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년가까운 세월이 지난 얘기다. 대학에서 입학과장을 5년간 할때일이다. 늘가까이 지내던 동료는 아들이 대학입시를 치루는 중대한 시점에 게임에 미쳐 도무지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컵라면먹으며 심지어 방에다 깡통을 갖다놓고 소변을 볼정도였다. 아버지는 화가나서 창너머 공터로 컴퓨터를 집어던져 박살을 냈지만 아들은 카드대출을 해서 컴퓨터를 다시 설치했다. 그 아들은 기본실력은 있어 재수삼수하며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학과를 번갈아가며 원서를 내서 네군데나 붙었지만 제대로 다니질 않았고 그후 집을 나가 서울외곽지역으로 독립해서 공장을 다닌다는 소리를 들었다. 부모속은 그때부터 아마 썩어 문들어졌을것이다.
요새도 길건너 초등학교 상급반 남자아이들이 학교마치고 구석구석에서 옹기종기모여 스마트폰게임을 하는 것을 보게된다. 너희들 게임을 왜 하냐하고 믈어보면 하나같이 재밌어서요하고 대답을한다. 하기사 우리집 두아들도 초등학교다닐때 방과후 동네오락실서 살다시피해 저녁먹을때가 되서야 슬그머니 들어와 야단을 치고 집을 나가라고 소리쳤더니 곧바로 다시나가 오락실로 간적도 있다.
한달전부터 흥미로운 광고를 본분들이 있을것이다. 판교의 엔씨소프트본사가 있는데 기역자와 니은자를 합성한것같은 독특한 모양의 건물배경인 광고에 야간에 불이 환히 켜있고 변성기가 안된 초등학교학생이 전화를 하며 택진이형 어제도 밤샜어요? 라고 물으니 아니요, 일찍 일어나 일하고 있어요... 하는멘트만 있는광고였다. 여기서 택진형은 올해52세인 김택진엔씨소프트대표로 게임산업의 선두주자로 2조가 넘는 재산가로 등극한 대한민국 최고갑부를 말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지난주 새로운 게임이 출시가 되기도전 사전예약자가 738만명이라니 우리나라의 게임인구를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고 주요고객이 게임구매력이 가장 높은 30대와 40대남자들이라고 한다.
우리의 30대,40대시절에는 광풍처럼 불은 게임은 단연 고스톱이었다.지금은 철저히 개인주의가 자리잡고 사생활을 중시해 남의 집을 불시에 그것도 평일날에 들이닥친다는 일은 상상도 못한다. 그러나 그때는 아이들 첫돌이라고,전세라도 이사가면 집들이하라고, 부모님 상당하면 상가집에서 밤새도록, 회식을 하고 헤어지기 섭섭해서 삼삼오오짝지어 고스톱을 쳤다. 그러던것이 세월이 지나 개인주의 산물로 혼자하는 모바일게임으로 불같이 번지고 있는것이다. 한국의 신흥갑부는 거의 게임업체대표가 될정도로 바뀌었다. 사실우리 인생은 모든 순간이 결정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게임과도 같다. 아이들말대로 흥미진진한게 게임이다. 사는게 굴곡도 많고 갈등도 많다. 그시절 대학도 안가고 게임에 미쳤던 그청년은 지금쯤 뭘하는지 은근히 궁금할때가 있다.
첫댓글 그 게임 중독한 청년이
궁금하네유.
ㅎ 맞아요 이제는 혼자하는 게임이 대세죠
예전에는 같이 어우러져서 게임을 했는데요
그러면서 문제도 많이 생기고 이기적이 됩니다
문명이 발달되어 편한긴 하지만 부작용도 크죠
인간구조상 뭐 하나에라도 미쳐야 제정신으로 사는거 같아요..ㅎ
게임중독이 알콜중독보단 나을거 같아요.
중독성으로 인해 개발 되어지는
문화적 충격이 있더라고요
사람일은 몰르지만
알콜이나 흡연만은
노오~
게임에 너무 빠지면? 다른일에는 관심도 없고 집중도 못합니다. 다행이 프로게이머가 되면 성공하는거지만~~~ 다른 사회생활은 지장이있습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