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나치스당은 국민의 절대적 과반수의 지지를 받고 정권을 장악하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당의 득표율과 의석수 변화를 한 번 볼까요?
그 때 당시 독일 총의석 608석 중에서 나치당이 차지한 의석 수입니다.
1924년 5월 4일 6.6% 32석
1924년 12월 7일 3.0 14석
1928년 5월 20일 2.6 12석
1930년 9월 14일 18.3 107석
1932년 7월 31일 37.3 230석
1932년 11월 6일 33.1 196석
1933년 3월 5일 43.95 228석
도표를 보면 1932년 7월에 실시된 제 6회 총회에서 사회민주당이 133석을 차지한 반면에 나치스당이 230석을 차지해서 제1당이 됩니다.
허나 득표율은 37퍼센트이고 총의석수 608의 과반수에 절대 미치지 못하는 의석수입니다.
1932년 11월 6일에선 오히려 40석이나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스당은 1932년 7월 선거에서 1400만에 가까운 득표를 했습니다. 허나 절대 과반수라 할 수는 없는 득표였습니다.
또한 나치스당이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1933년을 보더라도..
결코 과반수는 커녕 의석수의 절반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히틀러는 쉽게 생각되는데로 독일 국민의 절대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당원만 해도 100만에 육박했으며, 그의 사설 무력 단체인 돌격대만 해도 40만명이나 보유하고 있었으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당세이긴 합니다. (허나 제 1차 세계 대전 직후 오갈 데가 없던 군인 출신들이 많았다는 점, 혼란한 사회 상황을 볼 때 그 정도 당원과 돌격대는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절대 과반수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또 히틀러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적이 있지요. 그 때 1차 세계 대전 이후 독일 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힌덴부르크와 선거를 치룬 히틀러는 첫 선거에서 30퍼센트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에 비해 힌덴부르크는 49.6퍼센트를 차지했지요. 허나 힌덴부르크 역시 과반수를 넘지 못한 결과, 다시 재투표를 실시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힌덴부르크가 53퍼센트를 얻어 히틀러의 36.8퍼센트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제 사견입니다만..이번에 신문에서 이회창 씨와 노무현 씨가 대선에 나갔을 경우 지지도를 분석했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한 것인진 모르겠습니다만 이회창 씨는 그 누구와 싸워도 40% 내외의 꾸준한 지지를 얻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히틀러보단 이회창 씨가 대통령 선거라는 한 가지 축으로만 볼 때 더 지지를 많이 얻는 편이지요. 아니면 거희 같다고 봐도 좋을 정도입니다. 근데 우리 국민이 지금 이회창 씨를 광적으로 지지합니까? 글쎄요 지지율은 높지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히틀러의 지지율과 비교해서 그 때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히틀러가 정권을 잡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아들을 협박하고 설득함으로써 당시 군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던 힌덴부르크 대통령의 마음을 돌려 군부를 장악함으로써 이뤄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1933년 1월 22일에 히틀러는 힌덴부르크의 아들과 1시간 정도 면담을 했으며 이 때 이런 말들이 오고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합니다.
그런 추측의 근거는 그 해 8월 힌덴부르크 대통령 사유지 약 5천 에이커의 새 땅에 면세 조치를 받고 다음 해에 아들이 대령에서 소장으로 진급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혼란한 시기에 군부의 힘이란 막강한 것입니다.
물론 히틀러가 그 특유의 연설로 수많은 독일 국민들의 마음을 잡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애초부터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 정권을 얻기란 힘든 노릇이었습니다.
다만 나치스당이 짧은 시간 내에 급성장 했다는 점은 인정할만 합니다.
그것은 독일 국민의 지지가 급속히 늘었다는 뜻이기도 하죠.
허나 과반수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히틀러는 공산당과 사회민주당(제2당)이 서로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에 반사이익을 충분히 챙겼으며 군부를 설득해서 결정적인 힘을 얻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정권을 잡은 후에 군부의 마음을 다독거리느라 나중에 자신의 돌격대에 철퇴를 내려치는 행동을 한 것 또한 이를 뒷받침할만한 사건이라 볼 수 있겠죠.
한길사에서 펴내고 홍사중 씨가 쓴 "히틀러"(1997년)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했습니다.
(혹시 저와 다른 자료 가지고 계시는 분은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책에 나와 있다고 그것이 꼭 옳은 자료는 아닐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