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헌모
대전광역시에 있는 한밭 야구장을 찾았다. 처음 가 본 것으로 기억된다. 몇 십 년 전에 공설운동장을 찾았던 기억은 있다. 한밭 야구장은 마치 서울에 있는 야구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생동감에 넘쳤다. 장내 아나운서는 생생하게 안내방송을 했다. 마치 파닥거리는 싱싱한 물고기와 같은 젊음이었다. 야구에서 안내 멘트라는 것이 중요할 수가 있어 그것을 야구의 꽃이라 표현하고 싶다.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즈와의 경기를 관람했다. 야구장 입구에는 치킨 파는 사람으로 득세했다. 나는 예매하지 않고 줄을 서서 표를 구하고 관람했다. 그다지 혼잡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게 쉽게 표를 구했다. 경기장에 입장하니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정말 좋았다. 청정 가을의 햇살을 온 몸으로 받으며 수많은 관중들과 함께 하며 그라운드를 보니 즐거움으로 가득 찼다. 야구장 안에는 음식을 파는 곳이 있었다. 김밥, 떡볶이, 생맥주, 아이스크림 등 먹을거리가 풍부했다. 좌석에서도 관전하며 음식을 먹을 수 있게끔 식탁이 마련된 곳이 있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이 적힌 야구 복을 입었다. 그들을 응원하겠다는 것이다.
펜들은 야구관람 못지않게 먹는 즐거움도 있어 그것을 함께 겸하니 더욱 즐거운 모습이다. 관중석은 80%정도 자리가 채워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 선취득점을 한 두산 베어즈에게 함성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라운드는 너무 아름답다. 녹색물결의 무늬로 새겨져 있어 더 아름답고 깔끔해 보였다. 짙은 녹색과 옅은 색깔로 되어있어서 시각 효과도 있어 눈의 피로를 덜어 주었다. 여고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손에 피켓을 들고 생맥주를 홍보하며 다녔다. 또 다른 처녀도 그것을 홍보했다. 그들은 번갈아 가며 홍보했다. 십 수 년 전에 청주 야구장에서 보았던 것과는 새로운 느낌이었다. 오징어 파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생맥주 있다고 두 손 높이 포즈를 취하고 다니는 것은 새롭다. 마치 어렸을 때 본 권투에서 선수들이 쉬는 시간에 다음 라운드를 보여주는 여성의 홍보 모습과도 같았다. 평소에 나는 야구 관람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오래 기다린 끝에 프로야구를 보게 되어 작은 소원을 풀었다 할 수 있다. 응원석의 열기는 뜨거웠다. 소리를 내며 열성을 다해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치어리더들도 멋지게 응원했다.
대전을 홈으로 둔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경기초반에 관중들의 응원과 흥겨운 음악에 보답 못하고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응원 부대는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했다.
첫 안타를 친 후,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고, 점수를 얻지 못하다가 7회 말에 두 번째 안타를 치며 선두 주자가 나갔다. 그러자 어른은 물론 어린이까지 흥에 겨워했다. 이어서 두 번째 타자도 진루해서 무사 1, 2 루가 되어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다. 또 다음 타자가 안타를 쳐 1:1 의 상황을 만들었다. 야구 재미있게 됐다. 관중들은 힘찬 함성을 토해냈다. 앰프는 관중석의 흥에 걸 맞는 즐거운 노래를 품어댔다. 한화 이글스를 ‘사랑해’ 라는 노래도 반복되었다. 야구는 역시 점수를 내어야 재미를 더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들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할 거다. 다음 타자가 볼 넷으로 진루를 해서 말루가 되었다.
그런 후 상대투수가 잘 못 던지는 바람에 볼이 빠져 3루의 주자가 뛰어서 홈을 밟아 역전시켰다. 그러자 응원은 어느새 파도타기의 물결을 이루어 관중석이 들썩였다. 야구장은 부채꼴 모양으로 넓게 퍼져 아름답게 잘 단장 되었다. 좌석도 많고 예쁘게 해 놓았다. 심판을 포함한 선수들은 내야에 많이 배치되어 있었다. 외야에는 3명이 있을 뿐이어서 넓디넓은 잔디밭에 있는 그들은 관중들의 눈에 잘 띄었다.
경기는 계속 이어져 또 안타를 쳐서 스코어는 3:1이 되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는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한화 이글스가 행복합니다. 라는 아름다운 노래를 해댔다. 내 고향 충청도라는 노래가 앰프에서 흘러나와 마음을 좋게도 했다. 느린 노래인데 빠른 템포의 멜로디로 흐르니 듣기가 더욱 좋았다. 야구장에는 어린이를 비롯해 청소년, 젊은이, 어른 등 다양한 사람들이 경기를 보며 유쾌해했다.
한때 재미없는 경기를 보다가 안타를 오랜만에 치게 되면서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어 야구의 매력을 발산하게 되어 다행이다. 한 낮의 뜨거운 태양은 점점 오후로 가면서, 그 열이 식어져 선선한 전형적인 가을의 날씨를 보였다. 야구장에서의 휴일 오후는 즐거운 시간이 되고도 남았다.
한화 이글스는 투수를 여러 명 교체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냈다.
야구장에 가서 보니 볼거리와 함께 먹을거리의 즐거움도 있어 기분을 좋게 했다. 마침내 경기는 아무 탈 없이 끝나게 되었고, 홈팀인 한화 이글스의 승리로 돌아간 기쁨의 날이 되었다. 한화 이글스는 흐뭇하고 짜릿하게 경기를 뒤집으며 마무리했다. 선수들은 홈구장에서 승리를 해서 관객들에게 좋은 선물을 안겨 주었고, 체면을 세워 주었다. 나는 대전까지 간 보람을 느끼고 돌아왔다. 마음이 시원해졌다. 플라스틱 의자에 시종일관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따가 와서 많이 불편했지만,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큰 국제경기를 보는 듯해서 편안했다. 조금은 졸리기도 하고 피곤도 했었지만, 눈까지 시원한 느낌을 받은 경기였고, 4:1로 종료된 멋진 경기였다.
- 2016년 계간 스토리문학 겨울호에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