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사퇴 표명 "구단불신 못참겠다"
김성근(60) LG감독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김감독은 22일 “구단이 나를 노골적으로 싫어한다.나를 원하지 않는데 내가 굳이 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김감독과 LG 구단은 사실 올시즌 내내 불편한 사이였다. 시즌 초반
,어윤태 LG사장이 김감독 야구스타일과 선수단 운영방식 등을 비판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그러나 이들의 불안한 동거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봉합되는 듯 했다. 어사장은 포스트시즌을 거치면서 어느정도 앙금을 털어냈는지 김감독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다.
하지만 양측의 갈등은 지난주 코칭스태프 인선 과정에서 다시 표출됐다. 김감독의 코칭스태프 개편안에 구단이 제동을 건 것이 화근. 그러자 김감독은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감독 사퇴’라는 극약으로 폭발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감독은 “코치 2∼3명을 교체하는걸 반대했다고 그만 두겠다는 것이 아니다. 구단은 처음부터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 또 몇 번이고
자르고 싶어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올해는 어쩔수 없이 나를
내몰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시작부터 흔들 게 뻔하다. 나를 믿고 따른 선수들 때문에 망설였지만 그런 사람들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윤태 사장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직후 김감독 면전에서 “올해는 김성근야구였지 LG야구는 아니었다”며 올시즌 선전을 치하하기는커녕 오히려 폄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근 감독은 이날 저녁 전화로 구단측에 사퇴의사를 전했다. 구단측은 뒤늦게나마 김감독을 설득하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김감독은 휴대전화를 끊고 23일 새벽까지 만나주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LG 사령탑에 오른 김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10월까지다.
한편 LG구단의 한 관계자는 “김감독님의 코칭스태프 개편안을 크게
반대한 것은 아니다. 올해 준우승을 거뒀으니 일본인 코치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잔류시키자는 구단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그런데 김감독님은 이것을 구단의 간섭으로 오해하신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