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부때 지원 약속… 중앙초교 부지에 건립 논의 재점화 미술인들 1천명 서명, 내달 추진위 결성·5월 문광부에 건의
지역 미술인들이 광주시 동구 중앙초등학교 부지에 ‘국립광주현대미술관’(가칭) 건립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최근 광주시 동구 중앙초등학교 부지에 ‘국립광주현대미술관’(가칭·이하 국립미술관)을 건립하자는 논의가 재점화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미술관 건립은 지난 2000∼2003년 3년간 지역미술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으나 학교 이전비 등을 확보하지 못해 무산 됐었다.
한국미술협회 광주시지회(지회장 정순이)는 최근 중앙초교 부지에 국립미술관 건립을 촉구하는 미술인 998명의 서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미협은 오는 3월 문화·사회·경제·정치계 인사들을 망라한 ‘국립광주현대미술관 건립 추진위원회’(가칭)를 결성해 여론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술대학 교수·학생과 시민들의 추가 서명도 받아 오는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정치인들이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아시아문화전당 부지나 인근에 국립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건립 논의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지역미술인들이 국립미술관 건립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광주비엔날레를 치러내는 국제적 미술도시로서 위상 강화를 위해서다. 전용 미술관이 없는 현재의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안으로는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역 미술계는 국립미술관이 건립될 경우 미술관 교류차원에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준 높은 소장품을 광주에서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근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돼 막대한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백민미술관 조규일 관장은 “6대 광역시 중에서 광주지역 미술 기반이 가장 취약한 실정”이라면서 “국립미술관이 건립돼야 정부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지역 미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7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이는 미술관 건립 예산과 학교 이전비 및 부지 확보, 교육청과 학교 동문의 동의 등 건립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
광주의 국립미술관 건립 논의는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시절 정부의 지원 약속에 따라 광주시가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려, 중앙초교를 이전한 뒤 그 부지에 총사업비 760억원을 들여 연건평 1만6천528㎡(5천여평) 규모로 추진했었다.
당시 중앙초교가 국립미술관 부지로 논의됐던 것은 도심공동화로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활용방안이 제기된 데다 예술의 거리와 연계할 경우 문화 구심체로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이 중앙초교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광주시가 학교이전비를 확보하지 못해 무산됐다.
한편 중앙초교는 한때 1학년 18학급, 전교생 2천여명에 달하는 이 지역 대표 초등학교였다. 하지만 도심공동화로 학생수가 급감, 현재는 학년당 3학급, 전교생은 19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