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부터 진행된 한-말련 중소기업 교역상담은
현지시각으로 6시가 조금 넘어 끝났다.
여전히 나의 이 어눌한 영어로
11개 현지기업을 상대하다 보니 녹초가 다 되었다.
마지막 기업과의 면담을 끝내자 마자
샘플정리를 직원에게 맡기고는
곧바로 호텔방으로 올라와 침대에 누웠다.
1시간 남짓 깊은 잠에 빠지고 난 후
저녁 약속장소로 나갔다.
KETI 주관으로 준비된 만찬은 나름 데로 품위가 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랍스터와 킹크랩 그리고 해산물 요리로 이어지는
2시간 남짓의 코스 요리는 포도주와 곁들여져
하루 종일 시달렸던 상담 노동(?)의 여독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내 옆 한칸건너에 앉은 Jinni 라는 현지파견 한국인 여직원은
미모와 함께 유머까지 겸비해 식탁을 풍요롭게 하기에 충분했으며
딸을 둘씩이나 가진 내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나름 데로 투영해 보게도 했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와 재즈 바에서
무알콜의 캌테일을 한잔 마시고는
방에 돌아와 조금은 뜨겁다 싶은 온도로 샤워를 하고
이제 테이블에 앉아 오늘 하루를 정리해 본다.
창 밖으로 보이는 쿠왈라룸플의 도시 전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전에 싱가포르에 출장을 왔다가 잠깐 들른 적이 있으나,
도심 호텔에 묵기는 처음이다.
운이 좋게도 이 도시의 가장 자랑거리라는 쌍둥이 빌딩이
내방 창가에 훤히 내다보여
이 도시의 야경이 상하이나, 시드니, 뉴욕 야경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음을 느낄 수 있어 나는 지금 참으로 행복하다.
늘 그렇지만 이런 아름다운 도시에서
홀로 밤을 보낼 때는 꼭 아내가 생각난다.
지금은 분명 내일 새벽기도를 위해 곤히 잠들어 있겠지……
여행 후에 늘 아내에게 했던 말을 다시 곱씹어 본다
“50전에 어느 정도 안정되면
50후에는 당신과 꼭 세계여행을 다닐 거야”
아내와의 약속을 이룰 수 있을까?
그때까지 내가 살아 있을수 있을까?
마지막 수술을 한지 2년 반이나 지나왔으니
내몸에 있던 암세포 들은 다 떠나 갔겠지.
제발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
어쨌든 나는 오늘 이곳 쿠왈라룸플 에서
또 하루의 아름답고 행복한 밤을 보낸다.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겠다.
그리고 나를 위해 늘 기도하는
내 사랑하는 아내 미숙이 에게도….
2006년 11월 23일 00:30분쯤
쿠왈라룸플 에서
카페 게시글
예쁜♡마음들
쿠왈라룸프르 에서..
젠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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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24 10:2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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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신의 아름다운 하루가, 당신 한사람만을 위한 하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멋진 글이네요. 출장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시길...
미숙이님은 좋겠당 ㅎㅎㅎㅎ
멋지세요...총총..
가슴 따뜻...저도 이토록 소중한걸 얼른 찾고싶어집니다...
예전에 뱅콕에서 페낭 쿨알라룸플을거쳐 싱가폴까지 버스여행한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생각이나네여^^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이 충만하시길요^^
따뜻한 마음이 전해주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