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제572돌 한글의 날이다.
서기 1443년에 만든 한글이 1446년에 일반 백성들에게 널리 알려진 날이다.
나는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로 이 글을 쓴다.
날마다가 쉬는 날이며 노는 날인 나한테는 오늘도 그랬다.
아침부터 무엇을 할까 망설이다가는 벌써 오전이 다 지나가려고 한다.
한글날이니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글박물관에 구경 갈까?
서울 세종로 세종대왕 동상에 나갈까?
그도 아니면 식물이 있는 곳 등을 생각하였으나 아직은 아파트 방안에서 머문다.
어제 삶은 물고구마를 오늘 아침에도 먹으면서 벗겨낸 껍질은 음식물 쓰기통에 버리지 않고는 화분 속에 슬쩍 얹었다. 적은 양이기에 망정이지 많은 양이면 냄새가 날 터.
고구마 한 개이니 껍질의 양은 무척이나 적다.
작은 화분 흙 위에 얹어 있는 부산물을 내려다 보았다. 말라버린 화초 잎사귀와 줄기들이다.
제라늄 잎사귀도 있고, 밤껍질도 있다.
특히나 밤껍질은 매우 실용적이다.
지난 추석 전 시골로 내려가 벌초한 뒤에 내 텃밭에서 밤송이를 털어서 밤톨만 골라서 서울로 가져왔다. 두 되쯤.
추석 차례를 지내려고 벗겨낸 밤껍질을 화분 흙 위에 조금씩 나눠서 부었다.
도시 아파트 안에서는 밤껍질이 귀찮은 쓰레기이지만 이를 버리지 않고 화분 흙 위에 덮어주면 생활의 지혜가 된다. 쓰레기 양도 줄이고, 밤껍질은 수분을 머금기에 화분 흙을 촉촉히 적시고, 오래 지나면 자연스럽게 썩어서 거름이 되었다. 화분 속의 화초를 재배하는 데에 요긴한 재료가 된다.
시골에서 산다면야 텃밭 빈 구석에 쏟아버려서 퇴비로 활용한다지만 비좁은 아파트 실내에서야 어쩔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에 불과하다.
생각을 바꾸면 이처럼 이를 재활용할 수 있다.
아파트 실내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또 있다.
식재료를 담았던 작은 플락스틱 상자이다. 물이 새지 않는 플라스틱 상자를 나는 화분 밑받침대로 활용한다.
화분 받침대를 구태여 사지 않아도 된다. 한 번 만든 생활용품은 최대한 끝까지 다 활용하자는 생각이 어쩌면 궁상 떠는 일일 게다.
일전 경기도 고양시 꽃박람회 구경 갔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 방면의 장발산역에서 내린 뒤에 지상으로 올라오면 이내 넓은 광장이 나온다.
이날 광장 안에서는 제14회 푸드식품 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고 낮 12시 쯤 도착했기에 끼니를 때울까 싶어서 4각형의 천막가게 안에서 팥죽을 두 차례 사 먹었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스푼 네 개로 죽 떠서 먹었다. 용도가 끝났으니 버려야 할 쓰레기로 전락되었으나 나는 화장지로 깔끔하게 닦았다.
'그거 내버려요.'
아내가 지청구를 했다.
'아니야. 집에 가져 가면 재활용할 수 있어. 마지막으로는 화초 가꾸는 데에 쓸 수 있어.'
집으로 가져 온 플라스틱 티수푼은 주방 수저통에 꽂혀 있다.
이처럼 나는 작은 용품 하나라도 재활용하고 나중에 부러지거나 고장이 나면 마지막으로는 식물을 재배하는 생활용기로 재활용한다.
또 하나의 예이다.
나는 당뇨병 환자이기에 당뇨약을 작은 약통에서 꺼내서 아침 저녁으로 먹는다. 알약을 다 먹으면 작은 약통은 쓰레기로 내다버려야 할 터. 그런데 나는 아니다. 그 작은 알약통을 모아서 식물 씨앗을 담아두는 용기로 재활용한다.
1.
'꽃섬'이란 단어가 이뻐서 검색했다.
우리나라 남한에 여러 지역이 뜬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자리 산 꽃섬(국유지)
경기도 영흥도 내신 산 꽃섬(국유지)
전남 여수시 화정면에는 上花里(꽃섬), 下花里(꽃섬)가 뜬다.
당진시 고대면 들판에도 꽃섬이 있다?
'꽃섬농원'이란 카페 이름이 아주 독특하다. 꽃으로 이뤄지는 섬일까 싶다.
'꽃섬' 용어를 검색하다가 '한국 종자나눔회' 카페에서 '아를의태양(당진)' 닉네임을 발견했다.
드넓은 논에 황토를 부어서 객토하는 장면의 사진이 떴다. 그래서일까 지도 도로명이 '황토마을로'인가 싶다.
25톤 트럭 78대의 물양으로 객토했으니 토질이 완전히 황금빛깔이로 변했을 게다.
카페에서 한국의 야생화보다는 서양의 화초 이름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글 쓰다가 잠깐 쉬면서 '지리산에 보낸 산야초 이야기' 책을 펼쳤다. 전문희 지음.
가을철인 요즘에는 산국, 감국, 쑥부쟁이, 개미취, 벌개미취, 구절초 등 들국화/산국화가 많이 피었을까?
국화꽃 잎을 따 말려서 차(茶)로 우려먹는 꽃차 냄새가 마음속에서 풍긴다.
서해안 산골마을 내 텃밭 속에서도 야생화 들국화가 지금쯤 피어 있을 게다.
보령시 오천면 고대도(섬)에서 캐 온 해국(海菊)은 지금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다.
혼자서도 살았을까 죽었을까?
1.
내 마음은 식물성일까?
날씨가 흐리면 기분조차 울울하다.
햇볕이 나야 기운이 나는 체질인데 오늘 오후에는 영 그렇다.
제572돌 한글날이다. 법정공휴일이고, 태극기를 내거는 날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에 내걸린 태극기를 세다가 그만 두었다. 30층 가까운 높이의 아파트에 내걸린 태극기는 1 ~3개에 불과했다.
왜 태극기를 내걸지 않았을까?
태극기에 대한 이미지가 흐려졌을까?
2016년 늦가을부터 시작한 촛불시위. 어느 특정지역의 정당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집단 데모했는데 그 이미지가 아직도 국민의 뇌리 속에 박혔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경사스러운 한글날인데도 태극기를 내걸지 않는 세태로 변질된 그 이면이 아쉽다.
나는 한글로 이 글을 쓰면서 한글날을 마음으로 기념한다.
오후에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가 있는 잠실역 8번 출구 쪽 알라딘 서점에 들렀다.
마음에 드는 농업 관련 책이 적었기에 인문사화 관련 책이나 보았다. 섬여행 등...
귀가하면서 석촌호수 서호 야외 건널목 부근에 좌판 노점에서 고구마 두 바가지(플라스틱), 풋 고추 두 자루를 샀다. 졸지에 내가 살림하는 낭군이 되었나?
나중에 양재동 꽃시장 부근에 있는 지하매점 농정관련 도서실(소형)에서 농정 관련 서적을 뒤적거려야겠다.
인터넷 뉴스이다.
2018. 10. 11.부터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에 있는 서울식물원이 임시개장한단다.
16만 평 넓이에 식물 3,100종을 확보하였고, 앞으로도 8,000종까지 확보할 예정이란다.
내년 5월에 정식개장 예정이기에 아직은 미흡하지만 그래도 어떤 원예식물인지 구경 가야겠다.
김포공항 가는 길목이니 강서구 가양1동...
첫댓글 사진까지 있으면 더 이해가 잘 되겠어요 발효 분해과정까지 기다리는 지난한 .. 그 벌레와 곰팡이까지 견뎌낸 화초가 궁금해서요^.^
벌레도 사실은 훌륭한 농사꾼이 아닌가요?
벌레가 음식물 찌꺼기를 먹고, 벌레의 침 속에 든 균이 음식물을 해체하는 균으로 확산하겠지요.
식물뿌리에는 치아(이빨)도 없고, 식물한테는 위(내장, 창자 등)이 없기에... 음식물이 분해된 것을 빨아들이겠지요.
사람의 위속에도 수많은 종류의 균이 있어서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음식물을 분해하듯이 식물한테도 작은 벌레, 미생균이 작용해야겠지요.
저는 벌레도 소중한 자원이라도 여깁니다.
생명의 다양성이기에...
서울 아파트에 머물자니 공연히 생병이 나기에 이렇게 카페에 들락거립니다.
여성스러운 카페이군요. 남정네의 억척스러운 농사보다는 여성 특유의 아기자기한 화초재배 카페..
검색이 꽃섬지기님까지 닿으셨군요
커피마시고 나면 컴은 식물의 발아시키는 용도로 아니면 키우는 용기로 재활용하기도 합니다
가지고 오면 옆지긴 뭐라 그러네요
예.
댓글 고맙습니다.
검색하다보니... 꽃섬지기까지 뜨대요.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는군요. 식물이 무척이나 고마워하겠군요.
식물 사랑하는 마음을 살짝 엿봅니다.
전남 광주지역에서 사시면 날씨/기온이 무척이나 온화하겠군요.
서울보다도 훨씬 따뜻하겠군요. 식물 키우기에는 아주 좋을 터...
@최윤환 커피찌거기는 커피 사면서 가져오기도 하고 커피컵이었어요^^
지금은 해남에 있어요 왔다 갔다 합니다.
@사루비아(광주) 예.
해남과 광주라...
따뜻한 지역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