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산~불곡산 산행기
1호선 전철을 이용하여 수원역에 도착한 후, 분당선으로 환승을 해서 이매역에서
하차 한 시각이 오전 10시 50분 정도된다.
이매역을 빠져나와 들머리까지 10분가량의 발품을 들이고 곧바로 산행을 시작한다.
모처럼의 홀로산행이라선지 쓸쓸하기는 해도 호젖한 기분도 함께하니 고독하다는
느낌은 없다. 그저 말상대가 없다는 답답함은 남아있다.홀로산행은 사유의
시간이다.자아성찰의 공간이 생기며 번뇌와 혼돈의 찌꺼기를 걷어낼 수 있는
힐링을 위한 자가발전을 유발한다.주말이라서 산길을 오가는 입산객들의 모습이 빈번하다.
산치성(山治成)터의 구조물과 이지역의 신목(神木)으로 보호되고 있는 거대한 참나무를
뒤로하면 본격적인 산행으로 몰입하게 된다.마을 쉼터와 신체단련장으로 애용이 되는
종지봉을 지나고 매지봉을 지나면 산불감시 철탑이 세워져 있는 멧부리가 손짓한다.
반려견들의 자유분방한 장면이 자주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반려견과의 동행시 주의를 알리는
들머리 주위의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목불인견이 자주 목격이 된다.
사적인 장소와 공적인 장소를 구분하지 못하는 행동은 응급을 요하는 치유가 필요하다.
송아지 만 한 덩치라고 해도 사람에게는 위해를 저지르지 않으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위 자기본위의 생각이나,작고 조그마한 애완견이 귀엽고 예쁘지 않느냐는 투의 미사여구는
자기만의 시각과 사고에 머물러서 타인의 시각과 안전에는 무감각한 사감만을 드러내는
아닐까? 원적정사 입구가 보이는 쉼터 안부를 지나면 오르막이 차츰 가파르게 시작이 된다.
한 차례 가뿐숨을 헐떡이며 오르면 숨고르기의 밋밋한 산길이 기다리고
곧바로 가풀막진 오르막을 두 차례나 거듭 내놓으며 인내심을 저울질 한다.
영장산의 정수리에는 입산객들로 북적거린다.정상빗돌을 배경삼아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는 축이 있는가 하면 서넛이 둘러앉아 점심도시락을 펴놓고 왁자지껄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입산객들로 멧부리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다(12시).
불곡산까지의 산행을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정표가 손짓하는 태재고개를
타깃으로 삼아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태재고개까지는 6200m 라고 이정표는 조용히 귀뜸한다.
고정로프가 매여있는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영장산의 남사면 자락은 반 벌목상태의
휑한 숲의 모습을 하고 있다.질병으로 허덕이는 참나무나 소나무들을 간벌했기 때문이다.
산길은 따사로운 봄볕이 쏟아져 내려 봄날을 실감하게 하지만 길 바닥은 진창상태가
여지껏 이어지고 있다.거북터를 지나고 곧은골 삼거리 고개를 뒤로하며
연신 까치발에 캥거루 주법까지 온갖 줏법을 동원하며 산길을 이어나간다.
영장산
정자가 세워져 있는 곳을 지나면 골프장 울타리를 만나게 되고 산길은 울타리를 따라
줄창 이어진다.표고 348m의 일곱삼거리 고개에서 불곡산으로의 행로는
"율동 뒤 능선 272봉"을 가리키는 우측의 화살표 방향을 따라야 한다.
전원주택 뒤쪽의 담을 따라 어렵사리 산길은 이어진다.수렛길을 방불케하는
널찍한 산길이 한동안 지루하게 산객을 안내하기도 하고,야트막하고 언덕이나 다름없는
산등성이를 구불거리며 밋밋한 산길을 지루하게 꼬리를 끌고 간다.
봉적골 고개 쉼터에서 따뜻한 물 한잔으로 목을 적시며 숨을 고른다.공동묘지나 다름없는
여러 기의 묘 사이도 거침없이 헤쳐 나간다.한산 이씨들의 종중묘지다.
묘지를 벗어나면 곧바로 계단이 기다리고 이내 계단을 내려서면 신현사거리다.
불곡산을 오르려면 차도를 연거푸 세개를 시계방향으로 건너야 한다.
묘지에서 불곡산 방향으로의 능선은 예전에 도로가 개설되어 이미 절개가 됐기 때문인데,
조만간 능선길을 복원하여 등산객들의 안전산행과 이동의 불편을 해소시키고
자연환경도 함께 개선시키겠다는 다짐이 안내문에 담겨 있다.
시계방향으로 차도 세개를 건너서면 180도 방향을 바꾼 셈이고, 그렇게 이동을 해야
비로서 능선을 똑바로 이어갈 수 있는 것이 된다.칼국수집 우측의 숲으로 오르는 산길이
불곡산으로 향하는 산길로 보이지만 그쪽 산길은 한산이가의 묘지를 오르내리는 산길이니,
칼국수 가게 앞에서 좌측으로 십여 미터 이동을 하면 대게와 킹크렙 전문 식당
주차장 뒷편으로 숲으로 드는 산길이 나온다.
계단을 오르면 곧바로 야트막한 능선에 비교적 널찍한 산길이 펼쳐진다.
불곡산을 가리키는 화살표에는 2000m라고 귀뜸을 한다.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잣나무 숲이 오른 쪽 산자락을 뒤덮고 있고 왼쪽의 산비탈은 온통 나목의 참나무 숲이라서
명암이 엇갈린다.산길은 수레가 교행을 하여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널찍하다.
주택지가 인접해 있는 지리적인 이유와 주말의 여가를 위한 입산객들의 발길이
빈번하게 이어진다.차림새를 살펴보면 배낭을 나처럼 묵직하게 메고 산을 오르는 축은
비교적 타지의 먼 곳에서 온 산객이 틀림없고 가벼운 옷차림의 행색이라면
인근의 주민들이 영락없다.언덕이나 진배없는 운동장을 닮은 붕긋한 멧부리에는
오른쪽 구석에 정자가 조용하게 점잖을 피우고 여러가지 다양한 운동시설이
손님을 기다린다.오토바이들의 출입이 빈번하여 산길 훼손이 우려되고 입산객들의
안전을 위한 안전 턱이 통나무로 묘하게 설치되어 있다.자연은 방치(放置)를 최선이라고
하는 의견도 없는 것은 아니다.자연 그대로, 원래의 모습 그대로 남겨 두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하는거다.그러나 자연이 인간과 필연적으로
공생할 수밖에 없는 숙명적인 사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물의 영장으로써, 인간은 자연을 보호하고 유지하며 이끌어 나가야 하는
만물의 리더역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너(자연)는 너대로 나(인간)는 나대로 식의 관계는 두 집단 모두 재난과 재앙을
피할 수 없고 안락함과 평화로움을 기대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인간은 모든 자연세계를 보호하고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예방과 조치를
외면해서는 안된다.
널찍한 수렛길로 점차 확장일로의 산길이 밋밋하게 구불거리며 산객을 끌고간다.
숲은 참나무 일색이다.어쩌다 생강나무며 팥배나무 층층나무도 이따금 모습을
보이긴 해도 역시 참나무들의 위세로 가득한 숲길이다.
산길은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압축하여 늘이고 넓혀가며 시나브로 확장일로의
매진을 멈출 수는 없으리라.산길은 손길이 절실하다.바로 보호와 유지 보수의
손길말이다.붕긋하게 솟아있는 봉우리에는 여러 식생물들의 사진을 액자에 담어서
널찍한 봉우리 주변에 전시를 해 놓았다.쉼터를 겸한 멧부리에 불곡산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의 분포를 새삼 일깨워 자연보호를 선도하려는 의도일게다.
전시장을 내려서면 불곡산의 정수리는 지척으로 다가온다.
허연 비닐을 주변의 수목들을 이용해서 둥굴게 가람막을 쳐놓은 간이매장이
보인다.간단한 음료와 컵라면 등의 간식을 판매하는 곳이다.바로 그 뒤 쪽으로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 불곡산의 멧부리다.해발335m를 가리킨다.
멧부리 주위에는 이곳 저곳에 "숲이 주는 혜택"이라는 이름으로 구구절절한 다양한
혜택을 밝히고 있다.그러한 무수한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으니 보호와 유지 그리고
관심을 기울이자는 의도에서 세워놓은 것이리라.
멧부리 주변에는 많은 입산객들로 북적인다.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분당시가지가 시원하게 조망이 되는 전망대로써 인근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자연공간이다.
삽상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바람의 세기가 좀 더 매섭게 날을 세우기 시작한다.
더불어 가시거리도 꽤 좁아들었고 시야의 청명함이 혼탁하게 변질이 되고 있다.
아름다운 노송들이 그늘을 드리운 나무계단을 따라 불곡산 멧부리를 뒤로하면
오토바이나 산악자전거의 출입을 제한하는 방지턱의 기묘한 설치물을 만나게 되고
산길은 다시 밋밋하고 신작로나 다름없는 산길을 열어가며 산객을 수긋하게 안내한다.
길가 오른편으로 "불곡산 전망대"라고 현판을 달고 있는 조망처가 발길을 붙잡는다.
정상에 위치한 정자에서의 조망보다 더 가까이에서 주변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소이지 싶다.시나브로 고도를 낮추어 나가는 듯 하던 산길은 이내 마음을
바꾸어 완만한 오름새의 기미를 띠는가 하면 제 풀에 주저앉기도 하고
갈마들며 구불거리기를 밥 먹 듯하며 오르는 듯 내려서는 듯 엉거주춤한 꼴로
산길을 아금맞게 이어 나간다.
소나무를 위시한 늘푸른 수종은 어쩌다 한 그루씩 가뭄에 콩나 듯 모습을
보이는데, 모세혈관을 닮은 가늘고 작은 마른 가지까지 길차고 무성한 참나무들만이
숲길을 우직하게 이끌어 나간다.
분당시
붕긋한 봉우리를 뒤에 두고 삼거리 갈렛길이 앞을 막아서며 산객에게 무람없이 선택을 강요한다.
왼쪽으로는 법화산 방면으로의 산길이고 오른쪽 산길은 구미동으로의 하산길이다15시20분).
오늘 산행의 날머리로 삼았던 구미동으로 발길을 돌린다.바로 앞의 멧부리로 오르니
정자가 세원져 있다.대지산 정상이다.대지산 멧부리에서의 조망은 자랑할 게 별로 없다.
다리품을 덜어 줄 휴식공간으로서는 효용가치가 있을 수 있겠으나 조망을 바란다면
기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다.본격적으로 하산길에 접어 든다.다소 날이 선
하늬바람이 옷깃을 파고 든다.유유자적의 완만하기만 하던 능선길에 몇 시간 젖어있던
분위기가 급작스레 가파른 경사의 험로가 기다리는 환경으로 돌변한 것이다.
오후의 절반을 넘긴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입산객들의 발길은 줄을 잇고 있다.
아파트 숲의 우듬지가 드러나고 몸체가 몸피를 드러 낼 즈음,정자가 세워져 있고
여러 종류의 운동시설이 가지런한 무지개 공원을 벗어나면 곧바로 무지개 마을
아파트 단지 앞이다.이곳에서 오리역으로 가려면 15분 정도의 발품을 보태든지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10분 정도는 시간 단축을 할 수 있다.
구미동 사거리를 지나서 탄천을 건너서면 1km도 채 안되는 곳에 오리역이
손짓한다.부쩍 날이 선 하늬바람이 연신 옷깃을 파고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