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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집권여당의 흔적은 온데간데없고 인적 드문 청과시장 뒤편 뒷골목에 널따란 낡은 3층 건물에 셋방살이 신세가 된 초라한 행색의 민주당사가 자리 잡고 있고, 자신들의 안위마저 그들을 탄압하는데 앞장을 섰던 경찰에게 부탁해야 하는 아주 옹색한 처지로 전락을 한 것이다.
이게 10년 집권 여당을 했었고 다시 집권여당이 되어보겠다고 하다 날벼락을 맞은 대한민국 제1야당의 현재 모습이다.
후문 밖은 경찰이 차벽을 치고 울타리 안에도 1~2m간격으로 전경이 보초를 서고, 한 바퀴를 돌아 정문으로 가니 전경과 경찰이 겹겹이 정문을 포위하고 있었다.
전에 와 봤을 때에는 벽에 붙인 붉은 타일이 이리저리 떨어져 나가고 벽에 금이 쩍쩍 가 곳 쓰러질 것 같은 건물이었는데 언제 리모델링을 했는지 회색 판넬을 씌워 외관만 보아서는 새 건물 같이 단장을 하고 있었다.
12월 19일 대선에서 관이 개입한 노골적인 부정선거와,개표에서 수많은 부정이 저질러 진 것을 아는 시민들이 대한문 앞에서 2주간에 걸쳐 “재검표=수 개표”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있었고, 그래도 민주당이 꼼짝도 안 하자 할 수 없이 이날은 일요일을 맞아 “민주당 포위의 날”로 선포를 한 날이다.
대한문 앞에서 있었던 2차례의 집회에는 1만 명가량의 시민들이 모여들어 대한문 앞 광장이 비좁을 정도의 인산인해였으나 모처럼 휴일이고 날씨마저 음산하고 지하철이 직접 닺지 않아 찾아오기가 불편해 시민 500여명이 모여서 조그만 무대차량 하나를 대놓고 민주당과 문재인후보를 향하여 “당선무효” 또는 “선거무효”를 선언하고 “수 개표 = 재검표”를 요구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까짓거 시민들이 직접 수 개표를 요구할 수 있다면 민주당과 문재인후보에게 이렇게 애걸복걸 할 필요도 없지만, 법이 상대후보로 나섰던 문재인의 이름으로 재검표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니 달리 방법이 없어 그러는 것이다.
3. 통곡의 벽
시민들은 얼마 남지 않은 법정시효에 가슴을 졸이며 한시바삐 수작업에 의한 재검표를 요청할 것을 악을 쓰며 촉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묵묵부답이었다.
허다 못한 여성사회자(한서정씨)가 피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어도 민주당사 울타리 안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도 없는 정적에 휩싸였고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하는 사람마다 발언이 아니라 통곡을 했다.
이 장면을 절망의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대학에서 40년 가까이 영문학을 강의하시다 정년퇴임을 하신 70대 후반의 <최 모> 교수님께서 자신이 갖고 계시는 국회의원명단과 간단한 인적사항이 수록된 수첩을 꺼내 민주당의 어떤 의원과 전화 통화를 시도 하셨다.
이 <최 모> 교수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될 분이다.
대학 강단에서 수많은 제자들에게 영문학을 가르쳐 길러낸 것을 깊이 후회하시고 남은 여생을 그 후회를 씻는 일에 발 벗고 나서신 분이다.
자신이 제자들에게 영문학만 가르쳤지 백인이, 특히 미국이 인류역사에 얼마나 많은 죄를 저질렀는지 그것을 미처 가르치지 못하고 영문학만 가르치신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시며 어느 단체이던 불문코 초빙을 하면 원근을 마다치 않고 기꺼이 찾아가셔서 미국이 저지른 전쟁과 그 전쟁이 발발하게 된 내막과 그 전쟁에서 미국이 저지른 죄상을 해박한 영문지식을 활용하여 미국의 백악관, 국방성, 국무성 등의 홈페이지를 뒤지고 교수시절 교분을 쌓았던 미국의 양심석학들과 대화와 의견을 나누고 미국의 죄상을 조선왕조 실록을 읽으면서 조선역사를 강의 하듯이 미국의 죄를 몇 시간 동안이고 강설하여 주신다.
70을 훨씬 넘으신 고령에 건장한 체격에 시력이 감퇴하여 큰 활자도 돋보기를 들이대야만 읽으실 수가 있고 지하철 계단도 옆의 손잡이를 잡으셔야만 겨우 헛발을 딛지 않고 걸으실 수가 있으시다. 그 분을 뵙노라면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는 그런 분이신데 항상 약시로 길을 걸으시다 무슨 사고라도 당하실까봐 가슴이 아리다.
혹시 이 교수님의 강설을 듣고 싶은 단체는 서프라이즈대표 신상철님에게 중계를 요청하면 교수님을 모시고 미국의 죄상을 현미경을 들이대고 들여다 보듯 하는 강설을 들을 수 있다.
교수님께서 어렵게 민주당의 어떤 의원과 통화가 연결되었는데 그 의원이 대뜸 하는 말이 “전화번호는 어떻게 아셨습니까?”묻더란다. 필자도 교수님의 옆에서 직접 보고 들었다.
교수님께서 상대의원에게 전화번호를 알아낸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항의를 하며 지금 민주당사 앞에 시민들이 몰려와 민주당지도부와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데 알고 있느냐고 하자 그 의원이 “시민들이 왜 민주당사 앞에 몰려와 있느냐고?”고 맥 빠진 소리를 해서 교수님께서 그 의원과 더 통화를 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것 같아 역정을 내고 전화를 끊으셨다. 지금 이게 민주당의 실상이다.
집회가 조금 되어 민주당의 정청래 의원이 나타나 마이크를 잡았다. 시위대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시민들에게 박수를 거둬줄 것을 당부하며 민주당의 당론을 전하러 온 것이 아니라 시위대의 주장에 개인적으로 찬성하여 민주당 지도부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참여를 한 것이란다.
그가 시위대에게 시원한 대답을 해줄 입장이나 처지도 아니고, 시위대와 같이 통곡을 하기 위해서 왔다고 했다. 정청래 같은 의원이 10명만 되어도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그런 의원은 오직 정청래 한 사람 뿐이다.
문재인이나 민주당 지도부로 볼 때는 당 방침을 어기고 해당(害黨)행위를 한 것이다.
상중(喪中)에도 최 악상(惡喪)을 당하였는데 정작 상주(喪主)들은 태평세월이고 문상객이 땅을 치며 통곡을 하고 있는 꼴이다.
아무리 떠들어 봐야 절벽에 대고 하소연을 하는 꼴이라 참다못한 사회자의 유도에 따라 100여명의 시민들이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몸으로 밀어 붙이며 몇 차례 민주당사 안으로 강제로 진입을 시도 했지만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다.
단, 하나!
시위를 저지하는 경찰의 태도는 이명박의 난정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압하는 현장의 경찰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민주당사 내로 진입만 저지했지, 시위대를 아주 친절하고 안전하게 대우해 주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들도 명령을 따라 시위대의 진입을 막고는 있었지만 그들이라고 왜 세상 되어가는 꼴에 절망을 하지 않을 것인가?
필자가 정문을 막고 있는 경찰 한 명과 개인적인 대화를 슬쩍 시도해 봤다.
“추운날씨에 너무 수고가 많으십니다.”고 하자 그가 낮은 목소리로 “제 속도 지금 말이 아닙니다.”하고 전혀 뜻밖의 대답을 해왔다.
물론 그 경찰관 한 명이 전체경찰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작금의 한국사람 대대수가 느끼는 절망이자 비애다.
상대가 필자보다 이런 현실을 더 가슴아파하고 있는데 더 이상 그 경찰관에게 말을 건넬 수가 없었다.
민주당사에 대고 무엇을 요구하는 것은 쇠귀에 경 읽기가 아니라 바위절벽에 대고 하소연하며 통곡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오후 다섯 시 반쯤 민주당사 앞 시위는 해산을 하고 나머지 50여명이 구기동 문재인의 집으로 달려갔다. 필자는 몸살기도 있고 지쳐서 거기에는 따라가지를 못했다.
거기에 간 다른 분과 오늘 오전에 전화를 하여 알아보니 거기는 주택가라 확성기를 대고 떠들 수도 없었고,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고 동네사람들이 며칠째 그 집에 사람출입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는 말만 듣고 하릴 없이 발걸음을 돌렸단다.
4. 문재인? 그는 그릇이 아니었다.
집회 장소에서도 여기저기 삼삼오오 선거결과의 분석과 문재인에 대한 인물평 얘기가 오갔다.
대개가 문재인은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를 2등인가로 통과한 수재고, 공․사직생활을 통하여 깨끗하게 살아왔고, 아주 순수하고 점잖고, 신사답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그 평가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두루 겸비했다고 볼 수는 없다.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되려면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하고, 역사와 세계조류를 꿰뚫어 보는 혜안이 있어야 하고, 자기희생적인 정신이 있어야 하고, 결단력과 과단성도 있어야 한다.
결과론이지만 낙선을 하고, 그 뒷마무리하는 것을 보니 문재인에게는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우리는 불세출의 정치가 하면 으레 세종대왕을 꼽는다. 깊은 생각 없이 그냥 “세종대왕”하면 으레 인자한 군주로만 생각한다.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인자했지만 그는 국정의 모든 분야에 대하여 두루 꿰뚫고 있었고, 자기희생적으로 백성을 사랑했고, 결단력과 과단성은 싸움터에서 잔뼈가 굵은 장수에 못지않았다.
대마도를 정벌하여 종속국을 만들어 우리영토로 편입을 했고, 신라가 겉껍데기 삼국통일을 한 이후로 고려를 거쳐 800여 년간 우리의 영토범위를 벗어나 여진의 차지였던 압록강 두만강 남안의 육진을 정벌 수복하여 우리영토에 편입시킴으로서 오늘날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바로 세종대왕시절에 구축된 국경이다.
세종치세 31년은 내치, 외치, 외교, 국방, 과학, 음악, 미술, 의학, 농업 등 국정의 모든 분야가 무루 농익은 우리역사의 찬란한 황금기였다. 1만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불세출의 성군이셨다. 세종대왕을 만난 것은 우리역사의 더할 수 없는 행운이었다.
수재를 넘어 천재가 대통령의 모든 조건이라면 IQ테스트를 해서 대통령을 뽑으면 되고, 마음씨가 착하고 신사답고 예절바른 사람이 대통령적임자라면 유림(儒林)에 의뢰하여 퇴계이황이나 율곡선생 같으신 분을 천거 받으면 되고, 순수하고 마음씨 착한 사람을 고르려면 아직 때 묻지 않은 어린이를 앉히면 된다.
지나고 보니 문재인은 그런 그릇이 아니었다.
재검표를 해서 결과가 뒤바뀌지 않았을 때 그 뒤에 쏟아질 비난을 겁내고, 재검표에 들어갈 돈을 계산하고 자신을 지지했던 50%이상의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재검표 요구를 묵살한다는 것은 아주 비겁하고 졸렬한 생각이다.
비난 받을 때 받더라도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의 요구를 겸허히 받들어야 하고, 돈이 아까웠으면 선거를 할 필요 없이 후보사퇴를 했더라면 박근혜가 무투표로 당선되어 투개표에 들어가는 돈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것 두려워할 것 같았으면 애시 당초 후보로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아-! 문재인의 그릇이 그 정도였었나?
이승만이나 박정희시절같이 눈 감고 아옹하며 선거가 끝나자마자 모든 증거를 인멸하던 시절과 달리, 빼도 박도 못한 불법과 부정의 증거가 확실하게 뒷받침을 하고 있는 데도 왜 “당선무효” 선언을 하고 “재검표”를 요청조차 하지 않는단 말인가?
박근혜가 이명박에게 당내경선에서 지고 나서 곧 이어 치러진 총선에서 자기의 수족들이 대부분 공천을 못 받고 잘려나가자 이명박을 향하여 “국민 여러분도 속고, 저도 속았습니다.” 라고 했듯이 우리국민들 50%이상이 문재인에게 속은 게 아니라 문재인의 그릇의 크기를 잘못 판단했다.
5. 김대중 노무현 떠난 자리가 이렇게도 크고, 메울 길이 없단 말인가?
선거와 개표가 이정도로 혼탁하게 치러졌다면 아마 김대중이나 김영삼 같았으면 벌써 “당선무효”를 선언하고 그들이 앞장서서 길거리로 뛰쳐나왔거나 하다못해 단식투쟁에라도 들어갔을 것이다.
노무현 같았으면 “재검표”를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과감하게 시위대 앞에 나타나서 왜 재검표 요청을 못하는지 그 사유를 설명하며 밤을 새워서라도 맞짱 토론을 하자고 나왔을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는 사이비 야당정치인이나 낮에는 야당총재하고 밤에는 여당 부총재 노릇하는 사꾸라 당 총재도 숱했다.
하지만 그런 시절에도 어떻게 던 야당을 바른 길로 끌고 가고 사꾸라 총재를 몰아내려는 당내 양심세력이 절반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지금 민주당에는 그런 양심세력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있다면 오직 정청래 한 사람뿐이다.
정청래 외톨이 한 사람을 가지고는 일을 성사시키지 못한다. 문재인과 민주당 지도부에 미운 털이 박힌 정청래의 앞길이 순탄치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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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망하려면 여당이 썩어서 망하기 마련이고, 국민들에게는 야당이라는 차선의 대안이라도 있었으나, 지금은 대안도 없다.
문재인은 주변에서 아무 말 안 하고 국민들도 잠자코 있으면 박근혜가 총리를 해줄 것을 부탁하면 기꺼이 거기에 응할 사람 같다.
6. 이 만신창이가 되는 우리역사와 민족정기를 어떻게 바로 세운단 말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금쪽같은 시간은 하릴 없이 흘러가고 있다.
문재인이 저렇게 머리카락도 안 보이게 꼭꼭 숨어 있고, 민주당이 대문을 걸어 잠그고 해외여행이나 즐길 계획이나 하고, 앞으로 들어설 박근혜 정권에서 뿌려주는 떡고물이나 계산하고 있는 사이에 “박근혜 18대 대통령”은 빼도 박도 못하는 기정사실이 되어 버린다.
세상에 이런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박정희에게야 총칼이 무섭고 대항할 방법이 없어 그가 다섯 번이나 내리 대통령 행세를 하도록 당해야 했지만, 세상에 어떤 나라가 매국노질을 대 놓고 하고 국민들을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게 독재를 펼쳤던 변강쇠의 딸에게 국민들이 투표로 정권을 맡기는 경우가 대한민국 말고 이 지구상에 또 어떤 나라가 있단 말인가?
에라! 빨리빨리 시간이나 흘러가라!
노무현 같이 용기가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고, 하루라도 빨리 죽는 것이 복 받는 일이다. 느린 시간의 흐름이 야속할 뿐이다.
먼 뒷날 어떤 시인은 오늘을 이렇게 노래할 것이다.
<광복 한 세기를 훑어보니 왜구 떠난 자리를 조선말 하는 왜구가 꿰찼구나!
그래 1만년 역사의 정기를 이어받았다면서 사람이 김대중 노무현 말고는 없었단 말인가?
에라! 더러운 역사 더 이상 들춰보기도 역겹다.>
꺾은 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