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시인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연탄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몇천 년 동안 우리는 나무를 태워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썼다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조선 후기에 숲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농민들은 어린 나뭇가지와 낙엽까지 모두 긁어다 연료로 썼다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생계형 도벌"을 한 것이다. 우리의 숲이 생명력을 회복한 것은 연탄이
나무와 숮을 대체하기 시작한 후였다.1970년대에 들어 구멍이 19개 뚫인 연탄이
가정용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에는 소득수준이 높아져 석유 가스 전기가 연탄을 밀어냈다 20.여년 동안
주택가 골목 어디나 타고 남은 연탄재가 쌓여 있었다
무언가에 화가 났지만 화풀이할 곳이 달리 없는 사람들은 그 연탄재를 발로 찼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날렸고 주변에서는 혀를 찼다
왜 연탄재를 차고 난리람? 부서진 연탄재 네가 치울거냐. 논리 글쓰기란 이런 것이다
이런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어려울게 없다
그런데 시인의 상상력과 감성은 다른 곳으로 뻗어갔다 그 연탄재가 한때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덩어리였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연탄이 제몸을 불살라 내뿜는 열기로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가?
허기진 가족을 위해 밥을 지었고 하루 일에 지친 몸을 달래었다 그 뜨거움
위에서 사랑을 나누었고 늙은 부모를 모시고 딸 아들을 키워냈다.
전국 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였던 안도현 시인은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마침표도 쉼표도 느낌표도 없는 석 줄짜리 詩를 쓴 것이다
이것은 공동체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전교조 교사들이
진심을 몰라주는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말이었을지도 모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창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노력하면 누구나 이렇게 쓸 수 있다고??
거짓말이다 특별한 감성과 언어 감각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야
이런 시를 쓸 수 있다
이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내가 시를 쓰지 못하는 사람임을 거듭 자각한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 중에서
첫댓글 저는 죽을때까지 한줄글도 못쓸것같아요
당체 언어감각이 둔해서
욕은 참 잘하는데 ㅎㅎ
우리 말에 수고했다!!의 俗語로 辱봤다! 하는데 욕 잘하는거 좋습니다
별로 친하지않은 지인이 욕을 하는걸 처음 목격하고 그사람을 아주
질낮은 사람으로 머리속에 도장찍듯 한다면 그것도 여유로운 마음은
아닐듯 합니다 10년을 알고 지내도 그사람의 일부만을 알것 같습니다
사람하나 왜곡[歪曲]시키는 일을 떡먹듯 저지르는 현실이 그렇습니다
말한마디 실수를 가지고 그 사람의 전부 인격인양 매도하는 일.
남을 卑下하는 욕을 했더라도 그것이 그사람의 참모습은
아닐것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장난하냐? 친구들이 붙여준 이름인가봅니다.
닉!을 기억 잘 하도록 지은 것이라면 성공?입니다
책속의 한줄.을 방문해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하지요
방장님들도 자기방 관리에 에 바쁘셔서 처음 오신분도 있지요
감사합니다.자주 오셔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연탄이 꺼져서 번개탄에 불을 부치고 열아홉개 구멍 맞추느라
독한 까스냄새 참느라 숨안쉬고 연탄갈던 그때 그시절이 생각나
안도현의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에
자꾸만 이 글이 되새김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공감 작가님. 오늘도 이렇게 올려주신 뜻깊은 글 마음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