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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수 부진 장기화 영향 전 부문서 부정적 전망
|| 한은 BSI 10월 찔끔 올랐지만 11월 급락 예상
|| 한경협 "11월 전망 13개월새 낙폭 가장 클 것"
|| 경기 부진 예상 뜻하는 100선 이하 32개월째
|| 제조업·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부진 면치 못해
10월도 1주일 여 밖에 안 남은 시점에 11월 국내 경기가 극도로 부진할 전망이라는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왔다. 기업경기지수가 기준금리 인하로 이달에는 보합 내지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음달 전망치는 큰 폭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0.9p 상승한 92.1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다 4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전산업 CBSI 11월 전망치는 89.8로 전월보다 2.8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전망치의 하락 폭이 10월 상승 분의 3배가 넘는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중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예고 등으로 기업심리가 조금 살아났지만, 정보기술(IT)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더 강했을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로,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을 기준(100)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10월 제조업 CBSI는 92.6으로 전월보다 1.7p 상승했다. 그러나 11월 전망치는 90.5로 9월 조사 때 10월 전망치(94.0)보다 3.5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까지는 해당 월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높았지만 8월 이후 10월까지는 계속 실적치가 전망치보다 1.4~2.8p 낮게 나왔다. 이런 추세가 11월에도 계속된다면 11월 CBSI는 80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제조업의 구성지수 가운데 제품 재고(+1.7p), 자금 사정(+1.3p) 등은 호전됐고, 신규 수주(-0.8p), 생산(-0.4p) 등은 부진했다.
비제조업 CBSI는 0.3p 오른 91.7로 집계됐다. 그러나 11월 전망지수는 89.2로 전월 대비 2.3p 하락해 5월 이후 지켜온 전망지수 90대가 이미 무너졌다. 구성지수별로는 매출(-0.3p)과 채산성(-1.0p)은 악화했고, 자금 사정(+1.5p)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10월 제조업의 업황 BSI 실적은 69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지만 11월 전망치는 71로 2p 하락했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의 비중이 전월보다 4%p 오른 28.1%로 가장 높고, 불확실한 경제상황(18.9%) 및 수출부진(9.1%)이 그 뒤를 이었다. 세부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소비자 구매 여력 개선에 따른 완성차 수출 증가로 제품 재고 지수가 8p 하락했다. 해외 인공지능(AI) 관련 전력망 투자 확대로 케이블과 변압기 수요가 증가한 덕분에 전기장비 생산 지수와 신규 수주 지수가 각 20p, 9p 높아졌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0으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11월 전망(69)은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세부 업종 가운데 정보통신업(자금 사정 +6p·업황 +7p), 도소매업(자금 사정 +7p·매출 +6p), 운수창고업(자금 사정 +8p·채산성 +6p) 등은 BSI가 개선됐다. 반면 전기·가스·중기(자금 사정 –10p·채산성 –9p·업황 –4p), 하수·폐기물처리업(업황 –7p·매출 –5p·채산성 –2p) 등을 하락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2p 하락한 92.5를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3.5로 전월과 같았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이날 내놓은 '11월 전망 기업경기동향BSI) 조사'도 내수 부진 장기화와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를 예상했다.
조사 결과, 11월 BSI 전망치는 91.8로 전월 대비 4.4p 하락했다. 지난해 10월(-6.3p)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을 나타냈다. 특히 한경협의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 이후 32개월 연속 부정적 경기전망을 의미하는 기준 100을 밑돌았다.
업종별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각각 91.1과 92.5로 조사됐다. 제조업은 8개월 연속, 비제조업도 4개월 연속 기준선에 미치지 못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 보면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가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 의약품, 전자 및 통신장비는 기준선에 걸쳤고, 나머지 6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됐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수도가 105를 기록해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에 걸친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업종은 부진했다.
조사 부문별로는 수출 98.4, 고용 95.8, 자금 사정 95.5, 채산성 94.2, 내수 93.9, 투자 90.7, 재고 106.1 등으로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을 의미한다.
수출과 내수는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출은 98.4로 전월(97.4)보다 소폭 상승한 반면 내수 93.9로 전월(94.4)보다 하락했다. 투자는 90.7로 전체 7개 조사 부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기업들의 투자심리 부진을 드러냈다.
한은의 조사는 지난 8~16일 전국 3524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중 3304개 기업(제조업 1850개·비제조업 1454개)이 답변했다.
한경협의 조사는 지난 15~17일 금융업을 제외한 업종별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중 377개(62.8%)가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