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이야기
골목은 저마다 숨겨둔 사연이 있고 역사가 있다, 징용 떠나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가슴 아픈 골목이었고, 대학 입학시험에 합격한 아들 손을 잡고 호기롭게 걸어 들어오던 기쁜 골목이었다. 변변한 놀이문화가 없을 때 골목은 자치기 놀이, 고무줄놀이, 숨바꼭질하는 공간이었다. 하루해가 저물 무렵 골목은 된장찌개 냄새로 정복당하기 시작하고 집마다 자녀들 불러 모으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영철아!’ 밥 먹자. ‘윤숙아! ‘밥 먹어라.
이번 문화예술 취재팀은 우리들이 사는 골목의 묻혔던 이야기와 변화된 골목 이야기를 취재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문화예술 취재팀 팀장 방종현
수성못 들안길과 시화 골목
대구의 명소인 수성구 들안길 속칭 먹자골목에 시와 벽화가 만나는 스토리가 있는 시화 거리가 있다. 옛날 들안길은 보리가 익어가고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녘이었다. 일제강점기 민족시인 이상화는 나라 잃은 슬픔을 삭이려 자주 찾던 곳이 수성 황금 들판 이었다. 수성 들판에 가르마처럼 잘 정돈된 밭둑 길을 걸으며 비에 젖은 보리 이삭을 보고 삼단 같은 여인의 정갈한 머릿결로 노래했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의 시가 태어난 곳이다.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이상화는 이곳을 자주 찾으며 울분을 삭인 곳이다, 수성들 황금 들판이 현대화의 변화로 대형식당이 들어서고 건물 사이 긴목이 생겨 난 자리에 박숙이 시인의 발의와 지역 구의원인 조규화 의원과 박해수(작고)시인 이 마음 모아 수성구청의 협조로 시화 거리를 조성했다. 시화 거리 초입에 장승과 솟대를 세웠다. 벽면에는 마음의 양식을 살찌우는 다양한 시화가 그려지고 있다. 또 이상화 시인의 시 '비 갠 아침'과 박해수 시인의 시 '바다에 누워'. 정호승의 ‘봄기운을’. 신동 집의 ‘빈 콜라병’. 김춘수의 ‘꽃’. 이 호우의 ‘달밤’. 박목월의 ‘사월의 노래’ 유치환의 ‘깃발’. 이육사의 ‘청포도’. 이장희의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등 다양하다. 특히 박 시인의 시 ‘바다에 누워’는 높은음자리가 박 시인의 시를 모태로 ‘저 바다에 누워’로 만들어 불러 히트시켰다. 들안길 먹자골목 문화행사로 수성구청에서는 김밥 말기 대회를 했다. 대회에는 150여 개 점포임.직원과 3,500여 명의 시민이 한마음이 되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2014년에는 김밥 말기 국내 최장 1020m를 성공시켰다. 들안길 시화 골목은 먹고 마시고 시화 골목의 시까지 볼 수 있는 감성 풍부한 골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