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나 보람차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는것과
아무 의미없이 나는 커가고 있다는것에 대한 회한과 죄책감에
억눌려서 난 요즈음 제대로 잠을 자본날이 없었다..
누구든 그랬을까..? 난 오늘 밤 절대 잠을 잘수없는 오늘
솔직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내나이 열여덟..요즘들어서 나도 나이를 먹는것에 대해
절실히 느낀다.. 어렸을때 아니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세상의
중심은 나인줄로 착각했다..나의 죄는 용서받을수 있는것이며
난 벼랑끝까지 떨어져두 누구보다 더먼저 정상에 올라갈수있으며
난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다..내가 주인공이고.. 다른사람들은
다무능력한 조연들일 뿐이다..내가 그 뜻하는 중심은 주도적인중심이
아니라....난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최고가 되는줄 알았다..
지금은 이렇게 있어도 난 언젠가는 마음을 잡고, 최고의 자리에
서있으리라고.. 이런 변두리에서 살지않고 도곡동 타워 펠리스같은
곳에서 산다는것을 당연시 했던것처럼
말로 형언할수 없는 그 무언가 이지만,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이라면 가슴으로 느낄수 있을것이다..
난 그리고 공상을 좋아했다 아니 좋아한다..
음악을 틀어놓고, 때론 눈물짓기도하며 때론 행복한듯 미소를
머금기도 한다.. 마치 내가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되는것처럼
라면끓이는 잠깐의 시간에도 벌써 내 머릿속에는 학교가 끝나는
정문에서 나를 힘차게 부를 그 누군가를 상상하고 있다..
내가 학교에서 정문으로 나가는 순간 뒤에서 '세은아' 크게
부르는 소리가 나는것이다.. 나는 뒤로 돌아봤을때, 비로소
3년전에 떠난 나의 첫사랑 동욱이가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모습이
보인다..그동욱이는 아주 훤칠하고 멋진외모에다,외교관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어머니밑에서 태어났고 나와 친언니처럼 지내는 누나가
있으며 아주 비전있는 멋진사내이다.. 거기다가 오직 나를 사랑하는
18세 소년으로 등장한다.. 나는 그럼 행복에 겨운 눈빛으로
동욱을 껴안는다.. 하교길에 아이들은 예쁜자기학교학생과
멋진 이국적인 청년의 포옹 모습을 보고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나 역시 그 우러러보는 눈빛을 무시한채..나의 첫사랑 동욱과
우리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물론 여기서 나오는 상상은 정말 헛된 공상이며 동욱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에게는 유학간 친구라곤 하나도 없으며 단지 내 상상속에서
만들어진 쓸데없는 허구일뿐이다..
난 그랬다..혼자 있다가 심심하면..옷가지를 부여잡고 슬픈 공상을
하면서 눈물을 뚝뚝흘리기도 했고, 그래서 나혼자만의 시간을
공상에서 살았다고 보면 된다.. 그렇게 나는 내 공상에서 살다가
현실로 되돌아오면 그리 초라할수 없었고 견디기 힘들었으며
아팠다 무지..나는 처음에 이게 치료해야할 병이라고 생각되진않았으나
(물론 정신적인 병은 아니다.. 오해없길 바란다..)
내 마음의 병이 되어버린것이다..현실을 직시하지못하고 공상에서
내 청춘을 헛되이 낭비한다는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이란 말인가..
그런 공상은 거의 13살부터.. 다가오기시작한것같다.
거의 5년을 그런 공상속에서 보내다보니.. 난 많이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있었다.. 공상에서는 그렇게 하나빠진것없고 완벽한 소녀이지만
현실로 되돌아오면 성적은 날로 떨어지고 있고 자존심도 바닥에
버려진채로 꿈을 잃은채 방황하는 한마리 비둘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것을 또 이해하고 느낄수있는 사람이 있을것인가..
이해를 바라는것이 아니다
난 단지 그 공상을 접고 내자리로 되돌아오고 싶은것이다..
책임감 있는 나의 모습으로 말이다..
난 오늘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그대에게 고백함으로써..
내일부터 공상을 하지않을것이라는 다짐을 한것과 같다..
그 공상을 내게 쏟아붓겠다.. 무엇에 쏟아붓든.. 쏟아부을테다..
수능의 압박이 다가왔다 내나이 18 내년 11월이면 나도 수능을 본다..
이렇게 빨리다가오다니 이것역시 내 숨통을 죄여오는건 마찬가지다..
한창 비둘기였을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단지 몇문제에 종이 몇장에 인간의 인생의 레벨이 달라진다는것은
너무나도 어이없는일이다..라고.
지금도 어이없는것은 마찬가지이다..하지만 이제 비둘기때였을때만큼
어이없진 않다.. 왜냐면 몇문제 더 맞는다는것은 공부를 했다는 뜻이며
공부를 잘하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로써 견뎌야 했을것이다..
그 노력과 인내가 바로.. 그들이 노리는 그 무엇이 아닐까.
까짓것 해보자라는 생각이 12시 35분쯤에 들었다..
나라고 왜못할까.!
다밀어붙이고 싶었다.. 나보다조금 잘난 그들에게
나도 이만큼 한다.. 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나에게 못한다고 너는 못한다고 한정선을 그어버리는 내마음에게
나도 할수있다 해본다.. 라고..
7월 30일날 문고에서 난 작은 다이어리를 구입했다..
거기에 깨알같은 글씨로 내가 세운목표와 실천들이 가득하길..
그러나 내 다이어리는 아직 하루도 제대로 실천된 것들이 없었다..
그럴떄마다 엑스표쳐져있는 하루하루으 ㅣ날들을 찟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예전같았으면 다 시 찢고 처음부터
시작했을게 뻔하지만 이번에는 그대로 두었다..
흘러간날의 엑스표를 보며 반성하기로 했다....
오늘밤 12시 40분 방학이 채 2주도 안남은 이시점에서 작은
목표를 세웠다.. 이것만은 지켜지길..
나에게 제발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가..
새벽에는 할말이 많아진다..
너무 쓰잘데기 없는말만 잔뜩 적어놓아.. 읽는분의 심기를
거스른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인썸니아 이사람 아주 형편없는 글쟁이군..'하구..
그건 사실이지만... 난 이것으로 족한다..
그동안 내 삶이 온통 거짓과 허영으로 가득찼다는것에대한 고백을
했다는것에대해.. 제발 하루라도 오늘도 보람차게 보냈다는
행복으로 두팔뻗고 행복하게 잠드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일부턴 조금씩 쉬어질것같다..
나에대한 자부심으로 가득차서 행복에 겨워서 눈물날 그날까지..
나의 공상의 억제와, 이상의 갈망은 계속될것이다..
좌절보다 일어서는 법을 차차 알아가는것 같기때문이다..
-너무 재미없는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카페 게시글
수필
단하루도 편히 잘수없었던 날들..
인썸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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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8.13 01:15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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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이지 저두 그나이때는 그랬어요 자신에 생활보다는 그래도 공상하며 지내는 그짧은순간이 있어 그나마 넘 행복한걸 ..이제야
전 이나이에도 계속그런걸요. 현실과 공상속의 괴리감 ㅜㅜ 하지만 잘만이용하면 지치고 힘든 일상속에선 충분히 안식처가 될수있잖아요. 풍부한 상상력은 잘만쓰면 엄청난 힘을 일으키는 마술이거든요.^^
상상력은 글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미레님께서 말씀하신 현실과의 괴리감만 잘 해결(?)하신다면 지금 충분히 행복해 지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어서세요.. ^▽^
다들 정말 감사드립니다..^ㅡ^*ㅋㅋ힘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