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yEI98CM0yKI?si=D0EcIAp9QIVlxSGg
[대나무]
오늘 글을 쓰기 위해 대나무를 검색해 보니,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다년생 풀로서 벼과 작물이라 되어 있다. 내 무식이 탄로 나는 순간이다. 대나무는 마디마다 생장점이 있고, 죽순의 너비로 속을 채우지 않은 채 마디별로 위로 뻗으며 성장하니, 우후죽순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또한, 특이하게도 대나무는 번식을 매년 하는 것이 아니라, 5년에서 길게는 60년, 120년 만에 한 번 번식하기도 하여 꽃을 보기가 그렇게 어려운데, 그 부족한 번식을 대신하여 줄기가 뿌리가 될 수 있는 특성을 가졌다고 한다.
대나무가 땅속으로 줄기를 넓게 뻗어나가면서 빈 땅에 죽순이 돋아 자라는 식으로 집단을 형성하기에 한 곳에 자라는 대나무는 대부분 연결되어 있고, 수명이 다할 때가 되면 같은 해에 동시에 꽃을 피우고, 대량으로 씨앗을 남기고 말라 죽는 인해전술의 방식으로 포식자로부터 자손을 보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내가 대나무 잎을 보고 관념적 생각으로 대나무에 관한 시를 지었기에, 대나무를 조금 알아보고 나니 좀 부끄럽지만, 어쨌든 대나무는 새초롬한 잎에서부터 지조가 느껴지고, 속을 비운 채 하늘로 곧게 뻗은 몸과, 그 몸을 지탱하면서 단단하게 묶어 뿌리로 뻗어나가는 매듭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
영원할 것 같던 친구와의 우정이나 연인과의 사랑, 굳게 맺은 약속도 너무 쉽게 저버리는 사람들, 서로의 욕심으로 인해 망가지는 뜻깊었던 모임이나 사람들과의 관계, 나라를 위한 우국충절보다는 당리당략이 먼저인 정치인들, 아직도 비우지 못하고 채우려고만 하는 나.
오늘도 뒷산 대나무는 속을 비운 채 바람에 운다.
-나동수 수필집 "시와 당신의 이야기" 중에서-
첫댓글 대나무는 씨번식이 아니라 뿌리 번식이랍니다
대는 매년 죽순이 나는데 번식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고 조금씩 자리를 넓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