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에 있는 하나로 마트에 장을 보려고 갔다. 식구가 육 십 여명이 되다보니 장보는 량도 만만치 않다. 아내가 하나로 마트 안에 있는 농협은행에 볼일을 보려고 들어가고 나는 그 앞에 나무 의자에 앉아있었다. 옆에 보니 몸무게와 키를 잴 수 있는 것과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계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살펴보니 고장이 나있었다.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곳이어서 보기에 안 좋았다. 고장이 났으니 관리도 소홀하여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있다.
한 때는 사람들이 줄을 서가며 이용하니 인기가 높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니 잘 닦아져서 반짝반짝 광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고장이라는 멈춤으로 더 이상 인기도 깨끗함도 유지 할 수 없게 되었다.
십년 세월을 동고동락 했던 나의 애마 티코가 아들의 관리 소홀로 인해 폐차되고 말았다. 엔진 오일을 보충해 주어야 하는데 그냥 운행하는 바람에 엔진이 붙었다. 견인차에 끌려온 티코는 애마의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되었다.
나도 한 때 고장 난 인생이 된 적이 있다.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고 방황한 적이 있다. 그 때 집을 나가 고생을 많이 했다. 사춘기의 일 년이란 긴 시간을 허송하였다. 담임선생님의 끈질긴 가르침의 충고가 없었다면 티코가 폐차 된 것처럼 내 인생은 그렇게 끝이 나고 말았을 것이다. 그 인생의 고장으로 일 년 후배들과 같이 공부를 해야 했다.
안내원에게 기계를 고쳐달라고 했으니 머지않아 깨끗하게 닦인 혈압기를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여기선 '고장'을 'Out of order' 라고 한답니다. 즉 순렬에서 벗어났다 하는 말이죠 우리 크리스챤도 말씀의 기름으로 기도의 정비로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고장 나지요. 안타깝기론 곧 고장이 날 것도 모르는체, 고장이 단단히 났는데도 딱 부인하죠 제가 그랬습니다. 귀한 경종에 감사드리며..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