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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용어4)권화~귀면문
50. 권화 (權化)
“권화”라는 말은 요즘 ‘incarnation’ 이라는 영어의 번역에 쓰이지만 원래는 산스크리트어 아바타라 (avatara) 등을 번역하는데 쓰인 한자어이다.
부처님이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임시로 갖가지 모습을 취해 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
또는 그렇게 해서 나타나게 된 임시적인 모습을 가리킨다.
권현, 화신, 변화신, 변화(權現,化身,變化身,變化) 같은 말들도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본래 ‘변화’라고 하면 일상용어로서는 부처님이나 보살이 아닌 괴물이나 요술쟁이의 모습으로
바꾼 것을 가리켰다. 부처님, 보살 가운데서 가장 심하게 권화나 화신이 된 것은 관음보살일 것이다.
51. 극락전 (極樂殿)
극락전은 아미타여래를 본존으로 모시는 불전으로, 대적광전, 대웅전과 더불어 사찰의 중요한 법당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때로 ‘보(寶)’자를 더해 격을 높여 극락보전이라 하기도 하고, 아미타여래의
명호를 직접 사용하여 미타전이라 부르기도 하며, 아미타여래의 권능과 자증의 내용을 새겨 무량수전이라 칭하기도 한다.
사찰에 따라서는 극락전 주변에 안양교(安養橋), 안양루 등의 건축물들을 배치하여 사찰 전역이 극락세계임을 강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극락전의 주존불인 아미타여래는 삼신불, 즉 법신, 보신, 화신 중 보신에 해당하는 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법장보살이었을 때 세운 48원을 성취함으로써 부처가 되었고 극락의 세계를 이룩하였다. 그래서 극락전은 아미타여래가 임하고 있는 극락을 상징하는 전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극락이란 오직 즐거움만이 있는 곳이며, 그 즐거움은 아미타불의 본원(本願)에 의해 성취된 깨달음의
즐거움이다.
<아미타경>에 의하면, 극락세계는 서방으로 십만억불토(十萬億佛土)를 지난 곳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염불과 선이 둘이 아니라는 선정불이(禪定不二)사상은 선정에 들어 아미타여래를 염하면 그 곳이 바로 극락정토라는 믿음을 낳아 그런 행위가 이루어지는 극락전이 곧 극락정토로 관념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사찰의 극락전에 봉안된 아미타불은 아미타구품인 중에서 한 가지를 취하거나 묘관찰인
(妙觀察印:불가사의한 힘으로 모든 법을 관찰하여 설법하는 지혜를 드러내는 수인)을 취하고 있으며, 좌우의 협시보살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두고 있다.
아미타불에겐 자비문과 지혜문이 있는데, 관세음보살은 자비문을 표하고, 대세지보살은 지혜문을 나타낸다. 대자대비를 근본 서원으로 하는 관세음보살은 세상을 교화함에 있어서는 중생의 근기에 맞추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대세지보살은 이 보살의 지혜 광명이 모든 중생에게 비치어 3도(途)를 여의게 하고 위없는 힘을
얻게 하므로 대제지라하며, 또 발을 디디면 삼천 세계와 마군의 궁전이 진동하므로 대세지라 한다.
형상은 정수리에 보배병을 얹고 아미타불의 오른쪽에 있다.
현존하는 극락전 건물 중 건축사적으로 중요시 되고 있는 것을 살펴보면 안동 봉정사 극락전(국보 제15호),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제18호),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국보 제13호), 부여 무량사 극락전(보물 제356호)등이
있다. 위 극락전 건물 외에 영천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보물 제790호), 완주 화암사 극락전(보물 제663호), 청도
대적사 극락전(보물 제836호) 등의 불전도 눈여겨볼 만하다. <사찰100美100選 上卷54쪽, 허균 글, 불교신문사>
52. 극락정토 (極樂淨土)
극락(極樂)은 ‘지극히 즐겁다’는 것이요 정토(淨土)는 ‘깨끗한 땅’이란 뜻이다. 극락정토는 자연환경이
좋고 물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모든 대중이 자유와 평등 속에서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불국토(佛國土)다. 실제로 불국정토가 있느냐? 없느냐? 의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극락정토는 실제로 존재한다. 어떤 사람이 ‘마음이 극락이다.’ 라는 말을 한다.
이것을 유심정토설(唯心淨土說)이라 한다. 물론 마음이 너와 나의 차별이 없는 대자비심을 가진 사람은 둥글고 밝은 진실한 그 마음 자체가 극락일 수 있다.
“마땅히 알라 바로 마음이 보살의 정토이다. 만약 보살이 이 정토를 얻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정화하여야 한다. 그 마음이 아름다우면 세계가 아름답다.”<유마경>
“깨달음의 차원에서 말한다면 너와 내가 없다. 사바세계와 극락세계가 본래 한 마음이며 생사 열반이
결국 둘이 아니다”<원효 무량수경종요>라 하였다.
여기서부터 서방으로 십만억 국토를 지나가면 아미타 부처님이 계신 불국토가 있으니 여기가 극락이다. 이를 일러 타방정토설(他方淨土說)이라 한다.
이 세상에서 기도 많이 하고 좋은 일 많이 하며 불도량을 가꾸는 사람은 마음이 아름다워 이 사바세계에 있으면서도 정토의 즐거움을 느낀다. 이를 차방정토설(此方淨土說)이라 한다.
그 업이 당연히 저쪽 타방정토 아미타 부처님계신 나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선인선과(善因善果)는 곧
진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천대천세계의 공간 가운데에는 우리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사는 땅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삶과 죽음이 없는 극락세계도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괴로움 자체인 지옥도 있다. 인간의 몸을
받았을 때 기도정진으로 복을 지어야 한다.
☀ 극락왕생발원문 (極樂往生發願文:연지대사)
극락세계에 계시오며 중생을 이끌어 주시는 아미타불께 귀의하고 그 세계에 가서 나기를 발원 하옵나니 자비하신 원력으로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네 가지 은혜 끼친 이와 삼계 중생들을 위해 부처님의 위없는 도를 이루려는 정성으로 아미타불의 거룩하신 명호를 불러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나이다. 업장은 두터웁고 복과 지혜 엷어서 때 묻은 마음 물들기 쉽고 깨끗한 공덕 이루기 어려워 이제 부처님들 앞에 지극한 정성으로 예배하고 참회하나이다. 저희들이 아득한 옛적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몸과 말과 생각으로 한량없이 지은 죄와 무수이 맺은 원결 모두 다 풀어 버리고 이제 서원을 세워 나쁜 짓 멀리하여 다시 짓지 아니하고 보살도를 항상 닦아 물러나지 아니하며 정각을 이루어서 중생을 제도하려 하옵나니 아미타 부처님이시여 대자대비하신 원력으로 저를 증명하시옵고 가엾이 여기시어 가피를 내리소서. 삼매에서나 꿈속에서나 아미타불의 거룩한 상호를 뵙게 하시옵고 아미타불의 장엄하신 국토에 다니면서 감로로 뿌려 주시고 광명으로 비춰주시고 손으로 쓰다듬어 주시고 가사로 덮어주심 입사와 업장은 소멸되고 선근은 자라나며 번뇌는 없어지고 무명은 깨어져서 원각의 묘한 마음 뚜렷하게 열리옵고 극락세계가 항상 나타나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목숨 마칠 때에 갈 시간 미리 알아 여러 가지 병고액난 이 몸에서 사라지고 탐진치 온갖 번뇌 마음에 씻은 듯이 없어져서 육근이 화락하고 한 생각 분명하여 이 몸을 버리기를 정(禪定)에 들듯 하여지다. 아미타불께서 관음 세지 두 보살님과 성중들을 데리시고 광명 놓아 맞으시며 손들어 이끄시와 높고 넓은 누각과 아름다운 깃발과 맑은 향기 천상음악 거룩한 서방정토 눈앞에 나타나면 보는 이와 듣는 이들 기쁘고 감격하여 위없는 보리심을 내게 하여지이다. 그때 이내 몸도 금강대에 올라앉아 부처님 뒤를 따라 극락정토 나아가서 칠보로 된 연못 속에 상품상생하온 뒤에 불보살 뵈옵거든 미묘한 법문 듣고 무생법인 증득하여 부처님 섬기옵고 수기를 친히 받아 삼신 사지 오안 육통 백 천 다라니와 온갖 공덕을 원만하게 갖추어지이다. 그런 다음 극락세계를 떠나지 아니하고 사바세계에 다시 돌아와 한량없는 분신으로 시방세계 다니면서 여러 가지 신통력과 갖가지 방편으로 무량중생 제도하여 삼독번뇌 여의옵고 청정한 본심으로 극락세계 함께 가서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들게 하여지이다. 세계가 끝이 없고 중생이 끝이 없고 번뇌 업장 또한 끝이 없사오니 이내 서원도 끝이 없나이다 저희들이 지금 예배하고 발원하여 닦아 지닌 공덕을 온갖 중생에게 두루 베풀어 네 가지 은혜 골고루 갚사옵고 삼계 중생을 모두 제도하여 다 같이 일체종지를 이루게 하여지이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극락도사 아미타불.
53. 금강경 사구게 7가지 (金剛經 四句偈)
금강경은 2500년 전 어느 아름다운 아침에 탄생한 경전(經典)이다.
이 경전이 탄생한 지역(地域)은 인도의 슈라바스티 사위국(舍衛城)이라고 번역(飜譯)하지만 여시아문
일시불 재사위국(如是我門 一時 佛 在舍衛國) 할 때 이 사위국이 바로 영광의 도시(都市) 슈라바스티를
말한다.
불교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도시이기고 하고 그 당시 90만이 넘는 가구가 살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폐허(廢墟)가 되어 너무 보잘 것 없는 마을만 남아서 사에트모에트 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부처님은 슈라바스티를 무척 사랑하셨던 것 같다. 깨달음을 얻으신 후 45년 세월 가운데 25년을
그 곳에서 머물러 법을 설하셨다.
Diamond Stura는 금강경(金剛經)을 말하는데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密經)을 줄여서 말한다. 번개불처럼 단칼에 자르는 지혜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경전(經典)이다.
아상ㆍ인상ㆍ중생상ㆍ수자상(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이라고 하는 모든 에고(ego)가 사라져야
완성(完成)이 되는 경지(境地)에 대해 설한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 중의 하나이다.
금강경(金剛經)을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부처님은 신(神)에 대해서, 천국(天國)에 대해서, 미래(未來)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고, 우리에게 그 무엇도 매달리거나 위안(慰安)이 될 만한 꺼리를 주지 않는다.
①여리실견분 제5 (如理實見分 第五)
凡所有相 무릇 모양이 있는 것은(이 세상에 드러난 모습은)
皆是虛妄 모두 허망한 것이니
若見諸相非相 마약 모든 상을 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이 모든 모습에서 참된 것이 없다는 것을 바로 알 때)
則見如來 비로소 여래를 보리라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② 정견희유분 제6 (正信希有分 第六)
법에 집착하지도 말며 법 아닌 것에도 집착 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知我說法 내가 설한 모든 법은 (모든 가름침은)
如筏喩者 뗏목과 같은 것이니
法尙應捨 법이라도 버려야 마땅하거늘
(이를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법조차 버릴 진데,)
何況非法 법이 아닌 것은 어떠하랴..
<지아설법 여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
③ 장엄정토분 제10 (莊嚴淨土分 第十)
應如是生淸淨心 마땅히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내어야 할지니
不應住色生心 마땅히 모양에 얽매여서 마음을 내자 말고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마땅히 소리ㆍ향기ㆍ맛ㆍ촉감(닿임)ㆍ어떠한 법에도 머물러 마음을 내지 말며
應無所住而生基心 마땅히 머무는 바 없는 그 마음을 내어야 한다
<응여시생청정심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이생기심>
④ 정심선행분 제23 (淨心行善分 第二十三)
사상을 버리고 마음을 맑게 하여 선법을 행하는 내용이다.
是法 平等 無有高下 이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도 없으니
是名阿縟多羅三漠三菩提 이를 아뇩다라삼막삼보리라 이름하는 것이다.
<시법 평등 무유고하 시명아뇩다라삼먁삼보리>
⑤ 법신비상분 제26 (法身非相分 第二十六)
법신은 삼십이상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若以色見我 만약 모양으로서 나를 구하거나(32가지 모습이 나 인줄 알고)
以音聲求我 음성으로써 나를 구한다면
(들려오는 음성만 듣고 여래를 찾는다면)
是人行邪道 이 사람은 사도를 행함이니
(이런 사람은 바르지 않는 길에 떨어져)
不能見如來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하리라
(여래의 참 모습을 볼 수 없다)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
⑥ 위의적정분 제29 (威儀寂靜分 第二十九)
부처님의 행위는 고요하고 적멸해서 가고 옴이 없다는 내용이다
如來者 여래는
無所從來 어디로부터 온 적도 없고
亦無所去 그러므로 어디로 가지도 않는다.
故名如來 그래서 여래라고 이름한다.
<여래자 무소종래 역무소거 고명여래>
⑦ 응화비진분 제29 (應化非眞分 第二十九)
부처님이 육신을 나투셨지만 그 화신은 진여법신이 아니라는 내용이다.
一切有爲法 일체의 모든 법은
如夢幻泡影 꿈이며 환상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와 같고
如露亦如電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應作如是觀 마땅히 이와 같음을 알아야(觀) 한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54. 금강계단 (金剛戒壇)과 방등계단
금강보계(金剛寶戒)를 설하는 단으로 금강계단은 통도사(通度寺)에 있다. 계(戒)를 한번 얻으면
오래 잃지 않는 것이 마치 금강(金剛)을 깨뜨릴 수 없는데서 비유해 말한 것이다.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정골사리(頂骨舍利), 금란가사(金襴袈裟), 패엽경(貝葉經) 등을
가져와서 신라 선덕왕 15년에 영왕과 함께 영축산 아래 구룡지(九龍池)에 가서 용을 위하여 설법하고
연못을 메워 금강계단을 쌓고 사리와 패엽경 등을 그 속에 모셨다.
계단(戒壇)은 원래 계를 주거나 계를 설할 때 사용하는 단(壇)으로 탑처럼 절마다 다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양산 통도사, 김제 금산사 그리고 달성 용연사에서 계단 유적을 볼 수 있을 뿐이다.
형태는 모두 네모난 이층 석단(石壇)의 형태를 기본을 하고 있으며, 바탕이 되는 비교적 넓은 단 위에 상대적으로 좁은 또 하나의 단을 조성하고 그 중심에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종형(石鐘形) 부도를 안치해 놓은 구조로 되어 있다. 계단의 형태는 절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 머물고 있음을 상징하는 구조물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계단은 석가모니부처님 재세 시에 인도의 누지보살(樓至菩薩)이 기원정사 동남쪽에 계를 주는 단을
세운 것이 시초라고 하며, 그 이후에 각 사찰에 계단을 설치하는 관습이 생겨났다.
중국에서는 위나라 때 처음 계단이 설치되었고 일정한 제도를 갖추게 된 것은 667년 당나라 도선율사가 정업사에 계단을 설치한 때부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에 자장율사가 당나라 종남산 운제사에서 불경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서 양산 통도사에 계단을 만든 것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다.
계단은 크게 금강계단과 일반계단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통도사의 계단은 특별히 금강계단이라 불리고 있는데 금강계단이란 금강보계(金剛寶戒)에서 유래된 말로 한 번 계를 얻으면 영원히 잃지 않는 것이
마치 금강을 깨뜨릴 수 없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통도사 금강계단에 관한 기록이 <삼국유사(三國遺事)> 전후소장사리조(前後所將舍利條)에 보인다.
“선덕왕 때인 정관(貞觀) 17년 계묘에 자장율사가 (당에서)가지고 온 부처님의 두골과 어금니와
불사리 100개와 부처님이 입으시던 금점이 있는 붉은 가사 한 벌이 있었는데, 그 사리를 삼분하여
일부분은 태화사탑에, 또 일부분은 가사와 함께 통도사 계단에 두었으며, 기타는 소재가 분명치 않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진신사리를 모신 계단 앞쪽에 불전을 건립하지만 건물 안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진신사리를 모신 계단을 일반 불상보다 높은 위치의 귀의처(歸依處)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 방등계단이란,
김제 금산사 경내 북쪽에 송대(松臺)라는 높은 대가 있는데 대 위에 석종형 부도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앞쪽에 오층석탑이 서있다. 이 계단을 방등계단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통도사의 계단을 금강계단이라고 하는 것과 의미상으로 다소의 차이가 있다. 방등이란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이 계단이 출가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부대중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또 한 곳 대구광역시 달성의 용연사 석조계단이 있다.
용연사 내의 한적한 곳에 자리 잡은 이 계단은 다른 계단과 마찬가지로 석가모니의 사리를 모셔두고 있다. 임진왜란(1592) 때 난을 피해 묘항산으로 옮겼던 통도사의 부처님 사리를 사명대사의 제자 청진스님이 다시 통도사로 옮길 때 용연사의 승려들이 그 일부를 모셔와 이곳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그 앞쪽으로
적멸보궁이라는 편액이 붙은 법당이 건립되어 있는데, 이것은 통도사의 경우가 같고 금산사의 경우와는 다르다. 절 안에 세워져있는 <석가여래비>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이 계단을 쌓았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기록을 통해 조선 광해군 5년(1613)에 계단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55. 금강역사, 금강문 (金剛力士, 金剛門)
금강문(金剛門) 중앙칸을 통로로 하여 좌, 우측에 밀적금강역사(密迹金剛力士)와 나라연금강역사(那羅延金剛力士)로 모셔진 금강역사는 불교를 지켜주는 수문장의 역할로 허리에만 옷을 걸치며 날쌔고 용맹스러운 모습이며 얼굴은 험상궂게 생겼다.
눈을 부릅뜨고 지켜 서서 도량에 삿된 무리의 출입으로 오염(汚染)되는 것을 막는다.
손은 권법(拳法)을 짓거나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며 금강과 같은 지혜로서 번뇌를
꺾어 없애므로 금강역사라고 한다.
금강역사(金剛力士)는 여래의 비밀스러운 사적(事蹟)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현겁(現劫) 천불(千佛)의 법을 수호한다고 한다.
오른쪽의 나라연금강은 ‘아‘ 하는 소리를 내고 공격할 듯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출발시점에서 진취적으로 나아감을 뜻하며 아금강이라고도 한다. 천상계의 힘을 가져 그 힘이 코끼리의 100만 배나 된다고 하며
천상계를 지킨다.
왼쪽에는 위엄과 용맹을 뽐내는 밀적금강(密迹金剛)이 있다. 밀적금강은 그 모습이 입을 다물고 ‘훔’하는 소리를 내며 방어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소멸의 단계에서 거두어들이는 것을 상징하며 부처님을 항상 호위(護衛)한다.
두 금강역사는 힘만 센 것이 아니라 밝은 지혜를 두루 갖추고 있음을 상징하여 큰 원형의 두광(頭光)을
가지고 있다.
두 금강역사가 뜻하고 있는 ‘아’ 와 ‘훔’을 합한 글자는 옴으로써 영원함, 완성, 조화(調和), 통일, 성취를 뜻한다. 조형미(造形美)로는 석굴암(石窟庵)의 아, 훔 금강역사상(金剛力士像)이 세계제일이라 자부한다.
금강역사는 호법신장의 대표적인 신장으로 모양이 다양하다.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데. 보기만 해도 힘이 솟구치고 가슴을 뛰게 한다. 금강은 원래 팔대보살(八大菩薩)이 화현하여 나타난 팔대명왕(八大明王)을 말한다.
명왕(明王)이란 보통의 방법으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을 구재(救濟)하기 위해서 분노의 상(像)으로
나타난 존(尊)을 말하며, 팔대보살(八大菩薩)이 화현하여 나타난 팔대명왕은 다음과 같다.
馬頭明王-----觀世音菩薩 大輪明王-----彌勒菩薩
軍茶利明王---虛空藏菩薩 步擲明王-----普賢菩薩
降三世明王---金剛壽菩薩 大威德明王---文殊菩薩
不動明王-----除蓋障菩薩 無能勝明王---地藏菩薩
이와같은 보살(菩薩)들이 금강(金剛)으로 화현(化現)할 때 나타나는 팔대금강은 다음과 같다.
1. 靑除災金剛 2. 碧毒金剛 3.黃隨求金剛 4. 白淨水金剛
5. 赤聲化金鋼 6. 定除災金剛 7. 紫賢神金鋼 8. 大神力金剛
(청제재보살, 벽독금강, 황수구금강, 백정수금강, 적성화금강, 정제재금강, 자현신금강, 재신력금강)
8대 금강이 갖고 있는 무기도 다양해서 그들이 손에 든 무기를 잘 살펴보면 옛날의 무술을 짐작할 수
있다. 여의주, 긴 창, 도끼, 금강저, 칼, 바위, 삼지창, 장풍 등을 무기로 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56. 금강저 (金剛杵)
원래는 고대 인도의 무기였으나 밀교의식(密敎儀式)에 쓰이는 작법용(作法用) 불구(佛具)로
번뇌를 없애는 보리심을 상징한다.
밀교(密敎)에서 불구로 채용한 것은 제석천이 금강저를 무기로 삼아 아수라(阿修羅)를 쳐부순다는 신화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의 밀교계 종파에서는 진언(眞言)을 외우며 수행할 때 항상 금강저를 휴대(携帶)
하게 되어 있다.
근본 뜻은 여래의 금강과 같은 지혜로써 능히 마음속에 깃든 어리석은 망상(妄想)의 악마(惡魔)를
파멸(破滅)시킨다는 것이다.
밀교(密敎)의 만다라<曼茶(陀)羅(mandala)>에는 금강부(金剛部)의 여러 존상(尊像)들이 모두 금강저를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열반경에는 금강역사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금강저로 모든 악마를 티끌같이 쳐부수는 것으로 묘사(描寫)되어 있다. 이에 근거하여 우리나라의 신중탱화(神衆幀畵)에서는 동진보살<童眞菩薩(위태천왕:韋太天王)>이 반드시 금강저를 들고 있다.
금강저는 금, 은, 동, 철(金.銀.銅.鐵) 등으로 만들어지며 불교의 금속공예(金屬工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형태는 손잡이 양쪽이 뾰족한 끝을 가졌다.
모양에 따라 뾰족한 끝이 하나인 것은 독고(獨錮), 2ㆍ3ㆍ4ㆍ5갈래로 갈라진 것은 2고저(2錮杵). 3錮杵.
4錮杵. 5錮杵. 9錮杵라 한다.
손잡이 좌우에 불꽃 모양을 조각한 것은 보저(寶杵)라 하고, 탑을 조각한 것은 탑저(塔杵)라고 한다.
이들은 밀교의 단(壇)에 봉안되는데 탑저는 중앙에 나머지는 사방에 배치한다.
불교 전설에 의하면 석가모니는 인드라신으로부터 바즈라를 빼앗아 노기(怒氣) 등등한 그를 복종 시키고 갈퀴 끝을 오므려 평화로운 부처의 권장(權仗)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불교의 바즈라는 그 이후부터 어떤 번뇌와 장애물이라도 물리칠 수 있는 밀교의 법구로 상징화되었는데 티베트 불교권(佛敎圈)에서는 이것을 도르제(Dorje)라고 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ㆍ일본 불교에서는 금강저(金剛杵)라 부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강저를 살펴보면, 단고저(單錮杵), 3고저, 5고저 등 세 종류가 있는데,
☀금강저의 갈퀴 수는 깊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 5고저 (다섯 개 갈퀴)는 밀교에서 오지(五智) 또는 오불을 상징한다.
⌾ 오지(五智)는 다섯 종의 지혜 즉 法界體性智ㆍ大圓鏡智ㆍ平等性智ㆍ妙觀察智 ㆍ成所作智를 말하며
⌾ 오불(五佛)은 中央의 大日如來ㆍ東方 阿閦佛ㆍ西方 無量壽佛ㆍ南方 寶生佛ㆍ北方 佛供成就佛 등의 如來로 象徵化 된다.
⌾ 따라서 다섯 개 갈퀴 가운데 중심축은 법계체성지와 대일여래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 삼고저 (세 개의 갈퀴)
⌾ 밀교의 삼밀 사상과 관련이 있다.
구밀(口密)은 진언을 암송하는 수행법이며, 신밀(身密)은 몸으로 닦는 수 행법으로 특히 손으로 상징적인 모양(模樣)을 만드는 수인이 대표적이 다. 의밀(意密)은 마음으로 관상(觀想)하는 것으로 불보살의 존상(尊像) 등을 그려 놓은 그림을 보면서 수행하는 것이다.
⍟ 독고저 (한 개의 갈퀴)
⌾ 법계를 상징한다.
⌾ 법계는 모든 存在의 총칭(總稱)으로 영역(靈域), 본성 등 다양한 뜻을 지닌 말이다.
이렇게 볼 때 금강저는 이미 인드라신(神)의 무기가 아니라 내밀한 불국 세계 만다라
<曼茶(陀)羅(mandala)>의 상징이 되어 있는 것이다.
57. 금고(金鼓)
사찰에는 법고각에 있는 북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북, 쇠북이 있다.
쇠북에는 금고(金鼓)와 반자(飯子) 두 종류가 있는데, 금고는 ‘금구(禁口)’ 또는 ‘금구(金口)’라고도 하며
양면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반자는 ‘반자(半子)’ 또는 ‘반자(般子)’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모양은 징처럼 생겼고, 한쪽 면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 이들 명칭은 쇠북의 모양이나 구조와 상관없이 같이 쓰이고 있다.
장식은 돋을새김 한 굵은 원 2~3개로 북 면을 나누고, 바깥쪽 원안에는 당초문(唐草紋), 운문(雲紋),
보상화문(寶祥花紋) 그리고 맨 안쪽에는 연화문(蓮花紋)을 시문하는 것이 보통이다. 옆면은 1~3개의
고리가 중심에서 위쪽으로 달려 있으며, 1~2개의 굵은 선으로 구획된 곳에 명문이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현존 쇠북 유물 가운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함통 6년명 금고865와
대정19년명1179, 고성 옥천사의 임자명 반자1252, 국립경주박물관 소장의 건통9년명 반자1109,
포계사금고1201 등이 있다.
『금강명경』에 다음과 같은 쇠북에 대한 비유가 있다.
“그 때에 신상보살은 그 날 밤 꿈에 금으로 된 쇠북을 보았다. 그 모양은 예쁘고 컸으며, 그 광명이 널리
비추는 것이 마치 햇빛과 같았다. 또한 그 광명 속에는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나무 밑에서 유리(琉璃)로 만든 평상에 앉아 한량없는 백 천 권속에게 둘러 싸여 법문을 말씀
하시는 것을 보았다.
어떤 바라문 같은 사람이 북채로 쇠북을 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 소리로 참회하는 게송을 연설하였다 ㆍㆍㆍ이 큰 쇠북에서 나오는 묘한 소리는 지난 세상, 지금세상의 여러 가지 고통을 없애주나니 지옥과 아귀 축생의 괴로움과 가난과 곤궁과 그 밖의 여러 가지 고통도 이 쇠북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묘한 소리는 중생들이 당하는 온갖 괴로움을 모조리 덜어 없애주나니.” 『금강명경』<제 1권 ‘참회품’>
경에서는 이처럼 법고나 쇠북에서 나오는 묘하고 아름다운 소리는 삼세의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두려움을 끊어주고,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져 삼악도의 지극한 무거운 죄와 인간의 모든 고액을 없애준다고 설하고 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과 북소리가 갖고 있는 참된
의미는 어디까지나 무성(無聲)과 일음(一音)과 원음(圓音)에 있음을 강조해 가르치고 있다.
무성의 북소리는 진리 그 자체이며, 곡조 없는 북소리는 일음으로서 그것은 곧 원음이다. 이런 의미를
갖고 있는 북소리이기에 아침저녁 예불할 때 북을 불전사물 중 가장 먼저 두드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58. 기특 (奇特) ☀불교에서 나온 말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귀엽게 보고 칭찬할 때 쓰이는 말.
'기특하다'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말하는 것이나 행동하는 것이 신통하여 귀염성이
있다.> 이 풀이에 따르면 '기특하다'는 말하는 이나, 글 쓰는 이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귀엽게 보고 칭찬할 때 쓰이는 말임을 알 수 있다.
즉 할아버지가 손주놈을 일컬어 '기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낱말이 애초에 불가(佛家)에서 사용될 때에는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일> 곧 중생제도(衆生濟渡)의 측은지심( 惻隱之心)을 지니고 무색계(無色界)의 천상에서 인간으로 내려오신 인류구원의 사건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59. 귀면문 (鬼面紋)
귀면문은 벽사(辟邪), 즉 사귀(邪鬼)를 물리치려는 의도에서 수용된 것이다. 고대 인도에 등장하는 이
얼굴은 범어로“키르티무가, Kirttimukha)인데, ”영광의 얼굴“이라는 뜻으로 사악한 자를 물리치고 참배자를 보호하는 불교의 수호신이 되었다. 중국에서는 고대의 도철문(饕餮紋)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도철(饕餮)은 “탐욕의 짐승”이라 뜻으로 대식가를 가리키기도 하는데, 악의 화신으로 인식되었다. 고대
사회의 조신제((祖神祭) 가운데 지하의 망령을 달래는 원시 주술적인 진혼의례에서 시작된 망령의 모습으로 몸체가 없고 얼굴만 나타내는 것이 특징인데, 두 개의 커다란 눈과 휘어져 뻗어 나온 어금니로 무장한 무시무시한 아래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었으며, 실제로 고대 청동 용기나 그릇 등에는 무절제한 포식을 경계하기 위하여 이 문양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도철 그림은 주로 공공건물의 현관 앞에 서 있는 영벽(影壁)에 양각되어 있는데 악령으로부터
도출되는 유해한 기운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의해 세운 것이다.
우리나라 사찰에 그려진 귀면문은 창호의 궁창부와 추녀부리에 주로 장식되는데 뿔이 돋아 있고 눈썹이 강조되며, 날카롭게 수염이 휘날리고 크고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송곳니 등 용(龍)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도형은 우리 옛 민속에 나타나는 도깨비 형상과 유사한 것으로, 황소탈이나 사자탈, 용면(龍面)의 형태로 묘사되는 등 구전으로 전해오는 신화나 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의 고유한 형상으로 재창조된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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