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문해력, 서사 이해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걸 체감한다. 단락의 핵심을 자기 말로 바꾸어 요약하기 어려워하며,인물 간의 관계도, 개연성 유무를 잘못 파악한다.코로나로 학습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런데 만화나 웹소설 등을 열심히 보던 학생들은 문학을 이해하는 능력도 높은 편이다.
타노스가 없으면 어벤저스는 의미가 없고, 배트맨은 조커로 완성된다. 고담시는 가상의 지역이다. 반동인물이 있어야 주동인물이 빛난다.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알아야 윤동주의 간을 이해하며,시지프스를 알아야 인간의 실존을 안다. 그래서 요즘은 제발 무료웹툰이라도 보라고 호소한다.
유튜브 콘텐츠는 서사를 읽는 능력을 방해한다. 기승전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없이, 그냥 순간이 다다. 강약 조절을 하지 못하고, 모든 정보가 강이다. 단편적인 콘텐츠라 유기성을 찾을 필요도 없다. 역사 의식과 통시적, 공시적 이해도 불필요하다. 이야기의 자리를 순간이 차지한다.
이용악의 낡은 집을 수업했고,예전에 "친구가 털보예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농담했을 때 웃는 애들이 적었다. 아니나다를까, 다음 선지를 답이라 고른 학생이 있어서 기함. -털보는 나의 싸리말 친구 별명인데,털보네 식구들은 결국 야반도주를 하게 되지.(아니 털보가 털보를 낳냐고...) pic.twitter.com/smu30vpXZm
화자가 아니라 친구네 식구가 주인공이며,현재-과거-현재의 구성이란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외화(화자가 보는 현재의 낡은 집), Ⓑ내화(털보네 이야기)의 성격을 물었다. 정답은 현재-과거인데, 객관적-주관적, 작가 이야기-친구 이야기,들은 이야기-체험한 이야기 이런 선지를 고른 학생들이 있다.
웹툰을 즐겨본다는 학생에게, 그 웹툰이 재미있는 이유나, 내용이 어떤지 말해달라고 해도 대답이 궁색한 경우가 많다. 그냥 재밌어요, 내용을 말로 설명하기 어러워요,진짜 장난 아닌데 샘도 보시면 알아요. 그래서 가급적 문장으로 정리하라는 과제를 많이 내준다. 영상과 구어체의 세상이다.
첫댓글 강약 조절을 하지 못하고, 모든 정보가 강이다. < 촌철살인이다…
주제랑 약간 다르지만 이래서 웹소는 독서 아니라는 말 넘나 이해 안됨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 영상 볼 바에는 흔한 웹소라도 한줄 읽는게 훨씬 나아 다들 본인들의 독서에 자부심을 가지고 뭐라도 한줄 읽고 느낀점을 써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