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 한 외국인 기자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탐지기가 필요하다고까지 말했을 정도다. - 전형적인 한국인은 물질주의, 샤머니즘, 유교, 불교, 기독교의 합성체이다. 이처럼 모순으로 뒤범벅된 한국인들을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있는 서양인들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 한국인은 신이 우리에게 주신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일에는 밟아야 할 단계가 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러한 단계를 뛰어넘으려 한다. 우리들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인 민족이다. (어느 은퇴 한국인 재벌 말) -외국인들은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지만 한국인에게서는 큰 실망을 하게 된다. 한국은 5번째로 인구 밀도가 높다. -과거와 미래는 없고 끊임없이 흐르는 현재만 있는 '현재사상'이 한국인의 즉시성과 조급성의 근본에 깔려있다. - 사실을 말하면 한국인에게 애국심이란 없다. 민족주의나 어떤 정체성에 대한 강한 집착은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나라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 또한 한국인들은 지극히 잔인할 수도 있다. 월남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운 한국군은 무자비한 잔악성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한국군이 부근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 마을 전체가 텅비어버리기도 한다. - 한국의 경제체제는 외견상으로는 견고한 자본주의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습과 행동 양식은 사회주의에 보다 가깝다.
나를 부끄럽게 한다. 이 책의 내용이 터무니없는 허위라서가 아니라 그보다는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어느 누구도 옳을 수만 없고 훌륭할 수만은 없다.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맹자,악하다는 순자. 오랫동안 부대꼈다. 본성이 선한 사람은 선하다고 보고, 본성이 악한 사람은 인간을 악하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한동안 나의 심리체계를 지배했다. 내가 악하다는 것이 드러나는 게 두려웠을까?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나서 내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버렸다. 사람은 이기적이고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갖고 사는 것이라는 명징한 논리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런 정체성을 확고하게 한데에는 성인으로 추앙받는 테레사 수녀가 우리의 마음 속에는 예수님도 있고 히틀러도 있다고 한 말의 영향도 크다. 월남전 참전 한국군의 진인성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게 없다. 다만 이와 관련해 세계 어느나라도 같은 민족을 노예로 삼은 나라는 없다. 그들은 전쟁 포로나 무역거래로 매매된 타인종을 노예로 부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같은 민족을 노예로,그것도 대를 이어 노예로 부린예도 있다. 조선 세종 때는 백성의 40퍼센트가 노예였다고 역사는 기록하고있다. 세계에서 여성참정권을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뉴질랜드로 1823년이었다.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수립 때부터 인정되었다. 스위스가 1971년이던 것에 비하면 실로 놀라운 일이다.남존여비 사상으로 여성에 대해서는 차별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말살하는 천대를 했던 우리의 부모 형제 자매 그리고 모든 보통사람이 저지른 잔인함이 아닐 수 없다. 그 반작용인지 오늘날 행정부에 여성가족 부가 설치되어 있고 포괄적 차별 금지법 제정 움직임, 페미니즘 운동 확산으로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여성가족부 존재 자체가 또 다른 차별이 아닐까? 이런 비정상적 상황에는 사회와 국가 지속의 안정적인 가치인 존경, 권위, 충성, 고귀함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우리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평등과 분배와 배려의 가치먄 선인 것으로 나라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 이승만 대통령의 남녀 평등에 대해 생각한다.
안창호, 윤치호가 한국인의 거짓말을 그렇게도 경계하며 부르짖었다. 그럼에도 오늘 우리는 거짓에 분노하고 진실을 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신에 대한 믿음과 양심의 문제일 것이다. 자주 사는 게 뭐 별거냐 욕 안먹고 살면 되지하는 말도 노래도 자주 접한다. 그러나 거짓에 맞서 진실을 사랑하며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로 형극의 길일 수도 있다. 농담으로도 꿈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말자. 한겨울 날 시린 가슴으로 되뇌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