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성적을 못 내면 사표낼 생각이었습니다.”
2002험멜코리아배 전국추계대학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창호 선문대 감독(46)은 결승전 종료 휘슬 소리에 옆에 있던 안드라데 코치를 끌어안고 펑펑 울어버렸다. 지난 95년 선문대 창단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7년 만에 이룬 전국 대회 우승. 그 ‘눈물 나게 기쁜’ 순간 여러 기억들이 불혹을 훌쩍 넘긴 김감독의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83년 프로축구 출범과 함께 유공(현 부천 SK)에 입단한 김감독은 84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마쓰다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릎부상 때문에 일찍 선수 생활을 접고 85년 강서중학교(서울)를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떠오른 얼굴 하나,바로 얼마 전 대구 구단 감독으로 내정된 박종환 감독이었다. 박감독은 전남기계공고 시절 김감독의 은사로 지금도 그 앞에서는 담배도 함부로 피우지 못할 만큼 언제나 엄한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다. 선문대 초대 감독직도 박감독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전화로 우승소식을 전하자 ‘축하한다’고 덤덤히 한마디 했을 뿐이었지만 그것으로 사제간의 교감은 충분했다..
선문대는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브라질 전지훈련(소로카바클럽)을 다녀왔다. 또 3월에 브라질에서 영입한 체력트레이너 안드라데 코치는 브라질식의 자유스럽고 즐거운 훈련 분위기로 팀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김감독은 “7년 동안 변함없이 나를 믿고 든든히 지원해준 학교재단에 정말 감사한다”며 “선수들이 잘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재단과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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