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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을 꺼내고 난 가마야말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풍부한 최고의 찜질방이다. 몸속의 불순물이 다 빠져나오고 혈액순화이 잘 되어 이런 찜질에 맛을 들인 사람은 한여름에도 즐겨 찾곤 한단다.
강원도 횡성참숯 굽는 산골의 겨울 색깔은 무채색이다. 연기와 재로 인해 거무튀튀하다. 하지만 따사로움이 넘친다. 가우언도 횡성에는 국내 최대의 숯 굽는 마을이 있다. 횡성군 우천면 포동리, 이른바 고래골에 위치한 '강원 참숯' 공장이다. 말이 공장이지 숯가마가 즐비한 지극히 촌스럽고 예스러운 공간이다.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잿빛 하늘로 연기가 자욱이 올라가며, 엄동설한임에도 인부들이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이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인부들은 불을 하도 많이 쬐어서 옷에서 소금이 떨어진다고 엄살을 놓지만 종일 내내 불을 때는 일을 생각하면 허풍만은 아닌 것 같다. 방문객들은 황토가마 안에서 찜질을 즐긴다. 숯을 꺼내고 난 가마야 말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풍부한 최고의 찜질방이다. 몸속의 불순물이 다 빠져나오고 혈액 순환이 잘 되어 이런 찜질에 맛을 들인 사람은 한여름에도 즐겨 찾는다.
이 자그마한 골짝에 들어서면 맨 먼저 수북이 쌓인 목재부터 눈길을 끈다. 지붕들은 양철 따위로 눌러 놔 아프리카 흑인 빈민촌인 소웨토를 떠올린다. 뭉개연기가 낡은 지붕 위로 스멀스멀 나오고 검댕이 묻은 사람들이 바삐 수레를 밀거나 삽질을 하는 광경은 '엄마 어렸을 적에'를 떠올린다..
고래골 참숯가마는 역사가 30여 년 되었으며 대개 가마 20여 개를 사용한다. 말이 가마이지 참나무 15톤이 들어가는 거대한 황토 움집이다.
흙으로 쌓은 커다란 가마에 굴참나무 물참나무 줄참나무 갈참나무 등의 참나무 종류를 가득 세워 넣고 아궁이를 막고 5일간 불을 땐 후 하루 동안 숯을 꺼내고 나머지 하루 동안 빈 가마를 찜질방으로 활용한다. 이런 과정이 1주일 주기로 반복된다.
첫날 참나무를 가마에 가득 넣고 입구를 황토로 막은 다음 조금 위쪽에 내어 놓은 구멍으로 불을 땐다. 5일간 땀을 뻘뻘 흘리며 불을 땐다. 구멍을 위쪽에 내는 이유는 숯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완성된 숯은 부피가 원래 목재보다 약 10분의 1로 줄어들어 있다.
숯은 크게 두 종류다. 아궁이째 식혀서 꺼낸 검탄 혹은 흑탄이 있고, 다탔을 때 아궁이의 밑을 약간 헐어 산소를 충분히 더 넣어 주어 완전히 태운 다음 순식간에 재를 덮어 만든 백탄이 있다. 고래골의 숯은 품질이 좋은 백탄이다. 흑탄은 섭씨 약 600도에서 구워 낸 숯이지만 백탄은 최고 1300도에서 구워 낸, 겉이 약간 하얀 숯이다. 그 뜨거운 불구덩이에서 숯을 꺼내는 작업은 지독한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쇠고무래와 삽으로 한 켜 한 켜 꺼낸다. 한 켜를 떠내고 선풍기 따위로 공기를 불어 넣어 완전히 연소시킨 다음 약 1시간 30분간 가스가 빠져 숯이 말갛게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꺼내 재를 덮는다. 이글거리는 가마에서 불꽃이 맑게 튀는 모습은 화려한 불꽃놀음을 연상하게 한다.
불 때는 시기가 가마별로 다르기 때문에 방문객은 늘 찜질을 할 수 있다. 가마 개봉시 내부 온도는 150도를 넘는다. 하지만 땀까지 마르기 때문에 화상을 입지 않으며 온도가 곧 내려가 오후 쯤이면 적당한 온도가 된다. 숯 찜질은 신경통에도 좋지만 산후 요통이라든가 눈에 기름기가 낀 사람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웰빙 바람과 함께 참숯의 장점이 널리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숯 공장이 100개도 넘게 생겼다. 강원도 횡성의 강원참숯(033-342-4508), 경원참숯(033-342-0413), 원주의 신림참숯(033-763-9070), 충북 제천의 백운참숯(043-651-1265) 등이 대표적이다.
숯은 전통적으로 일상에서 매우 다양하게 이용되어 왔다. 아이가 태어나면 산모와 아이가 부정타지 않도록 금줄에 숯을 끼워 놓곤 했다. 배탈이 나면 타서 먹기도 하고, 장을 담글 때 항아리에 넣기도 하고, 전기 다리미가 발명되기 전에는 다리미에 투입하기도 했다. 세계 문화유산의 하나인 팔만대장경이 원형 그대로 700여 년 동안 유지되어 온 것도 숯의 신비한 특성에 크게 기인했다고 알려져 있다.
함박눈이 날리는 겨울, 스키장과 온천 스파만 가지 말고 훈훈한 참숯 아궁이를 찾아 찜질로 몸을 가볍게 하고, 우리 나라의 숲에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참나무의 일생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자.
교통 - 자가용 : 중앙고속도로 횡성IC~김천 방향 6번국도~정금리 문화마을~포동리 강원참숯. 또는 영동고속도로 새말IC~우천읍에서 둔내 방향 6번국도 우회전~정금리 삼거리에서 갑천 방향으로 좌회전~고개 넘으면 강원 참숯. 대중교통은 매우 불편하다.
음식&숙박 - 음식 : 횡성 읍내에 한우고기집이 꽤 많다. '안골막구수(033-342-0006)'의 국수와 곰탕. 대성식당(033-340-2603)', 청일주말농원(033-342-5230)은 더덕 요리 전문. 숙박 : 황토방 15개 운영(033-342-7654). 횡성읍에 여관이 많다.
여행정보 - 주변명소 : 현대성우리조트(033)340-3000. 장송모 도자연구원(033)342-0011 공근면 창봉리. 횡성칠기 단지(033)342-7654. 우천면 오원 횡성읍 횡성5일장(1, 6일)
횡성군청 관광경제과 (033)340-2545 www.hsg.go.kr
첫댓글 저기 가봤는데, 참숯에 삼겹살구이가 생각나네요...숯가마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고기냄새나 땀냄새가 전혀 안납니다...각종 환자들도 많이 찾아오더군요...한번 가보셔도 후회 안할겁니다...시설은 영 안 좋습니다...가실때 면이불 챙겨가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