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하는 길이었다
허덕이던 날이었다.
쉼 없이 일은 벌어졌고
해결되고 돌아서면 가슴 쓰러 내릴 일이
또다시 일어나고,
금방 고꾸라져 죽을 것 같은데,
또다시 일어나 또다시 살고 있었다.
신발 거꾸로 신고 뛸 일도 많았고,
손 비비며 굽신거릴 일도 허다했다.
얼토당토않게 튄 진흙탕물,
뒤집어쓰고도 웃어야 될 일이 있었다.
지칠 시간도 오지 않았고 뒤가 있다는 것조차 생각 못 한 세월이었다.
자식 잘못 가르친 것이 내 탓이라고 내 가슴을 수없이 쳐도
돌아보면 그곳에 있어 준 내 새끼가 고마워서 가슴에 부여안고
못내 통곡도 해야 했다.
숨차던 세월이 끝나고 모든 일에서 밀려나 손 떼던 날,
그것은 눈 시리도록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내 나이는 거친 칠십이 되어서,
나머지 곱게 늙다가 잘 죽기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내 엄마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첫댓글 꽁깍지님 안녕하세요. 좋은 글을 구독하고 갑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선착순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