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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는 별명이 Big Hurt이다. 별명처럼 그는 투수들에게 가장 치명적이며 또한 가장 두려움을 주는 타자였다. 1998,99년 지옥같은 부진에서 빠져나와 2000년 부활하며 오프시즌기간 약체라 평가받던 시삭스를 95승 67패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키는 기적을 연출하며 Jason Giambi와 함께 MVP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 부상으로 20경기에만 출전했을뿐 한시즌을 완전히 날리며 팀은 또다시 같은 디비젼의 Indians에게 밀려나 플레이오프진출에 실패하고 만다. 2000년 돌아온 Big Hurt를 경험했던 시삭스의 팬들, 그리고 팀 동료들은 그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시즌오픈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Big Hurt가 팀로스터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시즌시작후 4월 한달간 .271의 타율로 기대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부상복귀후 경기감각때문에 잠시 부진한것일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타율은 달이 넘어갈수록 점점 떨어지더니 이제는 아예 .250에도 못미치는 타율을 보이고 있다. 투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Big Hurt가 오히려 투수들에게 Hurt를 당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그를 리더로써 믿고 의지해왔던 선수들은 그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감독은 결국 8월에 그를 선발로스터에서 제외하는 믿지못할 상황에 놓이게된다.
그의 부진의 이유로 몇가지가 거론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비평하는 것중 하나가 바로 부상후유증과 함께온 그의 노쇄화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얘기를 반박(사실 반박이라기보다는 그냥... ^^)해보기 위해 쓰는것이기 때문이고 또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어쩌면 사실과는 다를수도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바이다.
Thomas는 1968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35세, 만으로 34살이다. 그가 한국선수라면 35살의 나이는 거의 은퇴를 바라보는 시점이고 이제 선수에서 지도자로 탈바꿈을 준비하는 그런기간이라고 보기 쉽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은 미국과 한국선수들이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서 활동하는 시기를 알아야 한다. 한국의 야구선수들은 빠르면 고등학교 졸업후, 늦으면 대학졸업후에 바로 프로무대에 진출한다. 어느정도 유망한 신인이라면 대개 입단후 2군을 거치지 않고 1군경기에 모습을 보이는게 보통이다. 그말은 곧 빠르면 19세에서 늦어도 24살이면 프로무대에 데뷔한다는 뜻이다.
반면 메이져리그에서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빅리그 무대에서 뛰는경우가 없다. 제아무리 아마추어무대를 주름잡던 선수라도 마이너리그에서 몇년간 눈물젖은 빵을 먹게하는게 그들의 방식이다. 당연히 본격적으로 빅리그에서 162경기씩 소화하는건 적어도 우리나이로25살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물론 마이너에서 빠르면 1년만 썩고 바로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점은 한국과 미국의 아마추어선수 관리차이이다. 우리나라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의 선수수급이 원활하지 못하여 어린나이에 학생신분으로 노가다에 가까운 혹사를 당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학교때 날리던 손민한이 프로와서 몇경기 던져보지도 못하고 몇년을 부상으로 날린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뼈가 완벽히 굳지 않는 어린나이에 혹사를 당하다 보니 당연히 선수생명을 짧아지는 것이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끔직하게 아끼고 보살피는 미국에서 선수생명이 길다는건 어쩌면 너무다 당연한 사실일 수도 있다. 물론 미국인과 한국인의 식습관차이등 여러가지 부가적인 조건들이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위에서 말했던 것들이 가장 결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각설하고, 내가 하고 싶은말은 Thomas는 아직 기량이 쇠퇴할만큼 늙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까운 예로 Giants의 Barry Bonds같은 경우는 지금의 Thomas보다 1살 더 많은 나이인 1999년부터 폭발적으로 홈런갯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성적을 위해서 그가 도루갯수를 10개 내외로 줄이는 희생을 감수해야 했지만 그가 지금이 전성기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근데 이놈은 매일매일 전성기 인것 같다..ㅡㅡ;;)
지금의 Thomas의 성적이 끔찍하리만큼 형편없는건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그가 기량이 쇠퇴했다는것은 너무나 성급한 판단이 아닐까? 그가 올시즌처럼 별다른 이유없이 헤메인적이 과거에도 있었기 때문이다.
1998년 MLB의 망나니 Albert Belle이 시삭스에 입단하면서부터 그의 성적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29홈런 109타점으로 어느정도 홈런과 타점에서는 이름값을 해주었지만 AL리그 타격왕 출신인 그의 타율을 전년대비 8푼이나 떨어뜨리며 .265의 타율로 시즌을 마감하게 된다. 그해 토마스의 부진으로 사람들이 첫번째 꼽는 이유는 Belle과 클럽하우스에서의 신경전이다. 외모와는 달리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Thomas와 NBA의 Dennis Rodman을 연상시키는 망나니인 Belle이 클럽하우스에서 자주 마찰을 일으키면서 마음약한 Thomas가 평상심을 잃으며 먼저 무너져 버린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Thomas는 정신적으로 조금은 약한 선수가 아닐까 생각된다. 비록 외모는 왕년에 미식축구 수비수를 했을정도의 육중한 몸매와 우락부락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그가 심성이 착하다는건 야구팬이라면 대부분 아는 사실이다. 아마도 빈틈없는 공격력을 가진 그의 가장 큰 약점은 마음이 약하다는게 아니었을까?
올해 Thomas의 부진의 최대 원인역시 이 정신적인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2000년 최고의 선수로 돌아오자마자 다음시즌 부상으로 완전히 쉬었다. 2000년 발목부상으로 컴백할 당시에는 Magglio Ordonez와 Paul Konerko는 어쩌면 그에게 별것 아닌선수들 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Ordonez같은 경우에는 99년 3할타율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25살의 애숭이였고 99년 NL에서 이적해온 Konerko는 .294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전까지 NL에서 .210대의 타율을 보였던만큼 Fluke일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어리게만 보였던 Ordonez는 이제 3년연속 3할타율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빅리그에서도 수준급의 선수로 자리를 굳혔고, 그를 밀어내고 1루수가 된 Konerko도 한층 완숙해진 기량으로 팀의 중심타자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Thomas가 복귀해 자리를 잡지못하고 방황하게 된다면 이 두명의 젊은 선수들에게 팀의 중심선수라는 타이틀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마음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각언론매체들과 팬들의 과도한 기대역시 그에게 초조함을 더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2000년 팀을 1993년이래로 처음 플레이오프의 진출시킨 그의 기적을 너무도 굳게 믿고있었기에 그를 누르는 부담은 더 컸을것이다.
그가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고 있다는 단적인 증거가 SO와 BB의 숫자이다. 정상컨디션이라면 100개이상의 볼넷과 80개정도의 삼진만을 당하는 그가 102게임을 소화한 지금 볼넷 52개 삼진 84개이다. 이 페이스라면 볼넷은 100개를 못넘을 것이고 삼진은 120개는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가 시즌을 치뤄갈수록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 그런게 그로 하여금 더욱더 초조하게 만들어 삼진갯수만 늘어나게 할것으로 보인다.
부상으로 1년을 쉬고난 후 경기감각이 떨어지고 회복과정에서 어쩌면 자신감을 잃었을 수도 있다. 간혹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이 1시즌정도 굉장히 힘들게 보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크게 걱정할게 못되는것이 그런경우 대개는 후에 기량을 회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가까이 Anahaim의 Darin Erstad만 봐도 2000년 .355의 타율 100타점 ops .950으로 몬스터에 가까운 활약을 보이며 MVP후보에도 오르지만 2001년 오프시즌기간에 발목부상을 당한 후 타율 1할, 장타율 2할이나 떨어뜨리는 대추락을 맞봐야 했지만 올해에는 .286의 타율을 마크해주고 있다. 이역시 7월 한달간 타율이 .191밖에 되지않는 부진을 겪었기 때문에 많이 떨어진 것이다. 앞으로 페이스를 잘 추스르기만 한다면 3할타율도 바라볼 수 있을만큼 기량을 회복했다. 2000년처럼 3할5푼을 넘나드는 고타율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솔직히 그 시즌은 fluke에 가까웠다.)
나로 하여금 그가 다시 살아날것이라고 기대하게 하는것은 바로 그의 '명성'과 '재능'이다.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를 꺼려하여 매년 100개가 넘는 선수라는 것이다. 단 한두시즌만을 그렇게 보낸것이 아니고 무려 7년연속으로 3할타율 100타점이상 100득점이상을 기록해 주었다. 그것이 그냥 얻어지는 기록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에게는 193cm의 키와 120kg에 가까운 체구에서 뿜어내는 엄청난 파워와 맘만먹으면 3할은 쳐줄 수 있는 정교함을 갖고 있다. 그런그를 단 한시즌만으로 쇠퇴했다고 할 수는 없는것이다. 바로 타고났다는 것이다. 그는 노력하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전형적으로 타고난 선수이다. 대학때 미식축구를 했을정도로 운동신경이 출중하기에 야구에서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잠시 그것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약간의 그에대해 딴지를 걸자면, 내가 보기에 그는 노력파보다는 재능에 의존하는 천재스타일의 선수인듯 보인다. 단적인 예로 그의 수비를 들 수 있다. 아무리 잘난 선수라도 몸이 빠르지 않은이상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지 않는한 수비에서 항상 고전하기 십상이다. 모든스포츠에서 '수비'는 한 선수가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대한 표본이 된다. 야구뿐만아니라 농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제2의 Jordan이라 불리는 Kobe Braint역시 현란한 공격력과 상반되는 약한 수비를 보여준다. 빠른몸을 이용한 패싱라인 차단이라던지 스틸에는 좋은 모습을 보이지만 공없는 상대를 따라다니거나 드리블하는 상대의 길목을 예측하여 미리 자리를 잡지못해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그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NBA에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했다는 것을 본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운동능력과 농구의 재능만 믿고 바로 프로에 발을 들인 Kobe에게 몇년간 대학에서 감독들이 전수해주는 수비의 기본과 강도높은 훈련이 결여되여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이다.
Thomas의 수비역시 화려한 그의 프로생활에 옥의 티가되고 있다. 2000년에는 단 1개의 실책만을 기록해 그나마 수비율이라도 높았지만 과거에는 가장 수비가 수월하다는 1루에서 100경기 이상 1루수로 출전한 시즌에는 여지없이 실책이 10개가 넘었다. 그래서 팀에서는 그의 수비가 팀 수비력에 구멍이라 판단, 결국 Konerko를 영입하고 그를 DH로 돌려버렸다. 완벽한 공격력과는 상반되는 그의 수비는 어설프다는 평가를 들을만큼 엉망인 것이다. 그의 몸의 워낙에 크고 느리다고는 하지만 데뷔때부터 3할을 칠만큼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리는 선수가 어리버리하게 수비한다는 말이 아이러니컬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올시즌 그를 트레이드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연봉은 1025만달러나 받지만 성적도 초라하고 그로 말미암아 자꾸만 팀구성원들과 마찰을 일으키는 그가 애물단지로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트레이드없이 올시즌 트레이드 마감시한은 지나갔다.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주 잘된일이라고 생각한다.
Thomas, 아니 Big Hurt는 시삭스에서 단순히 돈만 많이 받는 나이많은 슬러거가 아니다. 그는 시삭스에서 데뷔해 시삭스에서 성장했고 시삭스의 리더이자 상징이 된 선수이다. 그런 선수를 한시즌 못한다고 바로 팔아버리는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올시즌 60여경기 동안에 그가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 그럼 사람들은 또다시 그를 욕하고 트레이드하라고 재촉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91년부터 2000년까지 단 1년을 제외하고 전 시즌 팀내 최고 ops를 기록해준 선수가 누구인지, 93,94년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며 MVP를 수상 자신들을 열광케 했던 선수가 누구인지..... 그리고 2000년 약체인 팀을 또다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켜준 선수가 누구인지 말이다.
Big Hurt.... 그의 이름은 항상 같은 팀 선수에게는 희망을, 다른 팀 선수들에게는 절망을 주는 이름이었다. 그는 항상 최고였고, 2년간의 지독한 부진과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와 다시한번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칼날같은 날카로움과 곰같은 힘을 가진 Thomas가 내년에는 완전히 그의 모습을 되찾아 보여줄것이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토마스가 올해 마음을 조금 더 추스려 Beautiful rebound를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램이다.
P.S : 솔직히 저는 토마스를 별로 조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를 처음본게 하드볼5에서 였는데, 그때당시 그의 능력치가 컨택트와 파워가 모두 90이 넘는 최고로 좋은 선수였져, 근데 그놈이 타석에 나오면 자꾸 어리버리해서 3할도 못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성격이 단순해서 제가 게임할때 못하는 선수는 실제로도 안조아하는 경향이 있기에 그뒤로 빅허트는 저한테 별로 귀염을 못받았져. 헌데... 자꾸 사람들이 못한다못한다 하니까 왜 더 편들고 싶어지는 마음이 생기더라구여. 그래서 내년에는 빅허트를 밀어줄랍니다. 그가 완전히 돌아온다는데 10000원 걸겠습니댜. ^^( 너무 쪼잔한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