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금붕어들 비슷한 몸집끼리 모아둔 어항이 세개 있음 1번 대형금붕어항 2마리(10살됨) 2번 중형금붕어항 8마리(1번 자식들/1살) 3번 소형금붕어항 40마리(1번 자식들/1살/개깡패 원래 살던 곳)
문제의 개깡패가 꼬리가 아주 길고 예쁘게 생겼거든? 근데 너무 싸나워서 다른애들 괜히 한번씩 콕콕 찌르고 다녔어 근데 3번 어항에 환자붕어가 있어 몸이 ㄱ자로 꺾이고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는데 이겨내고 대견하게 잘 살고 있는녀석임ㅠㅠ 치료하려고 몇번 격리 시켰더니 오히려 상태가 안좋아져서 그냥 정상붕어들이랑 3번항에서 같이 키웠어 그리고 아무도 애한테 신경 안써서 그냥 이대로 키우고 있었음...
근ㄷㅔ 어느날부터 애가 비닐도 한두개 떨어지고 눈도 뿌애지고 지느러미에 상처도 생기는거야 첨엔 바닥 흝고 다니느라 모래에 쓸렸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개깡패가 애를 엄청 괴롭히는거였음!!!!! 완전 약아서 내가 쳐다보고 있으면 딴청 피우다가 안보고 있으면 환자한테 가서 콕콕 쪼더라고 근데 환자가 후다닥 얼른 도망가면 쫓아가진 않고 금방 신경 안쓰길래 냅뒀거든? 근데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하게 쪼고 이젠 내가 보던지 말던지 집중적으로 패는거야... 아예 코코넛은신처 안으로 몰아넣어서 살을 쪼아먹는거임.. 소름돋게도 괴롭힘을 넘어서 입맛을 들어버린거지...환자는 몸이 꺾인상태라 거기 처박힌채로 쪼임 당하고ㅠㅠ 결국 살점이 좀 떨어진것같길래 안되겠다 싶어서 격리 시켰더니 급격하게 상태가 또 안좋아짐... 그래서 환자를 격리시키는게 아니라 개깡패를 격리 시키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개깡패 성격을 죽이는게 낫겠더라고? 그래서 애를 격리시키지 않고 2번항에 넣었어 왜냐면 2번항에 존나 무서운 붕어가 있거든
글이 존나 길지? ㅈㅅ
2번항에는 중형붕어들이 있는데 그중 몸집이 제일 큰 붕어가 저기 왕임 애도 성격 개차반인데 개깡패보단 덜 깡패야 먹이를 저녁 여덟시에 주는데 여섯시반쯤되먄 애들이 슬슬 배고픈지 수면위로 죄다 올라와서 뻐끔거려 그럼 개깡패 보다 덜깡패인 애(이하 덜깡패)가 여기저기 존나 쪼고 다님 지가 배고프면 다른애를 쪼아서 내가 밥을 빨ㄹㅣ 주도록 유도하는건지 뭔지.. 근데 존나 웃긴점? 어항 사방을 담요로 덮어서 시야 가리면 갑자기 또 얌전해진다..걍 배고프면 도라버리는 그런놈이 하나 있어 지 거슬리게 하면 공격하는ㅡㅡ 그래서 개깡패 이놈 지가 아무리 깡패여도 저보다 몸집도 네배는 더 큰 붕어들이 있는데 저기서는 못까불겠지 싶어서 일부러 여기 넣었어 눈치없이 쪼아대다가 혼좀 나라고.. 기를 팍 죽여놓으려고 근데 어케됐게? 나는 여기와서도 쪼고 다닐줄 알았는데 얌전히 있는거야 전혀 문제 일으켜서 추방된 붕어가 아닌것처럼.. 계속 관찰했는데 그냥 유유히 헤엄치고 다니기만 할 뿐 전혀 공격적인 모습이 없었어 중형붕어들도 애한테 별로 신경 안씀(덜깡패는 배고플때 아니면 공격 절대 안함 허기광공임ㅠㅠ) 그래서 아 이게 아닌데 그럼 어떡하지 고민하다가 일단 여섯시를 기다려 보기로 했지... 여섯시 넘어가니까 역시 덜깡패가 슬슬 광공빙의 시동을 걸더라고 뻐끔거리는 붕어들 존나 쪼고 다니기 시작했어 당연히 눈앞에 알짱거리는 개깡패도 쪼아댔어 근데 개깡패가 후다닥 도망가는척하더니 뒤로 뱅 돌아와서 덜깡패 지느러미를 콕콕 쪼아대는거야;;; 아니 어이가 없어서 그랬다니 덜깡패가 난생 처음 당해보는 공격에 화들짝 놀라면서 도망가는거야 그래도 금방 정신 차리고 다시 붕어들 기강잡고 다니는데 개깡패는 덜깡패가 자기를 쪼면 일단 당하긴 하지만 그거를 꼭!! 다시 복수하는거야...하... 그래도 나는 동물들은 덩치로 서열이 정해진다고 생각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했어 근데 일주일을 관찰한 결과 덜깡패가 결국 다시 공격 받는 모습이 계속 반복되더라고ㅠㅠ 그 모습을 보면서 이거 진짜 난놈인가 싶더라 짜증나고... 괜히 여기에 넣어서 잘못하다간 역으로 덜깡패가 스트레스 받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일주일을 2번항에서 보내다가 최후의 통첩으로 1번항으로 추방을 보냄
1번항은 2번 3번의 부모금붕어항인데 일단 어항이 존나 크고(2번 3번은 1번항이랑 같은 사이즈 어항에 칸막이 해서 반반 나눠쓰는중) 부모 금붕어들은 둘 다 성격이 유순하고 좋아 글고 덩치가 ㄹㅇ 존나 커 성인 남자 손바닥보다 크고 길어 일단 크기로 먹고 가는거지 그래서 진짜 <너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걸 각인시키고 싶어서 1번항에 투입을 결정함 근데 만약 개깡패가 부모금붕어까지 공격하면 그건 안될거같더라고 일단 붕어 수명이 생각보다 길지만 어쨋든 10년된 금붕어들이라 나이가 좀 있어서 스트레스에 취약할것같고 내가 젤 이뻐하는 애들이라 그 꼴은 못보겠더라고 글구 감히 부모를 공격해? 유교국 한녀로써 그건 절대 불가하다고 생각함 여튼 개깡패를 1번항에 넣었어 역시나 붕생처음으로 본 거대붕어의 위압감에 쫄아서 가만히 있더라고? 그래서 거봐 짜식 너도 결국 이것밖에 안된다 제발 기좀 팍팍 죽여서 다른애들 괴롭히지좀말아라 했지.. 밥먹을때도 바닥에 얌전히 붙어있고 부모붕어가 헤엄치면 쫄아서 막 피하더라 내 예상대로였어
근데 애가 여기서 멈췄으면 내가 글을 왜썼겠어?
4일만에 1번항에 완벽적응을 한거야 부모붕어들은 계속 헤엄치기보단 대부분 한자리에서 가만히 쉴 때가 많은데 그럼 개깡패가 쉴새없이 치댐.. 쪼는건 아닌데 굳이 쉬고있는 붕어들 사이로 헤엄쳐서 평화를 깬다던가 어항도 넓은데 부모붕어 앞에서 자갈 먹고 뱉는행위를 한다던가(붕어들 모래 입에 머금었다가 뱉는거 많이함)아주 귀찮게 하는거야.......그걸 보고 있는데 진짜 짜증나면서 맥이 풀려버림.....노답이라는걸 깨달은거지
결국 그냥 격리항에 따로 뒀고.. 분양글 올렸어... 아무리 미워도 우리집에서 태어난붕어고 내가 알에서 부화시켜서 애지중지 키운애라 버릇을 고쳐서라도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어디다 둬도 문제고 그렇다고 애를 위한 어항을 만들기엔 그만한 애정이 있는것도 아냐ㅠ 근데 시발 이 글 적고 있는데 당근마켓에 분양글 금지라고 알림오고 자동으로 글 내려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까지 사람 미치게 하눼 하
무튼 여기까지 읽어준 여시가 있을까...? 있으면 매우 감사 여시하면서 이렇게 길게 글 쓴것도 처음이고 메쫑방에 글 올린것도 처음이다... 폰 존나 뜨거움 ㅠ 후 여튼... 금붕어도 성격 다 다르고 머리도 굴릴줄 안다는걸 알아줘..개깡패는 코메트금붕어 라는 종이고 일본금붕어 개량종임 뿌리가 좆본이라 그런지 묘하게 음침함
+++여시들 내가 숫자를 헷갈림!!마지막에 1번항에 보냈다는걸 3번이라고 잘못써서 다시 수정했어!!
첫댓글 와 서사봐밬ㅋㅋㅋㅋㅋ
나 진짜 다 읽음ㅋㅋㅋㅋ개깡패 사진 보구싶다
원글에 사진있어!!
@제정신으로살자 와나 사진 없는줄 알고 끝까지 읽으면서 상상력 개풀가동함 ㅠ 고마워 원글보러간다
엥 원글에 사진 없어 ㅜㅜ..
@항시극대노상태 댓글에있더라!
와 너무 재밌다 ㅋㅋㅋ 애들 사진 궁금해 ㅜㅜ!!!
와 지금은 어떻게지낼까
원문댓에올려줌
와 대단하다ㅋㅋㅋㅋ 금붕어도 장난 아니구나 ㅋㅋ
붕어생태계 진짜 신기하다 글쓴 여시 필력도 조항서 후루룩 잘 읽혀
아니 금붕어를 10년이상 기를수 있다는 것에 놀랍고.. 관찰력 대박이다 여시
잼따....
개깡패 진짜 난놈이네..
원글 가서 댓글도 다 읽고 왔다ㅠㅠㅠ 맘도 아프구 붕어의 세계 신ㄱ하기도 하고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