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하면 우선 무엇이 떠오르는가
우리가 동족상잔의 6.25를 치른지 10 여 년 뒤
이곳 역시 동족상잔의 전쟁터 였고 예측 불가능한 극한상황에서 살육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던 그 기억이 먼저 생각난다.
베트남에 내려 처음 방문한 곳이 공교롭게도 사이공(현 호치민 시)의 월남 대통령 궁.
지금은 패자의 비극을 고스란히 안고 승자의 자랑거리(관광지)로 탈바꿈 한 그 곳.
무혈 입성 했다던 월맹군의 작은 탱크 하나가 상징 처럼 버티고 있고
적들이 처들어 오기도 전에 부패한 대통령과 그 주구들은
한 번 싸워보지도 않고 미리 줄행랑을 쳤다는,,,, 미제 헬기 하나가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이번 여행에 동참한 참전 용사들이다.
사진가들 위주로 일정을 짜다보니 동행한 동기생과 참전용사에 대한 고려가 많이 부족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널리 이해하고 사진가들을 위해 최선의 배려를 해 주신 당신들이 너무 고맙다.
위 사진은 퀴논의 꾸명고개인데 지금은 흔적도 없지만 50년 전 김중열씨가 바로 여기에서 소대장을 했고
나와 구정의씨 그리고 동행한 이계희 씨도 한 두 번 다 다녀 갔던 곳.. 여기에 서니 실로 감회가 새롭다.
이 사진은 또 하나의 명소 문둥이촌 해변이다.
50 년 전 당시에는 퀴논에서 가장 아름답고 한적한 해변이라 맹호부대의 휴양지로도 사용되었던 곳
나는 기억이 없는데 김중열씨가 그 때 1966년 6월 어느 날에 나와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더라.
연(van)은 현지 관광회사 직원인데 이번 출사에 도우미 겸 모델이 되어 주었다.
훈련된 프로 모델이 아니라 위치, 자세, 표정 등 장소마다 일일히 코치를 해야 했지만
7살 아이를 둔 30대의 가정주부 이기도 한 그녀가 내내 상냥하고 어른들을 일일히 챙기는 성의를 보여주었다.
이번 여행에서 여느 모델 못지 않게 아름답고 풍만하며 친절하기도 한 미쓰 연(van)을 만나고 나서
왜소하고, 별로 예쁘지도 않으며, 촌뜨기 정도로 인식하였던 베트남 여성에 대한 나의 해묵고 잘못된 선입견이 완전히 달라졌다.
심성이 고운 그녀의 무한 봉사에 대하여
회원들이 자진하여 별도의 팁을 모아 주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성의에 대한 감사의 작은 표시일 뿐,,,,
다시 한번 지면을 통하여 고맙다는 인사를 전 해야겠다.
비가 오든 말든 사진가들은 버스에서 내려놓기만 하면 온통 작품에만 몰두한다.
노파와 소녀
길거리로 나온 노파는 먹거리로 소일을 하고, 기념품 판매장의 소녀는 자수를 놓으면서 무슨 꿈을 그리려는지..
우리가 베트남으로 가던 날(11일) 저녁에 말레이시아와 스즈키 컵 축구 결승 어웨이 경기가 있었고
15일(토요일) 베트남에서 홈 경기로 치루어 박항서 감독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 날 밤 우리는 다낭에 있었는데 승리가 확정되자 아마도 젊은이는 누구나 다 시내로 떨쳐나왔나 싶더라,,
거리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와 트럭들이 어찌나 경적을 울리면서 신나게 달리는지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였다.
다음 날
이미 베트남과 한국에서 영웅이 되어버린 박항서 감독과 다낭에서 하노이로 오는 비행기를 함께 타게 된 행운이 있었다.
축하의 말도 건네고 악수도 하고 핸드폰으로 사진도 찰칵찰칵,,,,,
500년 고도 호이안에서는
우리 총무가 론라( 론=모자, 라=야자 니무잎)를 쓰고 바나나 장수로 변장 하였고,
회장님은 가인항(Ganh hang 장대지게)를 메고 스스로 짐꾼이 되어 모두를 즐겁게 하였다. 그야말로 현지 조달 깜짝 모델이다,,,
잠시 쉴 때에는 무조건 먹거리가 최고,,, 하롱베이에서 옥수수 파티가 한창이다.
저녁엔 하노이의 유명한 쌀국수집 홍리엔에서
분짜(Bun Cha, 분=국수, 짜=군만두)정식을 시켜 새콤달콤한 국물(Nouc Mam 느억맘)에 말아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이 초라한 식당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주민들과 어울려 식사 한 곳이라하여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식당인데
벽면에 오바마 대통령 방문 시 찍은 기념 사진이 걸려 있다.
그 희미한 사진을 핸드폰을 찍어 보았더니 아무리 보정을 해봐도 역시 활질은 그저 그렇다.
여기는 하노이 최대의 광장 바딘(Ba Dinh) 광장에 마련된 호치민의 묘소이다.
베트남 하면 호치민(Ho Chi Min 호지명 胡志明) 이고, 호치민하면 베트남 개국 역사상 최고의 영웅이고 국부이다.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정신적 바이블로 삼고 평생 검소하고 청렴하게 살았다는 그는
아무 힘도 없었던 베트남 인민을 단결시켜
불란서를 2번씩이나 물리쳐 오랜 식민지에서 해방시켰고, 중국 세력도 몰아냈으며, 세계 최강 미국에게 패배를 안긴 걸출한 영웅이다.
한 때는 우리에게는 적국의 수장이고 공산주의자 였던 그가 타도의 대상이었는데
그의 이력을 알고 난 후 부터는 이데올로기를 떠나서 누구에게나 진정한 존경의 대상이 된 인물이다.
고령자로 꾸려진 20명의 대원을 이끌고 베트남을 남북으로 2,000Km 이상을 달리는 7박 8일간의 대 장정
나는 이 프로젝트를 6개월 전부터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어찌 모두를 만족시킬 수가 있겠는가
거금(?)을 들여 20 페이지가 넘는 가이드북을 만들고, 베트남에 수십 번 전화했으며, 항공권, 여행자 보험 등등
빠짐 없이 체크하느라 했는데 그럼에도 역시 부족함이 없지 않았다.
때로는 불편함도 있었고, 날씨만 좀 흐려도 내 탓인 듯 미안해 했으며, 진행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여행의 즐거움과 회원 상호간의 호연지기를 만드는 계기였다는 것에 비하면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아주 사소한 것들이였다.
참여하신 회원 여러분
정말 수고 많이 하셨고 이번에 보여주신 협조와 배려에 대하여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좋은 여행 사진 만족
월담 최고 항상 감사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 하셨고 대단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