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워서 산책은 커녕 잠깐 장에 다녀오는 것도 쉽지 않은 날이 이어지고 있는데
새벽기도에 다녀오는 시간은 선선하여 걸어갔다 오는 길이 상쾌하다.
오늘 새벽에 코를 골며 깊이 잠들어 있는 남편을 깨우는 게 망서려졌지만
며칠 전에 남편이 너무 고단하게 잠들어 있는 것 같아서 내가 깨우지 않고
혼자 새벽기도에 다녀왔더니 남편이 너무 아쉬워하면서 다음에는 꼭 깨워달라고 부탁했었다.
이곳에 와서 부부가 함께 새벽기도를 다니게 될 줄을 몰랐다.
새벽에 일어나려면 전날 밤 10시 전에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는 생활이 이제 자리가 잡혀가고 습관이 되어간다.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된 과정을 생각해 보면 꿈만 같기도 하다.
지난 1월에, 딸네가 있는 가평으로 이사를 가겠다고 우리 부부가 결정을 하였다.
그 때 딸네가 있는 아파트에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25평짜리 아파트가 있었고 우리가 샀다.
이 아파트는 신축인데 작년 8월부터 입주가 시작되었고
딸네는 작년 12월에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었다.
신축 아파트를 사서 입주하지 않고 있던 집 주인이 우리에게 매매를 한 것이었다.
우리는 1월에 주인에게 계약금을 주었고 4월 말까지 이사를 하는 것으로 약속을 하였다.
그리고 나는 집안 물건들을 처분하기 시작하였다.
4월 말까지 이사를 가게 될 것으로 굳게 믿었기에 미리미리 준비를 해나간 것이었다.
오래 사용한 물건들이었지만 아직 말짱해 보여서, 더러 팔기도 했지만 대부분
당근에 나눔으로 내놓고 필요한 사람들이 가져가게 하였다.
무거운 가구에서부터 소소한 물품들을 깨끗하게 닦아서 당근에 나눔으로 올리면 금새 신청이 들어왔고
가지러오는 시간을 정하고, 큰 물건들은 그 분들과 함께 남편이 아래로 옮기느라 애를 많이 썼다.
이렇게 처분하는 물건들의 가짓수가 너무 많아 나눔을 하기도 힘들기에
나중에는 그냥 버리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물자를 아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누군가가 가져가서 요긴하게 쓸 수 있음에
끝까지 알뜰하게 나눔을 하였다.
애착이 있던 물건도 다 처분하고 정말 꼭 필요한 물건들만 남겨서 이곳으로 가져왔다.
살림살이가 확 줄어들어서 이곳에서 생활하는 게 가뿐하고 수월해진 면이 있다.
이곳에 와서 이 집 사이즈에 맞는 커튼을 새로 했고
무겁고 크고 가죽이 벗겨졌던 소파는 버리고 왔고 이동이 수월한 가벼운 소파를 새로 샀다.
용량이 컸던 통돌이 세탁기는 이곳에 와서 팔았는데 5만원에 젊은이들이 와서 사갔고
나는 용량이 좀 적은, 세탁기와 건조기가 위 아래로 붙어있는 일체형을 새로 사놓았다.
장마철에 건조기 덕을 많이 보았다.
살던 아파트를 팔고 새로 사는 과정에서 돈이 적지 않게 남았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사올 엄두를 내지 못했을 텐데 경제적으로도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이사갈 준비를 하는 동안 2월과 3월 중에 많은 사람들이 포항집을 보러 왔었다.
그러나 3월 말까지 사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 딸도, 나의 형제들도, 지인들도 걱정을 많이 하였다.
집이 안 팔릴 것 같은데, 돈도 없으면서 4월 말까지 어떻게 새 아파트 잔금을 내려나..
남편과 나는 열심히 기도를 하였다.
남편도 한번씩 걱정을 하기에 그럴 때마다 나는 남편과 같이 기도를 드리자고 하였다.
" 하나님 저희 4월 말까지 이사를 가야하는 거 아시지요?
잔금도 내야 하는데 저희에게 돈이 없는 것도 아시지요?
이런 상황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가장 좋은 때에 좋은 방법으로 해결해주실 줄 믿습니다."
나는 그렇게 될 것을 정말 의심하지 않았다.
나만 마음이 평안했고 주위 분들은 다 걱정을 하였기에 미안하다.
3월이 가기 전에 세살쯤 되는 여자 아기를 안고 젊은 부부가 우리집을 보고 갔다.
그리고 곧 우리집을 사겠다는 연락이 왔다.
자기 집이 안팔리면 대출을 받아서 우리가 이사가는 날에 잔금을 치루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우리에게 잔금을 치루었고
그 잔금을 받아 우리도 우리 집 주인에게 잔금을 치루고 4월 말에 무사히 이사를 하였다.
그런데 이사할 때 마지막으로 내게 큰 걱정이 있었다.
이사짐업체에서 이사 시간을 새벽 5시로 정한 것이었다.
그들은 스케줄이 빡빡하여 달리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하였다.
새벽에 이사를 하면 고가 사다리에서 나는 소리며 짐 옮기는 소리며 얼마나 시끄럽겠는가.
아이고... 이사하면서 이웃에게 이렇게 민폐가 되면 어떻게 하나...
나는 또 기도를 간절히 드렸다.
하나님 이웃에게 폐끼치지 않고 가게 해주세요. 제발... 빕니다.
며칠 지나고 이사짐업체 사장님에게 전화가 왔다.
이사가기로 정했던 날 대신에, 하루 전 날 오후 낮 시간으로 시간을 변경할 수 있게 됐다고...
나는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이사하게 된 것이 너무너무 감사했다.
그렇게 아무 탈없이 이사를 잘 하였다.
살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닥칠 때마다 이제 나는 염려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소상히 말씀드리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해결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의심하지 않고, 하나님의 방법과 하나님의 때를 구하며 믿고 기다린다..
이러한 믿음으로 마음이 평안하며 범사에 감사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은혜를 새벽기도를 통하여 아주 조금이나마 갚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제들과 친지들과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우리 나라를 위해
새벽을 깨워 기도드리고자 한다.
새벽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 때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밤잠을 못 자고 늦게 잠이 들었을 때 새벽 4시 40분에 나는 알람소리는 무섭다.
그러나 일어난다.
은혜를 생각하면, 고통받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일어날 수 있다.
남은 평생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건강을 주시고 또 여건을 주셔서
새벽기도로 헌신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원하네.
첫댓글 모두 감사할 일이네~~^^
아멘~~
나도 42년 살던집에서 근처 면소재지 죽산으로 몇달에 걸쳐 이사 잘 했다네 우리도
큰물건들 다 버리고 내차로 이사 마쳤어요. 새집을 선물로 주신 주님께 남편은 아침에 일어날때마다 절로
감사가 나온다고 얘기하고있다네. 감사해~!
새로운 곳에서 시작된 순희의 삶이 영육간에 강건하고 행복하기를 비네.
@양숙희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