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은 하나의 우주다' 육종학의 아버지 고 우장춘 박사가 남긴 말처럼 씨앗은 생명의 원천으로 여겨진다.
아마시드, 헴프시드, 치아시드 등 각종 씨앗 속에 숨겨진 약리활성 성분과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블랙커민시드(Black cumin seed)'가 슈퍼씨앗의 강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블랙커민시드에서 추출한 오일에 함유된 '티모쿼논' 성분 때문이다.
티모퀴논은 염증을 억제하는 항염 효과를 비롯해
항산화 항고지혈증 항당뇨 항암 등의 다양한 효능으로 주목받고 있는 성분이다.
블랙커민시드 오일에 함유
고대 이집트 '특효약'으로 통해
류머니즘 관절염 증상 개선
췌장암 발병 예방 효과도 있어
체내 염증 억제하는 천연 항염제
블랙커민시드는 흑종초(Nigella sativa)의 적고 검은 씨앗이다.
히포크라테스와 클레오파트라가 건강과 미용을 위해 사용했다고 전해지며
기원전 1300년 이집트 통치자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됐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고대 이집트와 중동에서는 예로부터 '특효약'으로 불리며
2000년 넘게 만병통치약으로 통했다.
지중해의 검은 보석이라고도 불리는 씨앗은 이슬람의 경전 하디트에는 '죽음 빼고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명약'으로 소개됐다.
기독교에서는 이것을 '밀보다 더 가치가 있으므로 귀하게 취급하라'고 언급했다.
블랙키민시드 오일에서 추출한 티모퀴논의 다양한 효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효능은 항염효과다.
염증은 질환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외부 자극에 대한 신체의 방어 반응이다.
주로 각종 바이러스나 세균, 독성물질이 우리 몸에 침입하거나 혹은 나쁜 식습관, 스트레스가 염증을 유발한다.
이러한 유해물질이 몸에 침투하면 면역세포인 T-세포, B-세포, 대식세포 등이
방어활동을 하고 우리 몸에서 염증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염증 반응이 나타났을 때 우리 몸의 컨디션이 좋거나 침입 물질일 적을 때는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염증성 단백질이 생성돼 축적된 후 우리 몸 곳곳으로 퍼져 질병으로 이어진다.
아토피, 크론병, 치주염, 피부염, 관절염, 췌장암, 위염 같은 염증설 질호나은 물론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질환,
암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만성적인 염증 덩어리는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우울증 환자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혈액 속 염증 물질 수치가 3배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이 우울증 환자와 우울증이 없는 사람의 혈액 속 염증물질 수치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 환자군은 염증물질인 '인터루킨-1 알파' 수치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배 높았다.
염증에 기인되는 기전을 줄이는 것이 질병을 다스리는 데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대표적인 염증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서도 증상 개선의 효과가 나타났다.
2011년 식물요법연구에 실린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서의 블랙커민시드의 효과에 따르면 30~54세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40명에게 블랙커민시드를 한 달간 매일 1g씩 투여한 결과 류머티즘 관절염 지표인 ACR20과
EULAR가 각각 42.5%,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블랙커민시드의 티모퀴논 성분은 '천연 항염제' 역할을 한다.
티모퀴논은 다양한 염증성 화학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염증매개체인 IL1, IL6와 염증을 일으키는 체내 COX-2(사이클로옥시게나제-2) 효소를 억제해 염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염증 완화시켜 암 발병 예방
티모퀴논의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2008년 미국암연구학회에서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항암물질 티모퀴논'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키멀암센터 연구진에 따르면 인간의 웨장암 세포주에 티모퀴논을 중비한 결과 암세포의 약 80%가 사멸됐다.
체장암 동물 실험결과에서도 종양의 크기가 67% 삼소했다.
연구진은 '염증은 다양한 고형암의 발병 과정에 관여한다.
췌장암 역시 만성 췌장암과 관련돼 있다'며 '티모퀴논은 염증을 완화시켜 체장암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블랙커민시드에는 티모퀴논 성분외에도 단백질, 비타민B1, 칼슘, 철분 등의 영양소가 함유돼 있다.
오메가3 및 올레산, 리몰렌산 등의 불포화지방산도 풍부하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지방을 줄인다.
체내 좋은 콜레사테롤(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다.
체내 인슐린 수치를 조절해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를 늦추고 장기적으로는 2형 당뇨 관리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인도약전(Unani pharmacopoeia of india)에 따르면 블랙커민시드는 하루 1g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하다.
티모키논 성분은 휘발성으로 공기 중에 쉽게 산화되므로 일반적인 오일 형태보다는 캡슐 형태로 가공해서 먹는 게 안정적이다.
최근에는 캡슐로 블랙커민시드 오일을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다. 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