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함산을 올라라
웃음으로 올라라. 바렸던 가얏고 줄 ( 絃 )얹어 놀아보니 淸 雅한 옛소리 반가이 나는고야
반만년 풍파세월
아픔된 가슴안고
이 曲調 그누가 모르랴, 가슴품어 안고서
짚새기 단표자 (單瓢子 ),땀 흘려 올라보자
동해바다 물들이는 태양도 반겨보자.
"십일면 관음 보살상"( 十一面 觀音菩薩像 )
世紀를 가로지른 한결같은 그 자태, 그대로
흐트러짐 없이 골똘한 생각으로
사유 ( 思惟 )속에 계시더라.
석굴의 본존불을 감싸안듯 부조( 浮彫 )되신
발돋음 높이 연좌 (宴坐 )딛고,
속눈썹 조으시듯 동해를 굽으시며 의젖이
계시더라.
연유 ( 緣由 ) 깊은 미소 하마 지으실까.
슬픈 얼굴인가 하면, 그리 슬픈것 같지않고
미소 짓고 계신가하면, 준엄한 기운 감추신
형언할수 없는 거룩함으로,
衆生의 業과 生,老,病,死 의 고통을 아득히
벗어나, 해탈 ( 解脫 )의 경지에 드신 온화함으로 천여년을 홀로 계신다.
특급열차 이듯 달려왔다.
푸른시절 서둘러 꽃잎 연 햇살꽃 그늘의
낭만도,
계절의 여왕 오월도 스치듯 지나치며,
이글대는 폭염의 타는 목마름을 냉수한바가지
달래려니,
푸른음색의 흐느끼듯한 사랑노래 넓은잎새는,
시나브로 앞;뒷산 불태우듯 색바래며
가을로 성큼 걸어든다.
가을인가? 가을이 깊어졌나?
아득히 펼쳐진 무한강산은 말떼가 질주하듯,
색바랜 꼬리로 지평선 넘어로 사라져간다.
겨울인가? 朔風은 우듬지 끝에 차다.
만상이 얼어 붙는다.
문풍지 떨며우는 바닷가 오두막집,
찬바람이 바다를 몰고와,
草屋의 동백삽짝을 울음 울게한다.
三冬추위를 한겹 명주수건으로 건너야하는
小市民의 애환처럼,
어여쁨도 폭넓은 미소도 잃어버린,
추위속을 온몸으로 걸어든다.
그 三冬에도 얼음장 아래서는 물고기가
노닐고, 물풀들은 키가 커간다.
머지 않을 날, 봄물에 얼음 떠내릴 때,
草屋담장에도 봄물이 솟아오를것,
동백울타리도 띄엄 띄엄 꽃을 피울것,
어떤 고결한 영혼이나 뜨거운 애욕의 정녕이듯 겨울은 떠나간다.
이 밤 세우면 그윽한 미소함께,
파랗게 질리며 겨울을 건너온 동백들,
못다피운 시간 기다리다 지친 가슴 억누루질
못해,
가슴속 담고 있던 응어리 하나;둘 풀어내며
붉은 웃음으로,
붉은고름을 풀어낸다.
겨울이 떠나가나?
봄바다는 안개 자욱히 짙어 져 간다.
봄바다 안개 헤치며 두리둥실 배 떠나간다.
물 맑은 봄바다를 미끄러지듯 배 저어간다.
노 저으며 강남제비 반기려,
달 뜨는 봄바다를 강남으로 떠간다.
"瑤 草 芳 兮 春 思 芬"
( 요 초 방 혜 춘 사 분 )
"蔣 奈 何 兮 是 靑 春"
( 장 나 하 혜 시 청 춘 )
(꽃피어 봄마음 이리 설레니
아, 이 젊음을 어찌 할거나 ).
반속요 ( 返俗謠 ) 한 首 둘러메고 속세로
돌아가는 신라 7세기 젊은 여승 설요 (薛瑤 ),
봄의 관능이요, 대책 없는 젊음의 충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