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吾君驢耳(오군려이)
설화는 원래 구전되는 문학이다.
그러나 우리 선인들은 종종 이를 한문으로 기록하여 전하고 있어, 다행히 오늘날에도 먼 옛날 설화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오군려이를 통해 선인들의 재치와 웃음을 발견해 보자.
新羅第四十八代 景文大王이 登位하니 王耳忽長如驢耳러라. 王后及宮人은 皆未知어늘, 唯僕頭匠一人이 知之라. 然이나 生平不向人說이러니, 其人將死에 入道林寺竹林中無人處하여 向竹唱云 "吾君耳如驢耳라."하다. 其後風吹則竹聲云 "吾君耳如驢耳라."하니, 王惡之하여 乃伐竹而植山茱萸러니, 風吹則但聲云 "吾君耳長이라."하더라.
출전:삼국유사·경문대왕.
[내용연구]
◈登位(등위) : 왕위에 오르다.
◈王耳忽長如驢耳(와이홀장여려이) :
왕의 귀가 갑자기 자라 당나귀 귀가 되었다.如驢耳 : 당나귀의 귀와 같다(如 = 若).
◈王后及宮人 皆未知(왕후급 궁인 개미지) :
왕비와 궁중의 사람들은 모두 알지를 못했다.
◈唯僕頭匠一人 知之(유복두장일인 지지) :
오직 두건을 만드는 장인 한사람만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生平不向人說(생평불향인설) : 평생 동안 남을 향해 말하지 못했다.
◈其人將死(기인장사) : 그사람이 장차 죽게 되었을 적에
◈入道林寺竹林中無人處(입도림사죽림중무인처) :
도림사 대숲 속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向竹唱云 吾君耳如驢耳(향죽창운 오군이여려이) :
대나무를 향해 외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其後風吹則竹聲云 吾君耳如驢耳(기후풍취즉죽성운 오군이여려이) :
그뒤로 바람이 불면 대숲에서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王惡之 乃伐竹而植山茱萸(왕오지 내벌이식산수유) :
왕이 이를 싫어하여 이에 대나무를 베어내고 산수유를 심었다.
◈風吹則但聲云 吾君耳長(풍취즉단성운 오군이장) :
바람이 불면 다만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라고 하더라.
[본문풀이]
신라 제 48대 경문대왕이 왕위에 오르자, 왕의 귀가 갑자기 자라나 당나귀 귀와 같이 되었다.
왕비와 궁중의 사람들은 모두 알지를 못했거늘, 오직 두건을 만드는 장인 한사람만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평생 동안 남을 향해 말하지 못했는데, 그사람이 장차 죽게 되었을 적에 도림사 대숲 속 사람이 없는 곳으로 들어가 대나무를 향해 외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그뒤로 바람이 불면 대숲에서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같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를 싫어하여 이에 대나무를 베어내고 산수유를 심었는데, 바람이 불면 다만 소리가 나기를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라고 했다 한다.
출처:신엄중학교 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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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유명한 이야기이군요. 눈치 없는 대나무는 죽임을 당했고 눈치 빠른 산수유는 축복을 받아 지금도 사람들에게사랑 받는 나무가 되었군요. 남의 허물을 감춰 줄 줄 아는 아량도 갖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