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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11
S#1. 드라마 제작국 휴게실. 낮.
10부 엔딩에 이어서.....
기준 : 그 친구의 가능성, 내 안목, 믿어 주면 안 되겠냐?
영은/경민 : !!!
기준 : 내가 준 캔 커피.... 이렇게 갚아주면 안 되겠어?
영은 : 어머, 당황스러워라. 무, 물론 갚아야지. 얻어먹은 커피가 얼마고 김밥이 얼만대. 갚을 거야. 갚는데, 이렇겐 아니지.
내가 아까 매점에서도 다 얘기 했잖아.
기준 : 생각을 조금만 넓혀봐. 나도 확신 있어 이래. 보험 좀 타게 해 주라.
영은 : (뭐라 할 말 못 찾아 경민 보면)
경민 : 왜 날 봐요. 나한테 결정권 있는 거면 난 찬성이구요.
영은 : 지금 거따 거들면 안 되죠. (미치겠고) 저기, 기준씨. 이건 이렇게 밀어 붙일 일 아니다.
오승아 옵션으로 조연 꽂는 건 그럴 수 있다 쳐! 근데, 남자 주인공은 다른 문제지. 대체 그 친구한테 뭐가 있는데?
기준 : 혼혈이란 캐릭터. 지적인 분위기. 자신만만하지만 왠지 모를 서글픈 이미지.
칠세 지능의 은형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남자로 딱이야.
영은 : 미국 사람이 티비 나와서 영어 쓰면 그게 지적인 거야?
경민 : 모험이다 싶긴 한데, 내가 본 것도 비슷해요. 언어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감성이나 대본 이해력은 제일 좋았어요.
남잔 자기 믿어 달란 말, 쉽게 안 해요. 반대할 만큼 했고, 쉽지 않은 말 두 남자한테 들었으면 믿어 볼만하지 않아요?
영은 : 허- 자기들은 내 말 안 믿으면서 왜 자꾸 자기들 말만 믿으래? 그래요, 그래. 어디 둘이 편먹고 맘대로 해봐요. 맘대로!
하더니 발딱 일어나 가버리는.
경민과 기준 후- 한숨 쉬며 그런 영은 뒷모습 보는데....
S#2. 드라마 제작국 복도. 낮.
열 받아 팔짱끼고 입 꾹 다물고 걷던 영은 딱 멈춰 서는. 한참을 그렇게 서 있더니 어딘가로 핸드폰 거는.
영은 : 조감독님 난데. 오늘 오디션 테입 좀 편집실로 가져오고, 오디션 본 친구 중에 에이든인가 뭔가 있지.
당장 수배해서 편집실로 보내.
S#3. 드라마 제작국 편집실. 낮.
에이든이 연기한 오디션 테입 보고 있는 영은. 옆에 오석 서 있는.
어느 정도 보다 화면 정지하고 의자 빙글 돌려 앉으면 뒤에 에이든 담담히 서 있는.
영은 : 그쪽 편한 말로 합시다. 잉글리쉬- (유창한 영어) 연길 왜 저렇게 해요?
에이든 : (영어) 네?
영은 : (영어) 다른 배우들은 다 저 씬에서 미소를 띠는데 혼자만 심각해. 지문에도 ‘미소 띠며’라고 써 있지 않았어요?
에이든 : (영어) 전.... 미소가 안 지어졌어요.
영은 : (의아하게 보면)
에이든 : (영어) 이 남잔, 은형의 아버지 부탁으로 처음 은형이란 여잘 만났어요. 호주에 살고 있는 국제변호사가요.
물론 친분이 있던 사람의 딸이긴 하지만 개인적인 부탁으로 열 몇 시간을 날아오기엔 과거의 친분이 너무 얕아요.
영은 : !!!
에이든 : (영어) 한국 사람들은 어려운 부탁도 쉽게 하지만 외국인들은 실례로 생각하거든요.
영은 : !!!
에이든 : (영어) 그래서 은형을 만났을 때 이 남잔 ‘귀찮은 일거리’로 느꼈을 거예요.
처음 만남이 딱딱해야 극 후반에 은형과 친해지는 게 더 살 거라고도 생각했구요.
영은 : (좀 놀라는... 영어) 뭐, 좋은 해석...이죠? (할 말 못 찾아 목소리 가다듬고. 영어) 음! 음!
그럼 이 전 씬은 뭐였을 거 같아요? 아무렇게나 말해 봐요. 편하게.
에이든 : (영어) 지금요?
영은 : (영어) 본인에게 기횐 지금 밖에 없어요.
에이든 : (영어) 그럴 순....없죠.
영은 : (영어) 없다니?
에이든 : (영어) 잘은 모르겠지만 두 자매가 헤어져 지낸 이십 여년 세월에 대한 얘길 텐데.... 그 시간에 대한 얘길 아무렇게나?
이십 년 세월의 몇 만분의 일인 단 몇 시간만이라도 고민해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배우라면?
영은 : !!! (에이든 빤히 보는)
에이든 : (보는)
영은 : (계속 보다 굳은 표정으로 가방 들고 일어서더니) 이감독님한테 알았다고 해요. 장기준씨 보험 태워주라고. 그럼 알어.
(영은 나가는)
오석 : 예?
S#4. 드라마 제작국 복도. 낮.
문 닫고 나오는 영은. 굳은 표정으로 걷다가 살짝 웃으며 프레임 아웃되는데...
S#5. 기준 사무실. 다른 날 낮.
테이블 위에 작은 선물 상자 놓이는. 승아 의아하게 보면,
기준 : 에이든이 전해달래요. 자기 전활 안 받는다고 사무실로 왔더라구요.
승아 : !!!
기준 : 안 풀어 봐요?
승아 : (천천히 선물 상자 열면.... 예쁜 MP3고....)
기준 : 그동안 그 친구한테 영어레슨 받았다면서요. 수업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고 거기다 녹음해놨대요. 틈틈이 들으래요.
승아 : (마음 안 좋은... MP3 쳐다만 보는)
기준 : 왜 전활 안 받았는진 모르지만, 마음 풀렸음 전화 해주지 그래요.
승아 : .....해도 못 받아요. 한국에 없어요.
기준 : 한국에 있어요. 내가 잡았어요.
승아 : (의아한) 잡아요? 왜?
기준 : 티켓 투 더 문, 남자 주인공... 에이든이 할 거거든요.
승아 : !!!
기준 : 직접 오디션도 봤어요. 내가 추천했고.
승아 : (낮은... 그래서 더 무서운) 제 정신이에요 지금? 누굴 어따 갖다 대요. 그런 건 나한테 먼저 허락 받았어야죠.
기준 : (!!) 허락?
승아 : 몰랐어요? 그게 순선 거?
기준 : 친구라면서요. 좋아할 줄 알았어요.
승아 : 공과 사 구분 못 해요?
기준 : 반대하는 이유가 뭔데요. 단지 신인이라?
승아 : 단지 신인이 작은 문젠가?
기준 : 큰 문젠 아니라고 봤어요. 이번 주 금요일 첫리딩 때,
승아 : 꿈 꿔요 지금? 장기준이 추천하고 오디션 한번 봤다고 캐스팅이 되게?
기준 : 됐어요. 나, 이감독, 서작가, 다 오케이 했어요.
승아 : (!!! 독한) 잘못 아셨겠죠. 서작가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리가 없죠.
기준, 승아를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막막한데....
S#6. 레스토랑. 낮.
마주 앉은 승아, 영은. 직원 메뉴판 각각 앞에 내려놓으면.
승아 : (영은에게 시선) 주문은 얘기 끝나고 할게요.
직원 : (인사하고 나가면)
영은 : 뭔 얘긴데 밥도 굶고 얘길 하쟤?
승아 : 작가님 저랑 신인은 안 된다고 합의 본 거 아니셨어요?
영은 : 봤지. 봤어요. 근데 그거 팔랑 뒤집은 거 승아씨잖아.
승아 : 무슨 말씀이세요?
영은 : 장대표랑 얘기 끝냈으니까 장대표가 신인 디민 거 아냐? 오승아 상대 배우로?
승아 : 장대표랑 얘기한 적 없어요. 결정 났다고 통보만 받았어요. 오전에. 근데 그 친구론 못 가요.
오케이 하실 일이 따로 있죠. 이건 아니잖아요?
영은 : (어이없고) 그니까 승아씨 말인 즉, 난 모르는 일이니 그 배우랑은 못 하겠다?
승아 : 네.
영은 : 미치겠네 진짜. 오승아씨. 이건 지금 나한테 따질 일이 아니지. 자기 회사 일을 왜 나한테 따져?
승아 : 장대표한테도 따졌어요. 그리고, 전 제 말에 책임 졌는데 작가님은 안 지셨잖아요. 어떻게 제가 신인으로 가는 걸
오케이 했을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제가 분명히 말했죠. 신인으로 갈 거면 나 이 드라마 안 한다고.
영은 : 아, 진짜 왜 나만 갖고 그래. 이경민 장기준 공격에 오승아 수비야? 반대할 만큼 했고
어쩌다 보니 내 말에 책임 못 질 상황이 됐어. 심청은 착착 찍고 있대지, 탑 배운 눈 씻고 찾아봐도 없지. 근데 어떡해.
승아 : 그걸 왜 저한테 물으세요.
영은 : 그럼 누구한테 물어. 오승아씨 누구랑 하고 싶은데. 하고 싶은 배우 있음 데려와. 데려와서 이 상황 좀 엎어봐. 그럼 되잖아.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승아 : (신경질) 그걸 왜 제가 하냐구요. 제작사 작가 감독이 하는 거지.
영은 : (신경질) 제작사 작가 감독이 한 일에 지금 토 달고 있잖아 오승아씨가.
승아 : 제가 죽어도 신인이랑 못 하겠담 어떡하실 건데요?
영은 : 와- 또 이러고 나온다. 너 정말 까불래?
승아 : 진짜 까불어 드려요?
영은 : 뭐야?
승아 : 장동건 이병헌 아니면 이 작품 못 한다 진짜 까불어 볼까요?
영은 : 그래 해. 해 봐! 안 그래도 장대표 이감독한테도 니들 맘대로 하세요, 했어. 오승아씨도 니 맘대로 하세요. 해. 해 봐 어디!
승아 : 첫리딩이 이번 주 금요일이죠.
영은 : 근데.
승아 : 여배우 없이 하세요. 저 안 나가니까.
영은 : (입 떡 벌어지는) 뭐?
승아 : 맘대로 해 보라면서요. 하잖아요 지금.
하더니 가버리는.
영은 어이없어 입 못 다물고 앉았는데....
S#7. 영은 작업실 안. 낮.
영은, 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궁시렁..
영은 : 지가 안 나오긴 어딜 안 나와. 보자보자 하니까 아주! 안다정! 냉수!!
(하고 거실로 들어서다) 엄마, 깜짝이야. 니가 왜 여깄어?
체리 : (주방에서 케잌 접시 들고 나오며) 작가님 뵈러 왔죠~ 요새 작업하느라 너무 피곤하실 거 같아서
짜잔- 맛있는 거 사왔어요. (테이블에 접시 놓는)
다정 : (빵 입에 문 채 냉수 들고 온) 여귀여, 성생님.
영은 : 너 내 작업실 어떻게 알았어. 아는 배우 없는데.
다정 : 꺽! (빵 목에 걸린. 들고 있던 물 벌컥 마시며 화장실로 도망가는)
영은 : 안다정 너! 마지막 경고야! 짐 싸! 안 싸면 몸만 내 쫓을 줄 알어!
체리 : 아이 왜 그러세요. 제가 알려 달라고 막 졸랐어요. 앉아서 케잌 드세요, 작가님.
영은 : 내가 지금 케잌 먹을 입맛이 아니니까 너도 가. 담에 다시 오란 소리 아니니까 다신 오지 말고. 알았니?
체리 : ...네.....(하며 허리 숙여 가방 챙기는데 머리 치렁치렁한...)
영은 : 어우, 너 좀 머리 어떻게 해야겠다. 너 그러구 촬영할 거야?
체리 : 네. 왜요?
영은 : 그게 여의사 머리야! 그렇게 미친년 꽃다발 같이하고 진료하는 의사 봤어?
당장 가서 짤러. 니 취향대로 말고 반대로 짤러. 꼭.
체리 : 어우...작가님. 머리 짧음 샴푸 CF 같은 거 안 들어온단 말이에요. 한 번만 봐주심 안 돼용?
영은 : 너 지금 무슨 학생부 끌려왔니? 이게 봐주고 안 봐주고 문제야? 안다정 너 빨리 안 나와? 6부 오타 점검 다 했어?
다정 : (욕실 문 빼꼼 열고) 감독님한테 메일 보냈는데요?
S#8. 드라마 제작국 프로그램 방. 낮.
프린트 된 6부 대본 읽고 있는 경민. 표정 안 좋은...
한 군데도 동그라미 못 치고 애꿎은 펜만 빙글빙글 돌리다 대본 툭 놓고 얼굴 쓸어내리는...
현수와 오석, 회의하다 그런 경민 보는.
오석 : 대본, 인쇄 넘길까요?
경민 : (의자 뒤로 목 젖히며 대답 대신 딴 소리) 조연배우 리스트는.
현수 : (리스트 건네며) 여기요. 서작가님이 일주일 내내 채널 돌릴 때 마다 나오시는 분들은 싫으시다고....
감독님 보시고 의견 첨부해 주시면 1순위부터 스케줄 확인 해 보려구요.
경민 : (리스트 보며) 스케줄 되면 이대로 가요. (하고 일어나는)
오석 : 대본 인쇄는, (하는데)
경민 그냥 가버리는. 오석과 현수 걱정스러운 눈빛이고....
S#9. 미용실. 낮.
눈물 뚝뚝 흘리며 미용실 의자에 앉아있는 체리. 옆에 상우 통화중인.
미용사 머리잡고 자르는 순간,
체리 : 악!
미용사 : (화들짝 놀란!!) 왜요.
상우 : (통화 하다) 다시 걸게. (끊고) 왜.
체리 : (철철 울며)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애. 엉엉. 나 야한 생각 별로 안 해서 머리 잘 안 기는데. 엉엉.
이거 삼 년 기른 거란 말이야. 엉엉.
상우 : (미치겠고) 이 거 끝나면 3년 푹 쉬게 해 줄 테니까 쉬면서 머리나 쭉 길러 그럼.
체리 : 엉엉. 어떻게 쉬어. 지금도 이렇게 인기가 많은데에-
상우 : (듣기 싫고. 미용사에게) 빨리해요. 빨리.
체리 : (흑흑 느끼며) 근데, 기자들은 언제와?
상우 : 기자?
체리 : 나 이거 연기 투혼이잖아. 홍보 기사 내야지. 우리 검색어 1위 또 안 해?
상우 : (미용사에게) 뭐 하냐고! (하는데 전화 오는) 진상웁니다. (사이) 아, 예. 전화 기다렸습니다.
(사이. 표정 굳는) 확실히 결정된 겁니까? (사이) 그러죠. (끊는)
체리 : 누군데? 기자들이야?
상우 : 기자 같은 소리! 너 이번 O. S. T. 잘 불러! 신데렐라 CF, 오승아로 간다니까.
체리 : 뭐어?
S#10. 한올기획. 다른 날 낮.
담당자와 마주 앉은 기준과 승아. 승아 콘티만 보고 있는.
담당자 : 회장님께서 오승아씨가 제안하신 컨셉을 아주 맘에 들어하셨어요. 말씀하신대로 이번 CF 컨셉은 신혼 첫날밤이고,
신랑은 송창의씨가 캐스팅됐습니다. 국민요정이랑 국민신랑이랑 결혼한 거죠.
승아 : (대꾸도 않고 콘티만 보는)
기준 : (무안해서 일부러) 송창의씨면 이미지도 깨끗하고 너무 좋은데요.
담당자 : 그럼 촬영 스케줄은 어떻게 할까요. 컨셉 수정하느라 스케줄이 많이 딜레이 돼서...
기준 : 이번 준 금요일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드라만 다다음주부터 촬영 나갈 거 같구요.
담당자 : 알겠습니다. 스튜디오 섭외되는 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승아 보며) 촬영 때 뵙죠.
승아 : (그제야 고개 들며) 명함 한 장 주세요.
담당자 : 네? 제 연락천 장대표님이,
승아 : 연락할 일 생길지 모르잖아요. 뭐 하러 여러 입 거쳐요.
담당자 : 아, 네. (명함 내밀며) 여기요.
기준 : (명함 받아 나가는 승아 좀 불안하게 보다 담당에게 인사하고 일어나면)
승아 : 따라올 거 없어요. 장대표님 내 로드 아니잖아요? (하더니 가는)
기준, 승아 뒷모습 보는데....
S#11. 드림하우스 사무실. 낮.
기준, 현수, 에이든 테이블에 마주 앉은. 현수, 계약서 읽어 내려가는.
현수 : 회당 출연료 250에 (기준 보며) 옵션은 전혀 없구요.
기준 : 네.
현수 : 초상권 사용도 자유롭게 해주시고 단, 포스터 컨셉만 추후 합의 했으면 하시구요.
기준 : 네.
현수 : 오승아씨 계약서 보다 이 계약서 보니까 너무 싱거워서 괜히 서운한데요?
기준 : 서운하심 안 되죠. 주세요. 핫 엔 스파이시 하게 다시 쓰죠 뭐.
현수 : 어머, 노 쌩큐죠. (하며 얼른 계약서 가슴에 품고 발딱 일어나며) 그럼 두 분 리딩 때 봬요. 주인공 되신 거 축하하구요.
에이든 : 감사합니다.
기준, 에이든 보는... 흡족하기도 하고 승아 때문에 마음 무겁기도 한데....
S#12. 기준 오피스텔. 낮.
커다란 스포츠백 들고 들어서는 기준. 에이든 캐리어 끌고 따라 들어오고.
기준 : 들어와요. 좀 후져도 비는 안 새니까, (하다) 안 샌다, 이런 말도 아나?
에이든 : 그럼요.
기준 : 좀 불편하겠지만 생짜 신인한테 숙식제공이면 이거 나쁜 거 아니에요. 침댄 좀... 짝을라나?
에이든 : 대표님.
기준 : (보면) 네.
에이든 : ....감사합니다. 기회 주셔서. 세 번의 기회 중 한번이 아니라, 세 번의 기횔 다 주셨어요 저한테.
기준 : 아직 인사 받긴 일러요.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승아 일은..... 걱정 말아요. 내가 잘 설득 할 테니까.
에이든 : 계속.... 반대 하나요?
기준 : 아직은요. (사이) 마음 쓸 거 없어요. 승아한테 쓸 마음 대본에 써요. 그게 승알 설득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니까.
마음 무거운 에이든인데....
S#13. 승아 집 거실. 낮.
트레이너와 윗몸 일으키기 하고 있는 승아. 영양사 컴퓨터로 레시피 보고 있고...
트레이너 : 호흡 내쉬고. 체지방이랑 수분 밸런스는 괜찮은데 비해 근육량이 적어. 들이 쉬고.
이번 주부턴 바디 라인 위주로 계획표 짰으니까 또 술 먹고 거르면 안 돼.
승아 : 몇 개 남았어? (그때 초인종 울리는)
트레이너 : 마지막이야. 천천히 올라오고 호흡 정지. 오케이.
영양사 : (인터폰 확인하고 문 열며) 안녕하세요.
승아 : (헉! 하며 바닥에 눕는) 누구야.
영양사 : 장대표님 (하고 주방으로 가려는데)
승아 : (벌떡 일어나며) 왜 물어 보지도 않고 문을 열어! (신경질적으로 수건으로 땀 닦는)
영양사 뻘쯤한... 트레이너도 뭔 일 있구나 싶어 두 사람 주방으로 가는.
기준 들어서는... 승아 돌아보지도 않고 서서 땀만 닦는...
기준 : 얘기 좀 해요.
승아, 대답대신 옆에 있던 로봇 청소기 발로 꾹 누르는. 청소기 윙윙 시끄럽게 청소하는.
기준 그런 승아 보다가 천천히 걸어가 청소기 발로 꾹 눌러 끄는.
승아, 쌩- 한 표정으로 돌아보면
기준 : ....에이든 계약하고 오는 길이에요.
승아 : 그래서 어쩌라구요. 축하한다 얼싸안고 박수라도 치라구?
기준 : 허락 받는 게 순서라면서요. 늦게라도 순서 지킬라구요.
승아 : 약 올려요 지금? 계약하고 오는 길이라면서 뭔 허락? 뭔 순서!
기준 : 계약이야 시작이고 진짜 일은 그 다음부터니까요. 박수까진 안 바래도 오래 알던 친군데 응원 정돈 해 줄 수 있잖아요.
승아 : 착각하셨네요. 나 누구보다 그 친구 응원해요. 정말 잘 됐으면 좋겠어요. 근데, 내 상댄 아니죠.
왜 아니냐고 물으면 그건 바보구.
기준 : (빤히 보다) 왜 아닌데요?
승아 : 심심해요? 싸우고 싶어? 난 나 커버해 줄 탑 스타가 필요해요. 내가 커버하고 가야 할 신인이 아니라.
그 친구랑 이 작품 하면 모든 책임 다 나 혼자 져야 하잖아요. 내 이름 값 내가 해야 한다고. 난 그게 무서워. 자신 없다구.
안 들키고 버틸 자신 없다구요!
기준 : (!!!) 왜....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먹어요. 언제까지 가짜배우 할 건데요.
승아 : 할 수만 있으면 최대한 길게요. 왜요.
기준 : 그건 배우가 할 소리가,
승아 : 그만 못 해요? (눈물 툭툭-) 왜 단 한 번도 내편을 안 들어. 어떻게 단 한 번도 내 편을 안 드냐구!
기준 : (당황하는데...)
승아 : 이러니 다들 등 돌리지. 그래도 진사장은 내가 아무리 지랄해도 무조건 내편이었어.
사람 좋고 무능한 매니저가 악랄하고 유능한 매니저보다 왜 더 못한지 이제 알았으니까, 가요. 정 떨어졌으니까 가라구요!
하더니 울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기준, 충격으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숨도 못 쉴 정도로 가슴 아파 어쩌지 못하는 기준인데....
영은E : 방금 뭐라셨어요?
S#14. 영은 작업실. 낮.
6부 대본 놓고 마주 앉은 영은, 경민, 오석, 다정.
경민 : 5부, 6부 수정 하시라구요.
영은 : 그, 그러니까 왜요. 왜 수정을 해요?
경민 : 4부 까지랑 톤이 너무 틀려요. 국제변호사가 너무 대 놓고 백마 탄 왕자에요.
4부까진 세상의 편견에 맞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대응하던 은형이가 있었는데
5, 6분 은형이의 모든 문젤 변호사가 해결해 주잖아요. 그러니 긴장감도 떨어지고.
영은 : 무슨 말씀인진 아는데, 긴장감은 4부까지면 충분하다고 봐요. 더 긴장시키면 시청자들은 힘들어서 못 봐요.
저 고생이 언제 끝나나, 저 아이가 언제 행복해 질까, 누가 좀 안 도와주나, 알콩달콩은 언제 나오나.
그 타이밍이 5, 6부에요. 저 그냥 되는 대로 쓰는 거 아니에요. 다 계산 하면서 써요.
다정/오석 : (눈치만 보고 있고....)
경민 : 그럼 은석인요. 은석의 감정도 너무 갑작스러워요. 물론 남녀 주인공이 첫눈에 반할 수 있죠.
근데, 이 여자의 우울증은 어디로 간 거죠? 이십 년 만에 만난 여동생보다 데이빗이란 변호사가 더 깊이 들어와 있어요.
영은 : 은석이도 지친 거죠. 사실 이십 년만에 만난 자매긴 하지만 쌩판 처음 보는 남남 아닌가?
처음에야 얼싸안고 울고 짜고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쟤랑 나랑 닮긴 했나? 진짜 내 동생 맞긴 한가?
의심해보지 않겠어요? 하루아침에 칠세 지능의 동생이 생긴 은석에게 데이빗은 휴식처죠.
경민 : 잘 짚으셨어요. 그런 건 재밌어요. 근데 지금 얘기한 거, 대본에 없어요. 서작가님 말 속에나 있지.
그런 고민을 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순 없어요? 알콩달콩으로 버무려 놓지 말고?
영은 : 그, 그래요. 6분 그렇다 쳐요. 근데, 5부는 감독님 오케이 하신 거잖아요. 대본에 동그라미 그리셨잖아요.
서영은에 대빵 크게.
경민 : 그건..... 서영은 작갈 믿는단 뜻이었어요. 도저히 그 대본은 믿을 수가 없어서....
영은 : !!!
다정/오석 : (바늘방석이라 눈동자만 굴리는....)
경민 : 리딩 전에.... 수정 가능 하겠어요?
영은, 창피한 듯 시선 떨구고 앉았다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다정 오석, 눈동자만 굴려 보는...
경민, 돌아보지도 못한 채 앉아 있고....
S#15. 작업실 영은 방. 낮.
앉지도 못하고 문 앞에 넋 나간 듯 서 있는 영은인데....
S#16. 영은 작업실 거실. 낮.
경민, 불편한 얼굴로 앉아있는.
오석과 다정 슬금슬금 주방으로 가면 경민, 다시 5, 6부 대본 들고 넘기는데,
그때, 영은 문 열고 나오는. 경민, 보면
영은 : (담담한....) 가세요. 가서 책 대본 뽑으세요. 수정 안 해요.
경민 : !!!
영은 : 이제 작업실 오실 필요 없어요. 앞으로 나오는 대본도 수정 안 해요.
경민 : 서작가님.
영은 : 할 얘기 있으면 보조작가 통해서 하세요. 작업에 방해 되니까. (하고 돌아서면)
경민 : 뻔한 얘기 하지 말자고 그동안 그 고생한 거 아니었어요?
고작 4회 만에 옛날 버릇 나올 거면서 캐스팅이 어쩌네 저쩌네 그 난린 왜 쳤어요!
영은 : (!!! 서늘하게 돌아보면)
경민 : 오승아 연기 못해 캐스팅하기 싫단 소린 왜 했냐구요. 오승아가 아까운 대본을 써 놓고!
영은 : (헉!! 억지로 참으며) 그래요? 감독님 눈엔 그 대본이 그래요? 내 눈엔 세상물정 모르는 초짜감독한테 과한 대본 같거든요?
경민 : !!!
영은 : 기획안 바꿔 지적 장애아 버전으로 갔고, 곧 죽어도 싫다는 오승아도 기어이 캐스팅 했고,
신인 배우로 가는 것도 두 남자 등쌀에 합의 했어요.
경민 : (보면)
영은 : 근데, 감독은 연출자지 작가 아니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알고 대본을 뜯어 고쳐라 마라에요?
적당히 받아주니까 작가 우스워요? 방송 삼사 통 틀어 서영은이 대본 뜯어 고칠 감독, 단 한 명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가세요. 가서 지금 들고 계신 대본, 그대로 찍으세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경민 : !!!
영은 : 혹시나 노파심에서 하는 말인데, 현장에서 단 한 줄이라도 고쳤다간, 바로 이 드라마 엎을 테니까 그렇게 아시구요.
경민 : !!!
영은, 경민의 시선 피하지 않고 보는데 집 전화 오는.
다정 : (미치겠네... 얼른 받는. 소근) 여보세요? 네. (꽥) 네? (하고 영은 보면)
영은 : (표정 없이 보면)
다정 : 윤PD님인데요... 오승아 첫 리딩 참석 못한대요... CF 촬영이랑 날짜가 겹쳐서.
영은 : !!!
경민 : (이건 또 뭐야 싶은데....)
영은 : (천천히 걸어가 다정 수화기 뺏어 틱 끊었다 다시 들더니 전화번호 마구누르는) 기준씨, 난데. 배우관리 이렇게 밖에 못 해?
어떻게 첫리딩이랑 CF 촬영이 겹쳐. 씨에프 촬영 날짜가 무슨 국경일이야? 걔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까 날짜 바꿔.
S#17. 아이스크림 가게. 밤.
아이스크림 퍼먹으면서 불량하게 앉아있는 승아.
맞은편에 앉은 기준 그런 승아 뚫어져라 보고 있는.
승아 : 왜 안 먹어요? 맛있는데?
기준 : 집으로 간다니까 왜 여기서 보재요.
승아 : 집으로 오지 말란 뜻이겠죠? 우리 집엔 집어 던질 게 너무 많잖아.
기준 : (억지로 참고....) 왜 갑자기 씨에프 촬영 날짜가,
승아 : 리딩이랑 겹치죠.
기준 : (열 받아 빤히 보면)
승아 : 리딩 안 갈라고. 난 로드랑 씨에프 찍으러 갈 테니까 대표님은 리딩을 미루든
에이든이랑 손 꼭 붙잡고 가서 대본을 읽고 오든 맘대로 하세요.
기준 : 너 정말!
승아 : (O.L) 더 건들기만 해요 어디? 씨에프고 뭐고 다 집어 칠 테니까!
기준 : !!!
S#18. 기준 사무실. 밤.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기준... 발에 ‘오승아 전용’ 슬리퍼 신겨져 있는... 하염없이 앉아 있는...
저만치 승아는 사진 속에서 웃고 있고....
S#19. 승아 집 거실. 밤.
어두컴컴한 거실... 승아, 무릎 안고 앉아 있는... 그러다 테이블 아래 놓인 에이든이 선물한 상자 보는.
상자 꺼내 열면 MP3 보이고.... MP3 꺼내 귀에 꽂고 플레이 시키는..... 에이든의 정성에 가슴 아프고....
S#20. 영은 작업실. 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영은. 경민에게 한 모진 말 다 자기 가슴에 남는....
그러다 서랍 가만히 열어 무언가 집어 올리는... ‘릴리 맛사지’ 경민의 라이터고...
S#21. 거리. + 넥타이 가게. 밤.
경민 담배 물고 걷는... 걸으며 몸 이곳저곳 만지는... 라이터 찾는 듯...
그러다 천천히 걸음 멈추더니 어딘가 보면.... 넥타이 가게 앞이고.... 핑크색 넥타이 경민의 눈에 들어오는데.....
S#22. 승아 집 정원. 다른 날 낮.
승아 현관 나오는. 코디와 헤어, 짐 들고 대우 뒤따라 나오는. 강아지 뛰어 놀고 있는...
승아, 대문으로 가려다 멈칫하는. 코디 헤어 대우 다 멈칫하는.
보면, 기준, 대문 앞에 딱 서서 팔짱낀 채 승아 올려다보고 있는.
승아 : 뭐 하는 거에요?
기준 : 첫리딩 안 미뤘어요. 그게 원래 선약이니까. 난 내 배우 이렇게 편들어요. 같이 리딩을 가든, 아님 둘 다 못 가든,
현재로선 그래요.
코디 : 그럼 씨에프는요?
기준 : (승아만 보는) 결정해요.
승아 : 비켜요.
기준 : 못 비켜요.
승아 : 안 비키면 경찰 부를 거예요.
기준 : 불러요.
승아, 기준 죽어라 노려보는데....
S#23. 드라마 제작국 대본 연습실 앞. 낮.
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또각또각 걷고 있는. 다정, 대본 4권 들고 뒤따르는.
영은, 코너 돌다 멈칫하는. 연습실에서 경민이 나온 것이다. 경민도 영은 발견하고서는.
영은, 흘깃 보고 가려다 또 멈칫! 다시 경민 보면, 경민, 핑크 넥타이 매고 있는 게 아닌가....
경민 : 일찍 오셨네요. 배우들도 다 왔어요. 오승아씨만 빼고.
영은 : (눈빛 흔들리는.... 경민의 넥타이 보다 경민 보면)
경민 : 들어가요. (하는데)
오석 : (뛰어오며) 감독님. 큰일 났는데요. (하고 영은 보고) 오셨어요.
경민 : 왜. 뭔데.
오석 : 오승아씨랑 장기준 대표님 지금 경찰서에 있다는데요.
경민 : 뭐?
영은 : !!!
S#24. 경찰서 안. 낮.
형사 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기준과 승아. 형사들 그런 승아 흘깃거리는...
기준 : 가택 침입이라니 말도 안 됩니다. 오늘 분명 스케줄이 있었고, 늘 드나들던 집이고,
승아 :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원치 않는데 들어왔음 가택침입이지.
형사 : 오승아씨 말 맞습니다. 하지만 평소 자주 왕래가 있었고 또한 소속사 사장이라는 정황으로 볼 때,
딱히 가택 침입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기준 : 그죠. 맞죠! 그럼 제가 이 분 신고해도 되는 거죠.
승아 : (이런 씨!)
기준 : 뭘 봐요. 뭘 잘했다고. 아니, 어떻게 진짜 경찰을 불러요.
승아 : 부르라며요. 안 무섭다며.
형사 : 이보세요! 두 분! 지금 사소한 감정싸움으로 비싼 세금 낭비하고 있단 생각 안드세요?
기준/승아 : .....
형사 : 그만 화해하시고 일단 조서는 꾸며야 하니까 여기 싸인 하세요. 오승아씬 여기에 한 번 더 하세요.
승아 놀라 보면, 흰 종이에 사인펜 건네주는 형사고.
승아 형사 빤히 보다 피식 웃으며 싸인 하는데... 기준 그런 승아 의외네? 하고 보는....
S#25. 경찰서 앞. 낮.
승아와 기준 경찰서 나오면 기다리고 있던 헤어, 코디 헤어 뛰어오는.
코디 : 괜찮아요? 뭐래요?
기준 : 뭘 뭐래. (승아 노려보며) 그냥 가래지.
승아 : (기준 노려보며) 차는.
코디 : 대우씨가요... 두부 사러 간다고....
승아 : 미친 거야? (주위 의식하며 후드 티 모자 확 쓰는)
그때 차 한 대 끽- 하고 들어와 멎는. 영은 차다. 영은과 경민 내리는.
기준과 승아 미치겠네 하는 표정이고....
영은 : 무슨 일이야. 둘이 경찰서엔 왜.
기준 : 별일 아니야. 미안하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경민 : 별 일 아니면 다행이구요. (승아 보면)
승아 : (시선 돌리고 서 있는....)
영은 : 별 일 아닌데 경찰서까지 와? 경찰서에서 CF 찍니? 기자들이라도 봤음 어쩔라구 이래!
기준 : 그러니까 빨랑 여기 뜨자. 감독님 식사 안하셨죠. (영은 손에 들린 차키 뺏으며) 운전은 내가 할게.
(뽁뽁 하며 승아 보고) 뭐 해요, 빨리 안 타고.
승아 : (마지못해 움직이는)
영은 : 어디 막힌 데로 가. 방음 잘 되는 데로. (하며 차로 가는)
기준 : (코디, 헤어에게) 근처에 있을 테니까 대우 오면 바로 전화해.
S#26. 중식당 룸. 낮.
영은, 경민, 기준, 승아 모여 앉은. 직원 물 따르고 나가면.
기준 : 리딩은 어쩌고 오셨어요? 선생님들 다 오셨을 텐데.
경민 : 일단 다음 주로 미뤘어요. 욕은 좀 먹겠지만. 씨에픈요.
기준 : 저도 미뤘어요. 욕은 좀 먹겠지만.
승아 : (이런 씨!) 누구 맘대로 미뤄요?
영은 : (확 열 받는) 안 미루면. 리딩 안 할 거에요? 오승아씬 그 정도 프로근성도 없어요?
승아 : 근성, 투혼, 저 그런 거 없어요. 그런 건 작가님이 오케이하신 신인한테나 필요한 거라.
영은 : 오승아씬 신인시절 없었어? 첨부터 잘 나갔어요?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 한 거야.
승아 : 가능성 보단 계약설 중요하게 생각하셨어야죠. 저랑 붙는 모든 배운 저랑 합의해야 하는 거 잊으셨어요?
영은 : 난 잊었다 치고. 오승아씬 남에 계약 신경 쓰느라 자기 계약서에 싸인 한 건 잊었나 보지?
승아 : !!!
경민/기준 : (또 시작이다 싶고...)
영은 : 계약서에 싸인 했음 이 드라마 찍어야 한단 뜻이야. 싫어도 해야 한단 뜻이라고. 근데, 상대배우 땜에 죽어도 못하겠다.
그럼 방법 딱 하나 있어. 위약금 세 배 물고 빠져. 나, 더는 너 까부는 꼴 안 볼 테니까. 알아들어?
승아 : !!!
경민 : 서작가님.
기준 : 서작가. 말이 좀 심하잖아.
영은 : 기준씨도 똑똑히 들어. 기준씨랑 나, 빚 청산한 순간 일 관계야. 우리 너무 우선순위 없다. 무조건 내 말 따르라는건 아니고,
난 내 스타일대로 할 거니까 그 뒤는 각자 알아서 하자! 사공 정리 좀 하자고. 작품 산으로 가기 전에.
기준: !!!
경민 : !!!
승아 : !!!
영은 : (핸드폰 울리는. 받는) 서영은입니다. (사이 표정 굳는) 절요?
S#27. 찻집. 낮.
커피 놓고 마주앉은 영은과 상우.
상우 : 정말입니다. 정말 다른 뜻 아니라 저희 체리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단 말씀드리려고 뵙자고 했습니다.
영은 : (얘 왜 이래? 보면....)
상우 : 오늘 리딩 못 했다고 하면서 5, 6부 대본만 받아 들고 왔더라구요, 체리가.
영은 : 네. 일이 좀 있어서.... 근데 체리가 내가 자기 이뻐한대요?
상우 : 아뇨. 체린 작가님이 자기 미워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머리도 자르랬다구요.
영은 : 혹시 대표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상우 : 솔직히 4부까지 봤을 땐 그랬는데 5, 6부 보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더군요.
영은 : 무슨....
상우 : 너무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화장실도 못 가고 다 읽었습니다.
영은 : (!!!) 어떤... 부분이요?
상우 : 전에 쓰셨던 작품들 하곤 소재부터 틀린데 이렇게 새로운 소재를 가지고 어떻게 예전 작품하고 똑같이 쓰셨는지
정말 감탄했습니다.
영은 : !!!
상우 : 작가님 특유의 톡톡 튀는 명대사도 많고, 두 자매와 변호사의 삼각 멜로가 본격적으로 진행 되니까 체리 롤도 커졌구요.
제가 괜히 걱정했다 싶습니다. 뭣 모르는 애들이야 식상하다, 남는 게 없다 하지만 트렌디는 아무나 하나요.
영은, 너무 창피해 어쩔 줄 모르는데....
S#28. 레스토랑 앞 거리. 낮.
자기 차 앞에 멍- 하니 서 있는 영은. 경민의 지적과 상우의 칭찬이 비수처럼 가슴에 박히는데....
S#29. 영은 작업실. 낮.
영은, 작업실 들어서는.
다정 : 다녀오셨어요.
영은 : (대답 없이 소파에 앉는)
다정 : 감독님이 전화하셨던데. 언제 들어오시냐고.
영은 : (테이블에 놓인 대본 보는. 이름에 커다란 동그라미 그려진.... )
다정 : 조감독도 전화 왔는데요, 일단 5, 6부 책 대본 나온 거 오늘 리딩 온 배우들한테 나눠 줬다고,
영은 : (힘없이) 그걸 나눠 줌 어떡해. 지금 당장 전화해서 5, 6부 대본 다 걷으라고 해.
다정 : 네?
영은 : 걷으라고 해. 다 다시 쓴다고. 리딩 날짜 당분간 잡지 말라 그러고,
오승아한텐 내가 씨에프 찍을 거 다 찍고 오랬다고 해. 시간 많다고.
다정, 그런 영은 의아하게 보는데....
S#30. 씨에프 촬영장. 다른 날 낮.
호텔 룸처럼 꾸며진 촬영장. 팡팡팡! 플래시 터지는. 기자들 취재하느라 난리 난.
보면, 샤워 가운 차림의 승아와 송창의가 콘티 보며 CF감독과 의논하고 있고.
S#31.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낮.
영은, 앞머리 실핀 꽂고 열심히 노트북 자판 치고 있는.
다정, 다 마신 커피 잔(기준이 준)에 새 커피 따라주는.
S#32. 기준 오피스텔. 다른 날 밤.
에이든 4부 대본 보며 열심히 연습하는...
옆에서 그 모습 흡족하게 지켜보며 빨래 너는 기준이고.
에이든 연습하다 자기도 하겠다고 하면, 기준 신경 쓰지 말고 대본 보라고 하는...
S#33. 드라마 제작국 회의실. 다른 날 낮.
경민, 오석, 섭외, 스크립터, 편집 감독, FD, 세트 디자이너, 현수 등등 모여 회의하는...
테이블에 음료수와 도넛, 스케줄 표와 세트 도면 어지럽게 널린...
CF감독E : 자! 쌩얼인 척 앙큼하게! 레디, 액션!!
S#34. 씨에프 촬영장. 낮. (연결)
하면 승아, 촉촉이 젖은 머리와 쌩얼로 화장대에 앉아 욕실 문 흘깃거리며 마구 비비 크림 바르는데
창의 샤워 가운 차림으로 나오면 후다닥 비비 크림 발밑으로 던져 발로 화장대 밑으로 밀어 넣고 요염한 포즈 취하는 승아.
허나 창의와 승아 웃음 터져 NG 나는.
S#35. 영은 작업실. 다른 날 밤.
다 마신 커피 잔에 또 커피 따라지는.... 그 옆에서 영은 열심히 작업하고 있고.....
손으로만 커피 잔 더듬어 들다가 문득, 기준이 선물한 잔 보는데.... 자기가 했던 말 미안하고....
(시간경과)
소파에 노트북 옮겨 작업하다 잠든 영은이고...
경민, 과일봉지 옆에 놓고 그런 영은 담요 덮어 주고 고양이 인형 목에 받쳐주는데....
S#36. 씨에프 촬영장. 낮. (연결)
CF 감독과 모니터 확인하는 승아와 창의... 기준 그런 두 사람 지켜보고 있고....
(시간 경과)
승아, 창의에게 키스 하려는 듯 천천히 가까이 얼굴 가져다 대는.
그 순간 모니터에 잡히는 승아의 얼굴,
승아 : (카메라 보며 비비 크림 얼굴 옆으로 들며) 바르면 피부가 된다, 신데렐라-
CF감독E : 오케이 컷!!
S#37. 드림하우스 사무실. 다른 날 낮.
컷! 소리와 함께 벌컥 문 열리고 들어오는 상우.
테이블에 앉아 회의하고 있던 현수와 혜경 놀라 보면,
상우 : 이대표님! 왜 자꾸 일을 이렇게 하시는 겁니까! 도대체 내가 몇 번을 와요 여길!
혜경 : 진대표님은 늘 앞도 없고 뒤도 없으신갑네요. 와 또 지만 모르는 일이 생깄습니까.
상우 : 시침 떼서 될 일 아니죠. 말도 안 되는 캐스팅이 어떻게 픽스 난 겁니까!
혼혈 배우요? 듣도 보도 못한 외국 앨 남자주인공을 시킨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혜경 : 난 또. 진대표님. 처음 서작가한테 체리 주인공 시켜야 한다고 했을 때 서작가가 뭐랬는 줄 아십니까?
(영은 흉내) “체리? 하드야? 사탕이야? 듣도 보도 못한 앨 여주인공을 시킨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상우 : !!!
혜경 : 근데, 서작간 상황에 맞춰 납득하고 물러서드만요. 작품은 가야 하니까.
상우 : !!!
현수 : 남자 주인공 분량 아예 줄이고 두 자매 이야기로 가신대요 작가님이. 체리랑 오승아 투톱으로요.
그럼 진대표님이 걱정하실 일은 없지 싶은데요.
상우 : (억지로 참으며) 그래요? 좋네요. 근데 하나 주고 하나 받는 건 제 계산 방식이 아니라서.
(혜경 보며) 체리 롤 키우신다니 제가 더 키워도 되겠습니까.
현수/혜경 : !!!
S#38. 동남아 레스토랑. 낮.
테이블에 음식 놓이는. 카메라 빠지면 체리, 상우, 경민 앉아 있는.
상우 : 캐스팅이 잘 마무리 되서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감독님.
경민 : 마음 놓을 캐스팅은 아닙니다.
상우 : (맘에 안 드는...) 늘 봬도 참... 틈을 안주시네요. 용건만 간단히 하잔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두 자매 이야기로 가신다는 건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니까 두 자매의 메인 테마곡이 아주 중요할 것 같아서요.
경민 : ?!!
상우 : O. S. T.는 우리 체리가 직접 불렀으면 합니다.
경민 : (!!!)
상우 : 체리가 노랠 아주 잘합니다. 정식으로 보컬 수업도 받고 있구요.
체리 : (핸드백에서 MP3 꺼내며) 제 노래 들어있어요, 감독님. 한 번 들어 보시면,
경민 : 전 반댑니다.
상우/체리 : !!!
경민 : 은석인 여의사에요. 마음의 병이 걸린. 근데 배우가 직접 노랠 하면 캐릭터가 훼손되죠.
상우 :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O. S. T. 때문에 드라마가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민 : 다른 작품에선 어떨지 몰라도 제 작품에선 안 됩니다.
상우 : 제가 지금 얘길 어렵게 하고 있나 봅니다, 감독님.
경민 : ?!
상우 : 전 지금 O. S. T.를 부르게 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게 아니라 투자자로서 투자 조건 중 하날 말씀드리고 있는 겁니다.
경민 : !!!
상우 : 그런 일이야 없겠지만 감독님께서 고집 피우시면, 저나 드림하우스 이혜경 대표나 서로 곤란해지지 않겠습니까.
경민 : !!!
상우 : 과정이야 어쨌든, 우리 체리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어서는) 근처에 약속이 있어서요.
체리, 감독님께 좋은 말씀 많이 듣고. 그럼. (인사하고 가는)
경민 : (벌레 씹은 얼굴로 앉아있는....)
체리 : 음식 식어요 감독님.
경민 : 노래가 그렇게 하고 싶어요?
체리 : 제가 졸라서 하는 거 아니에요. 회사에서 저한테 투자한 게 있잖아요. O. S. T. 팔아 조금이라도 회수하자는 건데
제가 어떻게 싫다 그래요.
경민, 후- 한숨 밖에 안 나오는데.....
S#39. 동남아 레스토랑 앞. 낮.
경민, 체리와 체리 로드(과거 승아의 로드)와 함께 나오다 헉!! 멈춰 서는.
마주오던 누군가도 멈춰서는. 승아다. 대우 승아 뒤에 서 있고....
체리 로드 : 어! 누나!
체리 : (확 노려보고 승아 곱지 않게 노려보면)
승아 : (선글라스 벗으려고 손 올리는데)
체리 : (또 머리 누르는 줄 알고 얼결에 인사하는)
승아 : (웃기지도 않고.... 선글라스 벗으면)
체리 : (쪽 팔려서) 가, 가요, 감독님.
경민 : 가 봐요. 리딩 때 봅시다.
체리 : 예? (귀여운 척) 우리 2차 안 가요? 노래방 가요 감독님. 제 노래 직접 들으시면,
경민 : (당황스러운) 은석이가 밥 먹고 생뚱맞게 2차 가자고 조를 캐릭터에요?
앞으로 나 만날 땐 체리가 아니라 은석이로 와요. 가요.
체리 : (입 삐죽) 리딩 때 봬요, 감독님. (인사하고 가면)
승아 : (재밌다는 듯) 왜 같이 안 가세요. 노래방 가서 재밌게 해줘야죠. 내 작가, 내 배우, 내 스텝, 내 여자...
(체리 간 쪽 턱짓) 그 중 하나 아닌가?
경민 : 그렇긴 하죠. 근데, 은석이랑은 가도 체리랑은 못 가죠.
승아 : (피식 웃고 들어가려다) 근데 제 사진 안 주세요? 대만에서 찍은.
경민 : ....지웠어요.
승아 : (!...) 잘 하셨어요. 제 사적인 사진 누가 갖고 있는 거 싫거든요. (하고 들어가는)
경민, 그런 승아 뒷모습 보는데.....
S#40. 경민 차 안. 낮.
경민 차에 올라 시동 걸려다 글로브 박스에서 카메라 꺼내는. 헌팅 사진 들어 있는.
넘기다 보면... 승아 사진 있고.... 승아 사진 보는데....
그런 경민 차 뒤에 택시 한 대 서는. 에이든 내려 좀 굳은 얼굴로 레스토랑 보는데....
S#41. 동남아 레스토랑. 낮.
에이든과 승아 마주 앉아있는. 서로 얼굴만 보고 있는....
에이든 : (담담히. 영어) .....나 반대한단 얘기... 들었어. 충분히 이해해....
승아 : (보는)
에이든 : (영어) 실망시키지 않을게. 열심히 할 거야.
승아 : 당연히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도 안 하면 내가 널 가만 두겠니?
에이든 : (!!!) 인정한단... 뜻이야?
승아 : 아니?
에이든 : !!!
승아 : 근데 너랑 같이 드라만 할 거야. 왜냐면 너랑 난 계약서란 걸 썼거든.
에이든 : !!!
승아 : 촬영장에 니가 알던 오승안 없을 거야. 지금도 나 니가 아는 오승아 아니고.
에이든 : !!!
S#42. 드라마 제작국 편집실. 다른 날 낮.
오석 : (편집기에서 테입 꺼내며) 방금 보신 게 김우철 감독님이구요. (테입 고르며) 지금 보실 게 박재완 감독님,
경민 : 그 냥반 스타일은 내가 알고, 다른 거.
오석 : 이게... 홍성규 감독님요. 현재 촬영감독 티오는 이렇게 세분이거든요. (테입 넣는)
경민 : (화면 보는)
오석 : 홍감독님은 현재 휴가중이세요. 한 달 전에 작품 끝나서. 이 작품이 가장 최근이고 이 작품까진 촬영 퍼스트였고,
이제 하시면 입봉이시래요. 근데 무지 바람둥이라고...
경민 : 바람둥이?
오석 : 예. 소문에.
경민 : (다시 화면 보며) 어쩐지 여배울 잘 찍는다 했다. 연락해봐. 가능하면 빨리 보자고.
오석 : 예?
경민 : 여잘 잘 알아야 여배울 이쁘게 찍어.
오석 : 아.... (고개 끄덕끄덕....)
S#43. 구내식당 안. 낮.
인상 구기고 앉아있는 성규. 그러다 누군가 발견하고.
성규 : 어, 형! (보면 노감독 들어서는)
노감독 : 여어, 홍감독. 축하한다. 너 요번에 입봉한다메. (앉는) 근데 왜 하필 그 작품이야.
성규 : 왜. 대본 별로야?
노감독 : 대본이야 좋지. 연출이 문제지. 이경민이 걔가 (목소리 낮추며) 수철이형 까고 들어간 거 아냐 그게.
그 자식은 형이고 뭐고 짤 없어. 국장은 또 학교 후배라고 얼마나 감싸고 도는데.
야, 솔직히 단편으로 상 받는 거 누가 못, (하는데)
경민E : 홍감독님?
성규와 노감독 동시에 고개 드는. 경민과 오석 서 있는.
성규, 어? 닭집 앞에서? 하는 표정이고 노감독 흉본 거 들었나 싶어 헉!! 하는.
그때, 한 무리의 기생분장한 여배우들 지나가는...
경민 : (노감독 보고) 오랜만이에요, 형.
노감독 : 어, 어 그래. 얘기들 해. (하더니 기생들 보며) 이게 누구야. 와- 요새 꽃들은 막 걸어다니구 그래?
(저만치 옆 테이블에 앉으며) 앉아. 앉어. 뿌리 다칠라.
성규 : 홍성규요. (앉으라는 듯 의자 손짓)
경민 : 이경민입니다. (앉는)
성규 : (불량하게 다리 떨며) 다행히도 구면이네. 내가 원래 숫기가 좀 없어서.
경민 : 대본은 보셨어요?
성규 : 내가 아직 술이 안 깨서. 깨면 봐야죠. 첫 촬영은 언젠데요.
경민 : 다다음주 정도로 잡고 있어요. 스텝회의 일정은 조감독이 따로 통보 드릴 겁니다.
성규 : 조감독?
오석 : 네. 권오석입니다.
성규 : 애인은 있고?
오석 : (당황) 아직, 없습니다.
성규 : 만들어. 친구들 이쁜 애로. 건 그렇고 혹시 지난번에 봉식이 형 가게 왔던 게...
경민 : (마음에 안 들고) 네. 조명 맡아 주십사 부탁하러요.
성규 : 안 할 걸? 그 냥반 뚝심 있어. 웬만한 뚝심 아니고서야 조명기 잡다 닭 잡겠어요?
경민 : 친하신가 보죠?
성규 : 어디 단란한데 가서 술 사면 내가 설득해 줄 수도 있고. 내 말은 또 듣거든.
경민, 그런 성규 맘에 들지 않은 눈으로 보는데....
S#44. 봉식 치킨가게 앞. 낮.
문 벌컥 열리고 “아, 형! 얘길 끝까지 들어나 보고”어쩌고 하면서 성규 쫓겨 나오는. 쾅- 닫히는 문이고....
성규 : (쪽팔리고...) 오늘 또 누가 외상술 처먹었나 봐요. 원래 안 이러는데....
경민 : 그런 거면 나도 했죠. (하더니 어딘가 전화) 이경민입니다. 술 한 잔 할래요?
S#45. 봉식 치킨 가게 안. 밤.
탁- 테이블에 놓여지는 치킨. 봉식 곱지 않게 보면, 승아와 경민 마주 앉아 있는.
경민 : 저 지금 엄연히 손님으로 온 겁니다. 쫓아 내지 마세요.
봉식 : 누가 뭐래? 남기지 말고 다 처먹, (하다 참고 승아 보고) 실물이 낫네. (가며) 어떤 새끼가 조명을 한 거야.
승아 : ?!!
경민 : 여배우가 실물이 낫다는 건 화면 빨이 별로란 얘기죠. 조명감독님이시거든요.
승아 : (봉식 보면 봉식 칼로 닭 탁! 내리치는)
경민E : 여기요.
승아 : (고개 돌리면 대만에서 사진 놓여있는) 지웠다면서요.
경민 : 지우려고 했죠.
승아 : 근데요.
경민 : 한 삼십 년 후에 오승아씨가 그레이스 켈리 같은 배우가 되면, 이 사진 값이 어마어마해지지 않을까? 해서요.
승아 : (무슨 뜻일까... 허나 좀 심장 쿵- 하는. 보면)
경민 : 지난번 집에 갔을 때 사진 봤어요.
승아 : !
경민 : 마음을 좀 열면... 그레이스 켈리의 대표작 ‘하이 눈’처럼 오승아씨 대표작, 티켓 투 더 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승아 : (빤히 보다) 저만 마음 열면 되는 거예요? 배우니까 작가한테 져라 그 얘기세요?
경민 : 누구 하난 져야 하는데, 그게 오승아씨면 안되겠어요?
승아 : 왜요? 왜 난데?
경민 : 이 작품 엎어진 거 다시 뒤집었을 땐 그만한 이유 있지 않았어요?
승아 : (풋- 웃는) 좋아요. 그렇다 쳐요. 근데, 내 이상형처럼 되라면서 삼십년을 잡아요? 내 연기가 그렇게 쌈마인가?
경민 : 그런 뜻이 아니라,
승아 : 서작가 대표작은 낼 모레 촬영 들어가는데, 난 삼십 년? 하하. 너무 많이 쓰셨어요, 감독님.
그러고 보니 제가 깜빡 했네요. 오늘 여기 은형이로 왔어야 했는데 오승아로 왔거든요 난.
경민 : !!!
승아 : 드시고 가세요. (하더니 가방 들고 가는)
경민 잡지도 못하고 앉았는데...
봉식 그런 승아 뒷모습 눈으로 쫒다가 경민 보는데....
S#46. 드라마 제작국 대본 연습실. 다른 날 낮.
턱턱턱 놓이는 음료수와 샌드위치. 의자와 대본 수정고 세팅하는 오석과 스텝들.
한쪽 벽엔 각 배우들 스타일리스트들이 만든 보드판 죽- 놓여 있는.
(시간 경과)
속속 도착하는 조연 배우들.... 극중 할머니 고모 삼촌들 들어오는.
할머니 배우에게 인사하는 후배 배우들이고...
그 뒤로 에이든 들어오는. 사람들 시선 다 쏠리고...
(시간경과)
체리 들어오는. 예의 그 훌러덩한 차림인.
상우 따라 들어와 뒤에 서는데 그 뒤로 영은과 경민 들어오는.
다들 경민과 영은에게 인사하는.
그때, 승아와 기준 들어오는.
영은에게 쏠려 있던 시선 일제히 승아에게 쏠리는... 영은, 기분 나쁘고....
(시간경과)
리딩 하고 있는.
오석 : (지문 읽는) 장례식 직후 모여 앉은 은형의 가족들.
고모1 : 아이구, 정신빠진 년놈들. 아, 이런 모자란 걸 주워다 어떻게 이십 년을 키워 그래?
고모2 : 이 재산도 다 쟤한테 남겼다잖아요. 이 많은 걸 다. 그나저나 쟬 어쩌냐고 이제.
삼촌 : 그냥 다시 돌려보내면 안 돼? 너무 커서 고아원에서 안 받을까?
고모1 : 무슨 소리야! 재산 토해낼 때까진 끼고 있어야지.
오석 : 어른들의 험악한 분위기가 무서운 은형은 할머니한테 바짝 붙어 앉으며 울먹인다.
승아 : (건성) 할머니....
경민 : (!! 승아 보는)
할머니 : (얘 뭐야? 싶은 허나 최선을 다해) 진천댁! 얘 좀 데리고 들어가.
승아 : (건성) 싫어요. 할머니랑 있을래요. 할머니랑 있을 거예요. 으앙-
영은 : (허- 저게 진짜.... 못 마땅해 죽겠고....)
고모2 : (얘 왜 이래? 허나 최선을 다해. E) 아, 왜 애를 울려 정신 사납게. 그냥 둬요. (승아에게 소리 꽥!) 시끄러. 그쳐!
모자란 짓만 골라 해 아주!
승아 : (건성) 아니에요. 난 모자란 거 아니라 조금 느린 거랬어요, 아빠가. (E) 내가 느린 건 하나님이 날 특별히 사랑하셔서...
기준 : (걱정스럽게 승아 보는데.....)
(시간 경과)
오석 : (지문 읽는) 딸랑 종소리 들리고 한 남자, 들어선다. 데이빗이다. 슬픔에 잠겨 있던 은형, 의아한 얼굴로 데이빗 보는데.
에이든 : (영어) 니가 은형이니?
승아 : (건성) 어! 영어다. 아, 나 아는데. 아는데... 아! 마이 네임 이즈 은형. 나이스 미츄! 후 아 유!
에이든 : (감정 없이) 아빠 친구 정도로 해두자. 니 아빠가 널 도와주라는 구나.
승아 : (건성) 도와줘요? 비누 만드는 거요? 이건 나 혼자 할 수 있어요. (E) 가격도 다 알아요. 이건 비싸고 이건 싸요.
문 잠그는 거 불 끄는 거 다 알아요.
경민 : (표정 무겁고... 영은 보면)
영은 : (맹렬히 승아 노려보고 있는...)
경민 : 5분만 쉬었다 하겠습니다. (승아 들으란 듯) 너무들 긴장하셨어요. 몸들 푸세요.
다들 고개 들고 푹- 퍼지는 느낌...
영은 자리 박차고 나가는. 승아 또 시선만 들어 보는. 경민 뒤 따라 나가는.
S#47. 드라마 제작국 휴게실. 낮.
영은 신경질 나 어쩔 줄 몰라 하면,
경민 : 리딩인데 뭘 그렇게 예민해요.
영은 : 오승아 하는 꼬라질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와요? 연길 못하는 건 좋다 쳐요. 그것도 좋음 안 되는데 좋다 친다 이거야.
근데 쟤 건성으로 읽는 거 보라구요.
경민 : 배우들 원래 리딩 땐 자기 거 백 프로 다 안 보여줘요.
영은 : 누가 백 프로 바래요? 오십은 해야죠. 그래야 나나 감독님이 캐릭털 잡잖아요. 팰 수도 없고 진짜!
(하다 듣고 있는 기준 발견하고 입 다무는)
기준 : 첫 리딩이잖아. 다른 사람하고 맞춰보는 것도 처음이고... 죄송합니다 감독님.
영은 : 왜 자기가 죄송해? 어휴 진짜.
경민 : 들어가죠. (E) 다시 갑니다. 권오석.
S#48. 드라마 제작국 대본 연습실. 낮.
오석 : 씬 29. 은석 자리에서 일어나는. 데이빗과 한 여자 들어온다. 은형이다.
은석, 이십여 년을 헤어져 있던 은형을 보자 심장 쿵 내려앉는데...
승아 : (건성) 처음 뵙겠습니다 고은형입니다.
체리 : (허- 건성으로 읽어? 허나 자신은 최선을 다해... 목소리 떨리는) 나...누군지... 알겠니?
승아 : (건성) 네. 은석 언니요. 언니 계속 이뻐요. 많이 보고 싶었,
체리 : 잠깐만요. (선배들에게) 죄송합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승아에게) 왜 그렇게 읽어요?
일동 : (헉!!! 체리와 승아 보는)
승아 : (!!! 이게 미쳤나? 허나 그대로 시선 깔고 앉아있는)
체리 : 그렇게 읽으면 내가 맞추기가 힘들잖아요. 그쵸 작가님. 이렇게 읽으면 안 되죠?
영은 : (저건 또 왜 저래? 지가 왜 나서?)
경민 : (후- 또 사고네 싶고....)
기준 : (미치겠네 싶고....)
상우 : (조마조마한데)
승아 : (표정 딱딱하게 굳어 그제야 체리 똑바로 보면)
영은E : 오승아씨.
승아 : (!!! 오늘 왜 이러나 싶고)
경민 : (긴장하고 영은 보는)
영은 : 후배 말이 뭐 틀린 게 없네. 지금부터 오승아 말고 고은형이 될 순 없겠어요?
기준 : !!!
경민 : !!!
표정 서늘해져 그제야 영은 향해 고개 돌리는 승아의 얼굴에서 11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