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강원도 산골 사람이다 정주영 아버지가 산골에서 가재다랑이에 농사를 짓는데, 하루는 정주영이 보니 아버지가 소 한 마리를 팔아다가 그 돈을 꿰짝에다 넣어두더란 말이다 정주영이 그걸 노리고 있다가 가족이 없는틈을 타서 그 돈을 훔쳐서 도망을 왔다 소 한 마리 훔쳐가지고 인천을 왔다 거기서 가대기질도 하고 짐푸는 일도 하고 그랬다
그런 일을 하다 빈대한테 교육을 받았다 정주영이 빈대한테 교육받은 얘기를 할테니 들어봐라 그때는 노동자들을 수용하는 함바라는게 있었다 거기서 밥도 먹고 잠도 잤는데 촌사람이 어디가서 돈 주고 잘수도 없으니까 정주영은 거기서 밥 사먹고 잠도 자고 그랬다 아 그런데 거기에 빈대가 그렇게 많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빈대, 벼룩, 이도 못봤을테지만 그당시 동대문경찰서에 들어가면 빈대가 얼마나 많은지 빈대때문에 잠도 못자고 쪼그리고 앉았다 만다고 했다
정주영이 그 함바상 위에서 자려고 하는데 빈대때문에 잘 수가 없다 가만히 보니 빈대가 상다리를 타고 올라온다 그래 물담은 양푼에 함바상 발을 넣어 놓으면 빈대가 함바상 위에 있는 침상에 못올라 올게다 하고서 침상에 있는 빈대를 다 떨궈내고 양푼 너덧개에 물을 담아서 상 발을 거기에다 넣고 잤다 그러니까 하룻저녁은 잘 자지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는 빈대가 도로 와서 깨문다 그래서 등불을 켜놓고서 살펴보니까 빈대란 놈이 사방으로 벽을 타고 올라가 천정으로 가서 자기가 있는데로 똑똑 떨어진다 그걸 보고서 야~ 참 빈대도 저렇게 지능이 발달됐는데 나는 빈대만도 못한 놈이로구나 그래서 거기서 나가 말마차를 끄는 마부가 돼버렸다 그러고는 돈을 벌어서 저 충청도 서산바다를 막았다 AB지구라고 하고 서산,홍성, 보령 이렇게 세 군을 건너막았으나 오죽이나 큰가. 그런데 그것을 왜 막았냐면 거기에 공업단지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관청에서 허가를 안 해준다 안해주는데 도리가 없잖은가 그래서 할 수 없이 그 땅을 개간을 해서 농사를 지었다 그리고 그 넓은 땅에 다 농사를 지을수도 없고 해서 나머지 땅에는 소를 먹였다 정주영 자신이 '통일소'라고 이름을 지어서 붙여서 소를 여러 천마리 키웠다 그렇게 소 한마리를 훔쳐가지고 와서 성공했는데 이북사람이니 늘 고향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아버지 생각도 나고 그 소 혼마리 생각도 나고 그래서 북으로 소 천마리를 끌고 갔다 그것도 그 사람이 자동차 공장을 안하면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렇게 해서 "소 한 마리가 천마리가 되어서 갑니다" 소 한마리 훔쳐가지고 온게 천 마리가 돼서 간다는 말이다
상제님 공사에 상씨름판에 소가 나오면 씨름판이 걷힌다는 말씀이 있다 평생동안 무슨 일을 했냐 상제님 천지공사에 이바지한 것이다 그 사람은 그일 하러 생겨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