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난이도 5.14c급 루트가 새로 개척되었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저수지 옆 도로변에 위치한 ‘삼천바위’에 탄생한 등반길이 15m의 ‘촛불’이 그것이다. 삼천바위에는 ‘촛불’을 비롯하여 ‘Incredible King(5.14b?)’, ‘옛날옛적에(5.14a/b)’까지 3개의 5.14급 루트가 개척되었다. 완주 삼천바위 개척은 이승만, 이광민, 이도일, 김덕중, 이두영, 이병한씨 등 전주클라이밍클럽 회원들이 주축이 되었다. 전주바위오름 실내암장에서 함께 훈련하는 이들은 지난 가을부터 개척 작업을 시작해 지금까지 5.9∼5.14급 루트 총 22개를 마무리했다.
완주 삼천바위 개척의 주역들. 왼쪽부터 이승만, 이병한, 이광민씨.
‘삼천명의 사람들이 산정에 있는 바위를 밀어 떨어뜨렸다’는 전설 덕분에 삼천바위로 명명된 이 바위는 동서남북 4면을 지닌 사각 형태의 독립 바위로 대아저수지를 끼고 도는 732번 지방도 도로변에 있어 접근이 매우 편리하다. 또 바위 주변 바닥도 과거 무속인들의 기도터였던 덕분에 평평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고난도 루트가 밀집된 동면은 약 130도 정도의 오버행을 이루며 작은 포켓 홀드와 사이드 홀드의 연속으로 등반이 이어진다. 동면 중앙부에 가장 긴 루트인 ‘촛불’은 국내 최정상 클라이머인 손상원씨(코오롱스포츠챌린지팀)가 지난 6월 몇차례 등반해 본 후 5.14c급의 난이도를 예상했으며, 바로 옆 ‘Incredible King’은 아직 완등자가 없지만 5.14b 정도의 난이도를 예상하고 있다. ‘옛날옛적에’ 역시 5.14a/b의 난이도로 평가되고 있다. 오버행 페이스로 형성된 북면에는 가장 짧은 루트 2개가 났다. 바위 정상에 나무가 있어 물기가 약간 흐르지만 아직 루트개척의 여지가 남아있다.
‘Tarjan (5.12c)’를 등반하는 이광민씨. 130도 오버행을 이루는 동면에 고난도 루트가 밀집되어 있다.
오버행 페이스를 이루고 있는 서면벽 좌측에는 5.13급의 ‘미운오리새끼’와 ‘고산에가면’ 등 2개의 루트가 개척되었다. 서면벽 가장 우측 오버행 칸테를 따라 오르는 ‘Dream T.N tower(5.12d/13a)’는 2008년 전북연맹에서 계획하는 파키스탄 카라코람 히말라야 트랑고 네임리스타워 원정등반을 기념해 이름지었다. 이 루트는 시종 오른쪽 팔과 다리의 강력한 파워를 요구한다. 아직 손대지 못한 중앙의 오버행은 더욱 고난도의 루트가 예상된다. 80∼90도 경사의 페이스를 이룬 남면에는 초급자를 위한 5.9∼5.10b 난이도의 루트 7개가 개척되었다. 가장 오른쪽 루트 ‘삼천의혼1·2’는 정확한 개척자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동안 국내 5.14급 루트는 선운산 투구바위의 ‘Automatic (5.14a/b)’과 ‘Power Power(5.14b)’, 진안 마이산 오페라하우스 ‘무한도전(5.14a?)’, ‘꿈과희망(5.14a)’, 전북 부안 장군바위 ‘자유2000(5.14a)’ 등이 전부였다.
‘Dream T.N tower (5.12d/13a)’를 등반하는 이광민씨. 서면과 남면의 모서리를 따라 이어지는 이 루트는 시종 오른팔과 다리의 강력한 파워를 요구한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익산 나들목을 나와 봉동방면으로 799번 지방도를 따른다. 봉동읍 들어가기 전 고산·대둔산 방면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로 좌회전하여 고산면소재지를 지나면 운주·대둔산 방면과 동상면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대아리저수지·동상방면으로 우회전하여 진행, 대아자연휴양림 입구 우암교 200m 전 도로 왼편에 삼천바위가 있다. 도로변에는 차량 5∼6대를 주차할 만한 공간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전주를 거쳐 고산까지 온 다음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동상행 버스를 타면 된다. 고산면에서 택시를 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