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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수배 08
“ 너!!! ”
안에있는 사람들이 다 들릴만큼 크게 소리지르면서 해성의 멱살을 잡았다.
도대체 이 가게에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건지 몰라도, 처음보는, 아니 그것도 사장인 해성의 형이 사람들이 수근대는 이상한 소문을
사실로 믿고 있다면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다. 분명.
어쨋건 그 터무니없는 소리를 내가 내뱉지는 않았으니 소문의 당사자는 한명 더, 해성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내게 험악하게 멱살을 잡혔어도, 그는 방실방실 웃고만 있었다.
“ 나 아니에요! ”
“ 이게 뭔 상황이야? 어? 내가 왜 너의... ”
“ 아아, 사람들 보겠어요. 진정해요. ”
“ 온지 이틀도안되서 잘리면 어쩌자는거야! 수사를 도와준다는건 니녀석이였잖아! ”
해성은 미미하게 웃으며 자신의 목언저리에 있는 내 두손을 힘주어 풀었다.
그를 때릴생각은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손이 풀렸는데, 그는 구겨진 와이셔츠를 피지도 않은 채로 눈을 느리게 껌뻑인다.
“ 내 애인이라서 기분 나쁜거에요? 아니면 직장에서 잘려서? ”
“ 누가 네 애인인데? ”
“ 그냥 애인해요. ”
“ 나 호모아냐. 애아빠야. ”
해성은 한숨을 느리게 쉬면서 나를 쳐다봤다.
‘고집은 세시네요’라는 말을 중얼거리고서는 가게문의 손잡이를 잡고 들어갈 찰나, 당황한 내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뭐야? 그냥 이렇게 가게안으로 들어가면 어쩌자는거야.
“ 아아, 그냥 들어와요. 제멋대로인 사장이니까 별로 신경 안써도 되요. ”
애인을 하라는 둥 뭐라고 할떄는 언제고 그는 그냥 가게안으로 쏙 들어갔다.
조금 어물쩡 서있다가,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내서 부재중을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와 있지 않았다.
이렇게 집으로 돌아간다면 더 최악의 상황이였기에 나는 그냥 망설임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야, 신입!! 왜 이제와!!!!!! ”
평소 반사신경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 나였지만,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를 던질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기에, 상은이 던지는 묵직한 종이뭉텅이를 얼굴로 받아버렸다.
* * *
“ 제대로 멍들었다. 멍청아. ”
누가 던지래? 멍청아!
들어오자마자 상은이 손에 들고있던 홀 가계부를 이마로 정통으로 맞아놓고 주방에서 상은이 던져준 계란을
열심히 이마에 문지르고 있었다.
맞는 순간 머리가 아찔했지만, 곧 시야가 다시 돌아오자, 괜찮다는 의미로 웃었는데 상은은 내 웃음을 보는
순간 얘가 미쳤구나 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단다.
“ 아참, 아까 사장님 들어오시지 않았나요. ”
자연스럽게 사장이야기를 꺼내자, 주방 냉장고에서 오이를 꺼내 아그작 씹던 상은이 얼굴을 구겼다.
“ 사장하고도 뭔 사이냐? ”
그가 말하는 ‘뭔 사이’라는 것은 망할 해성과 나와의 오해를 말하는 것이리라.
나는 주방 보조탁자에 계란을 살짝 올려놓으며 일어섰다. 이놈의 가게에 퍼진 소문을 어떻게 해야 될지
전혀 엄두도 안났지만, 이렇게 가만히 있기에는 내가 너무 억울했다.
“ 해성이하고도 아무런 사이아니에요. ”
“ 뭐? 해성이? ”
아!!! 하을우 이병신!!!
머리속에서 괜한생각을 이리저리하느라 내가 내뱉는 말이 오해를 절로 불러일으키는 말인지 깜빡했다.
실장님이 아닌 해성이라고 불러버리고선 당황한 표정의 나를 손가락질하며 상은은 재밌는 개그프로그램을
보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재밌는데 이상한 소재의 개그라도 보는듯이.
“ 너 그럴줄 알았다. 전해성이 우리보다 나이가 어리긴 하지만, 니가 해성을 잡았을 줄이야. ”
“ 아니에요!!! 진짜로!! ”
“ 뭐가 아니냐? 호모가 뭐가 어때서. ”
뭐 이세끼야!
황당한 상황이 아닐 수 없지만, 이렇게 계속 아니라고 부정하면 더 맞다고 믿을테고
차라리 이렇게 된거, 나는 눈 딱 감고 사고하나만 더 치기로 했다. 일이 꼬일지는 몰라도, 얼른 수사를 끝내고 싶다.
그 생각 뿐이였다.
“ 실장이 아니라, 사장하고 애인사이라고요. ”
내 아들, 한아 미안하다. 못난 아빠를 용서하렴. 몇일만 호모가 될께.
진짜 얼음처럼 굳어버린 상은을 뒤로하고 나는 주방의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될대로 되겠지.
이렇게 되면 사장하고도 접근하는 횟수가 높아질테고. 역시 난 머리가 좋다!
2층으로 올라가선 유니폼으로 갈아입는 동안, 아까와는 전혀 다른 나의 표정에 다른 직원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오늘은 새싹도 보이지않고. 상은은 바쁜지 마주칠 시간도 없었다.
“ 이봐. ”
“ 예? ”
열심히 돌아다니며 주문을 받고있는데 누군가 나의 허리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고개를 살짝 숙여서 얼굴이 정확히 안보이는 남자가 혼자 앉아 있었다.
나는 메뉴판을 왼손에 들고 모나미 펜을 딸깍거리며 허리를 숙였다.
“ 정신없이 돌아다니지 말고, 주문좀 받지그래? ”
“ 예,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
“ 하을우 여기서 뭐하는거냐. 도대체? ”
고개를 홱 들고 나를 무자비하게 째려보는 그는 손님을 가장한 고상현이였다.
그가 여기올거란건 전혀 예상치 않은 일이기에 나는 당황한 얼굴을 감출 수 없었다.
이자식이 지금 여기 나타나면 어쩌자는거야! 게다가 이 가게는 회원전용인데 어떻게 회원카드를
구해서 들어온건지 , 아 여튼 뭘 더 깊게 생각할 틈도 없이 고상현에게 속삭였다.
“ 나 방해할꺼면 제발 나가. 아니면 그냥 술이나 먹고 가. ”
“ 니 진짜 직장은 내팽겨둔거냐? 아아앙? ”
“ 잠복근무 중이라니까? 팀장님께 말씀드렸어. ”
“ 말씀은 개뿔. 그냥 너 와서 음주단속이나 해. ”
강력반 형사가 음주단속하는거 봤냐!
고상현의 발음이 약간 어눌하다고, 이상함을 느끼고 나서 허리를 펴 상황을 살펴보자
그의 테이블에는 술병이 2개 있었는데 한병은 이미 비워진 상태였고, 다른한병은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
적 소굴에 와서 술마시는 니가 더 미친놈으로 보인다!!
“ 야, 임마 여기 앉어봐. 너한테 할말 있어서 이렇게 왔다고...... ”
고상현은 어정쩡하게 서있는 나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옆에 앉게 했다. 그 소동에 주문서를 놓치고 말았지만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들 바쁘게 직원은 주문을 받고, 음식과 술을
나르고, 손님은 그걸 마시고, 먹고.
푹신한 쇼파같은 촉감이 엉덩이를 감쌋지만 나는 다시 번쩍 일어났다. 다른 직원이나 새싹같은 놈들이
눈치를 채기라도 하면 큰일이니까. 경찰못지않게 조폭들도 유난히 눈치가 빠르다.
“ 아, 좀. 할말은 나중에 들을테니까... ”
“ 괜찮어. 괜찮어. ”
벌개진 얼굴로 나의 팔을 다시 잡아당겼지만, 힘이 빠지는지 주르륵 미끌어 졌다. 테이블 앞으로
고꾸라지는 녀석을 잡아 일으키는 순간 상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바빠죽겠는데 손님이랑 노닥거리냐? ”
아까의 주방에서 일이 생각이 났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고 그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눈치여서 나는 다시 스르륵 미끌어지는 상현의 팔을 어깨에 걸치며 말했다.
“ 아, 저 아는 사람이라서.. 데려다 주고 올께요. ”
“ 아는사람이라고? ”
별 대수롭지 않게 내 말을 다시 반복하는 상은에게 ‘금방 데려다주고 올께요’라고 중얼거리고 나선
상은을 지나쳐 뒷문으로 향했다. 뒷문으로 까지는 몇걸음 안됬지만, 그 짧은사이에도 상현은 내 귀에
바람을 넣으며 킥킥거리고 있었다. 갈수록 가관이구나.
문을 열자마자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몸을 감쌌다. 다시 뒷걸음쳐서 가게안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옆에있는 짐 때문에 주춤거리다 벽에 기대게 한후, 잠깐 숨을 돌렸다.
큰 움직임이 없었는데도, 주변의 많은 눈과 귀들 때문에 긴장했던 탓인지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가는 것이 느껴진다.
찬 시멘트바닥에 눕기라도 하듯이 쭈그려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고상현을 한심하게 봤지만
그가 내 눈빛을 알아채줄리가 없다.
그를 그렇게 냅둔뒤 골목밖으로 나오자, 몇대의 택시가 서성거리는게 보였다. 얼른 그를 집으로 보내줄
생각에 다시 골목으로 오니, 역시나 그 자세 그대로 자고 있다.
“ 집에 가자. 상현아. ”
입에서 입김이 뿜어져나왔다. 나의 목소리에 상현은 고개를 번쩍들고 나를 쳐다보더니 느리게 눈을 껌뻑.
“ 할말 있다고 했잖냐..”
나는 느리게 중얼거리며 추운지 내 다리를 붙잡는 녀석을 무시하고 내 바지주머니를 뒤지니, 만원한장과 천원짜리 두장.
그리고 집 열쇠가 다였다. 만원한장을 꺼내고 다시 나머지들을 주머니에 넣으려다
천원짜리 한장을 더꺼내서 유니폼 주머니에 있던 볼펜으로 천원에 적기 시작했다. 녀석도 내가 걱정되서 온 것 같으니.
물론 도움은 개뿔도 안됬지만.
‘ 조직이름 루커스
대빵 전헤일
평범한 .. ’
평범한? 평범한이라니. 바로 평범한이라는 두글자를 볼펜으로 찍찍 두줄을 그었다.
‘ 조직이름 루커스
대빵 전헤일
회원전용술집임. 불법같지는 않음. 단 간판이 없음. 이름도 모름.
조금 더 지켜보겠음. 마약소지는 불분명함. ’
천원 위에 그려진 퇴계이황 아저씨의 얼굴위에 이렇게 적은 뒤에 만원은 이 녀석의 손에 쥐어주고
천원은, 아니 중요한 정보는 이 녀석의 주머니에 잘 넣었다. 그리고 녀석을 일으키려 부축하니.
그러자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건지 헤롱거리던 녀석이 내 팔을 꽉 잡았다.
“ 할말!!!있다고..”
“ 니 상태 봐서는 내일 들어도 될 것 같으니까 집에 가. 집에 가서 전화해. ”
“ 여기 위험해. 그냥 나와. ”
“ 범인 잡아서 감방 넣는게 우리 일이잖냐. 일하고 있는데 뭘 그래. ”
이것보다 더 위험하고, 이상한 일들은 다 해봤으면서 뭘 그래. 라는 뒷말은 지운채 상현을 달래듯이 말하며
그를 일으켰다. 별 반항없이 내 부축에 응하며 일어난 그는 살짝 비틀거리며 말한다. 무지 추워 보인다.
“ 이 깡패세끼들이 널 가지고 노는 거면 어떻게하려고..얘내들이 다 알고 있으면 어떻게..해에에.. ”
이미 여기 실장이라는 놈이 다 알고 있거든?
그러니까 제발 닥치고 가자! 나는 상현의 말을 무시한 채 그를 골목 밖으로 부축해서 데리고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아까 봐뒀던 택시 몇대가 이쪽으로 가까이 오려고 하던 찰나에, 검은색 차가 우리를 잡아먹을 듯이
빠르게 다가와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급정거를 했다. 뭐야, 사람부축하고 있는거 안보이나? 주차를 하려면
다른데도 많은데 라고 투덜거리기도 전에 검은차의 창문이 주욱 내려가더니 익숙한, 아니 반갑지 않은 얼굴이 보였다.
“ 타. ”
해일인지 헤일인지. 저 사장도 취했나.
사장은 얼굴도 내밀지 않은 상태에서 무심하게 나를 쳐다보며 말하는 게 고작 타 라는 한단어 였다.
지금 내 옆에 누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 건가? 어딜 타라는 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뒤를 돌아봤으나
여기, 이상황에 있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아 물론, 고상현도 옆에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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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가서 잠깐잠깐 놀때 썼던 것들이 모여가지구..
오늘 엄청올리겠네요; 하루연재 4개 이하였던가?
첫댓글 오 헤일등장ㅋㅋㅋㅋㅋㅋ
><ㅎ 내사랑 헤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제부터???;;;;;)
감사합니다~
역시 시크해..타!한마디로 을우는 타겠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헿
5개여.. ㅎㅎ
와...... 이렇게 한커플 탄생???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