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과정에서 노조 탄압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600명에 가까운 사원이 퇴사했다. 이어 지난 12월 8일부터 추가적인 인원감축 방침을 밝히고 오는 18일까지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기술직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두산인프라코어는 인천, 군산, 안산, 창원 공장의 모든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480여 명이 퇴사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창원산단에 위치한 공작기계 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 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의 출퇴근시간 선전전 모습 |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러한 구조조정 뒤에도 사측이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노동자 40명을 정해 강제퇴직을 종용한 것이다. 현재, 이 가운데 13명이 퇴사했고, 6명은 대상자에서 제외되어 21명이 대기발령 상태다. 문제는 이들 대다수가 노조의 조합원이라는 점이다. 21명 가운데 15명이 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이하 지회)의 조합원이고 4명이 기업별 노조인 ‘전체사원노조’(이하 전사노조)의 조합원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회는 대기발령 중인 노동자들 가운데 전·현직 노조 간부가 포함돼 있어 이번 대기발령이 사실상 노조 흔들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회장 손원영 씨는 대기발령자 선정과정 등을 문제 삼았다. 사측은 대기발령자들에 대해 기업문화에 융화하지 못하고 개인별 평가에서도 낮은 등급을 받은 직원이라고 밝혔으나 손 씨는 “그 선정과정 등 관련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그것은 누가 봐도 희망퇴직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일손이 부족해지자 두산인프라코어는 퇴사한 정규직을 1개월짜리 기간제 계약직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지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2일부터 170여 명이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금속노조 두산인프라코어지회의 손원영 지회장이 현장의 노동자를 만나 상황을 설명해 주며 격려하고 있다. |
지회장 손 씨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이미 무리한 구조조정을 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하고, 그럼에도 사측이 일부 “노동자들을 대기발령해 놓고 퇴직을 강요”한다며 사측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번 구조조정이 정규직을 비정규직화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전사노조에 노사협의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전사노조는 사측의 제안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현재 지회와 보조를 맞춰오던 현장투쟁을 지난 12월 7일에 정리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지회는 “중단된 2015 단체교섭을 재개”하고 “쟁의권을 확보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지회장 손 씨는 지금까지 벌이고 있는 “선전활동 등 현장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지회 역시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법적대응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두산인프라코어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경영철학. "두산인은 사람을 성과의 도구로 생각하지 않으며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합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진행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최근 이루어진 대기발령 등의 면면에서 이러한 경영철학을 발견할 수 없다. |
원문주소 ; http://www.an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