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광고해약 사태(1974.12)- 백지광고
(동아일보, 1993.4.1)
동아일보의 유신반대에 대해 박정희 정권은 1974년 12월 광고무더기 해약이라는 보복조치를 가했다. 이들 광고지면은 독자들의 격려 광고로 채워졌다. 격려 광고의 내용들 가운데 일부이다.
1972년 10월 유신체제가 선포된 뒤 두 해째인 1974년 10월 24일 동아일보 기자들은 '자유언론실천대회'를 개최하였다. 긴급조치 1,4호가 발동되어 군사법정에서 종교인, 문인, 언론인, 대학교수, 변호사, 대학생 등 수많은 양심적인 인사들에게 사형, 무기징역, 15년 징역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을 때였다. 동아일보 기자들은 "우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미증유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에 있음을 선언한다... 우리는 교회와 대학 등 언론계 밖에서 언론의 자유 회복이 주창되고 언론인의 각성이 촉구되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뼈 아픈 부끄러움을 느낀다. 본질적으로 자유언론은 바로 우리 언론 종사자들 자신의 실천과제일 뿐 당국에서 허용받거나 국민 대중이 찾아다 쥐어주는 것은 아니다..."고 천명하고 1)외부간섭배제 2)기관원 출입 거부 3)언론인 불법 연행 일체거부 등 3개항을 결의하였다. 경영진이 이 내용의 기사화를 거부하자 기자들은 제작거부로 맞서 10월 24일자 신문은 나오지 못하고 10월 25일자에 실리게 되었다. 이후 여러해 동안 금기로 되어 있던 데모, 인권회복기도회, 노동자들의 쟁의, 야당의 체제비판 발언, 개헌문제까지도 기사로 다루었다. 그러자 74년 12월 30일부터 정권의 압력을 받은 대광고주들의 광고철회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광고지면이 백지로 나가자 세계 광고 사상 유례가 없는 '자유언론 격려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학생.지식인.종교인은 물론 주부까지도 참여하여 민주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민중의 염원을 그대로 드러내 주었다. 이에 대해 정권과 경영주들은 기자를 비롯한 언론인들을 해임하는 것으로 맞섰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에서 축출된 자유언론의 주역들은 동아자유언론소호투쟁위와 조선자유언론투쟁 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자유언론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동참하였다. 이들은 80년 해직언론인협회를, 84년 12월 민주언론운동협의회를 결성하였고, 기관지로서 '말'을 창간하였다. 87년 6월항쟁 뒤 자유언론에 대한 민중들의 열망에 부응하여 이들이 주축이 되어 <한겨레신문>이 창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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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탄압으로 인해 백지가 된 광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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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광고가 시작이었을 겁니다.
“우리는 알고 있노라 동아가 우리의 것임을
우리나라의 겨울 산 능선과 벌판이
우리의 것임을 알고 있으며
어느 시대의 권좌가 우리의 것이 아닐지라도
동아는 우리의 것임을 알고 있으며
동아가 동아 이상의 것임을 알고 있노라
동아의 취재자는 우리 자신이며
동아의 편집자는 우리 자신이며
동아의 텅 빈 광고야말로 우리 자신의 아우성임을 알고 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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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죽어도 죽지 않으며 우리는 우리의 의와 사랑의 자손으로서 세세생생 살아있노라
동아여, 동아여, 동아여, 동아여, 고난의 동아여”
고은 - ‘동아일보에 붙이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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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폭발적인 격려.
“동아야 우리는 안다. 너희는 불사조임을...”
“가슴아픈 우리는 꼭 승리한다.”
“자유 정의 진리여 싸워 이기라.”
“동아의 굳건한 필봉은 꺾이지 않으리.”
“존경하는 삼천만 배달민족이여 권력과 악질 재벌들에 대항하여 우리 국민의 선두에서 정의를 위해 싸우는 동아를 구하는 데 모두 일어납시다. 그리고 권력의 앞잡이나 하고 재벌의 돈이나 받아먹는 다른 신문이나 방송은 구독이나 청취를 하지 맙시다.”
“동아의 고통은 바로 우리 자신의 아픔입니다. 힘을 내어 용감히 싸워 주십시오.”
“해마다 1년간 모은 돼지저금통을 깨어서 불우이웃을 도와왔으나 이번에는 광고해약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아를 위해 쓰기로 했습니다.”
“굽히지 말고 견디어라 민족의 얼 동아여, 기필코 광명 있으리”
“우리들에게 희망을 준 동아일보여 감사드립니다.”
“긴급조치로 구속된 동료학생들에게 차식비로 전하려 했으나 이길마저 당국이 차단해서 광고없는 동아일보에 성금으로 바칩니다.”
“민의가 동아의 고난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의 자랑이요 조국의 등불인 동아일보를 사랑합니다.”
“동경 정인량의 맥박은 동아와 함께 뛰고 있습니다.”
“배운대로 실행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이렇게 사죄하나이다.”
“4.19의 꽃은 어디에 피었는고?”
“술 한잔 덜먹고 여기에 내 마음을 담는다”
“요즘처럼 스스로가 부끄러울 때가 없었다.”
과거의 동아일보는 현재의 한겨레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나라에서 강제로 자른 기자들이 나가서 만든 게 한겨레라고 하네요
ㅠㅠ......저랬던사람들은 지금쯤 다 다른곳에서 일하고 있는거군요..
그 다른곳이 한겨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