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경전의 숲을 거닐다(423-427)' 동국대학교 황순일 교수 /bbs]
▒ 디가니까야 '삼십이상 경' (Lakkhana sutta) ②
◀▶손과 발, 어깨와 몸이 풍만하다.
'풍만하다'는 빨리어 표현: '손과 발이 부드럽고 젊은 사람'
(부드럽고 탄력(=젊음) 있으니까 풍만하다) <423>
- 여러 전생에 미묘하고 맛있으며, 최상이요 제일의 맛을 가진 음식을 베푼 공덕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보시하면 아주 아름답고 통통한 몸매를 갖게 된다 - 동양적인 美의 기준)
"그는 최상의 음식을 얻을 것이다.
단지 재가자로서만 이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출가해서도 최고의 음식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의 경우 야사의 부모, 빔비사라왕의 공양청, 수자타의 공양, 두 상인의 공양)
※ "한국에서 뚱뚱하다고 놀림받던 여학생이
인도에 유학가서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고 하더라 ㅎㅎ"
부처님이 탁발 음식에 탐착이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도
남방불교 스님들은 말한다: 내가 스님이 된 것은 보통사람들이 제대로 공덕을 지어서
다음 생에 모두 행복하게 되게 공덕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스님이 되었다.
나의 가장 큰 일은 사람들이 제대로 공덕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부처님이 최상의 공양을 받으셨지만 그것은 부처님이 원해서가 아니라
공양올린 이들이 최상의 공덕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으로 보아야 한다.
◀▶손과 발이 부드럽고 섬세하며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막이 있는데
극히 아름답고 보기에 멋있다. <424>
(빨리어 원어 잘라(jala):그물망, 얇은 막 / 주석서에서는 '얇은 막'으로 설명)
- 여러 전생에 ①보시 ②사랑스런 말 ③이로운 행위 ④함께 함
(모두 함께하려는 태도. 권위를 내세워 시키기만 하는 게 아니고 솔선수범, 소통)
이 네 가지 섭수한 공덕 (포용하고, 받아들이고, 거두는) (내 생각:이것이 혹시 사섭법?)
'부드럽고' - 우악스럽게 강제하는 게 아니라 유연하게 포용 (부드러움이 더 깊이 들어간다)
"그는 주위 사람들을 잘 섭수한다.
승자는 사람들에게 법문을 설한다.
그들은 청정한 믿음으로 그의 말에 응답하나니
듣고서는 법을 실천한다."
※ 비구 비구니 청신사 청신녀, 신들, 간다르바.. 모두 모여드는데 그렇게 모여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모여든 사람들이 결코 밖으로 나가지 않는 행복한 과보 - 손에 막이 있으면 물이 빠져나가지 않는 것처럼.
당시 인도 수행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스승을 찾아 이동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 - 상생, 윈윈 관계
※ 불교신자(재가신자)를 빨리어에서는 짜뚜빠짜야다야카(catupaccaya-dayaka)
빠짜야=조건, 스님들에게 '네 가지 조건을 베푸는 사람' (옷, 거주지, 음식, 약)
◀▶손가락이 길고, 몸의 털이 위로 향해 있다. <425>
(정갈하고 위로 바르게 잘 자란 털)
- 여러 전생에 이익되고 법다운 말을 하는 자,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것을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자,
생명들의 이익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자였고
법다운 제사를 지내는 자였다.
"그는 모든 중생들 가운데 최고가 되고 제일이 되고
우두머리가 되고 최상이 되고 으뜸이 된다."
※'법다운 제사를 지내는 자였다' - 제사는 아무리 잘 지내봤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불교의 업설.
(제사의 무용성에 대한 부처님의 많은 가르침이 있었고 선행과 보시를 행해야 천상에 태어날 수 있다는 관점)
따라서 이 부분도 역시 불교의 순수한 관점이라기보다는 인도의 전반적인 문화의 반영이라고 이해된다.
※ '천상천하 유아독존' 천지인 상은 한국불교에만 있다 -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엔 그런 모습 없다
(살짝 반합장 정도..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묘사 / 상카시아 기적(사다리)이 천인사 확인 순간
그때 비로소 천상계 인간 지옥 중생들이 서로 자유롭게 볼 수 있었다)
◀▶사슴같은 장딴지 <426>
- 여러 전생에 '무엇을 빨리 배워야 하고 빨리 실천해야 합니까?' 라면서
기술이나 지식이나 행실을 열심히 배우는 자였다.
"그가 원하는 것을 재가에서 즉시 성취하게 한다.
만일 출가하면 불굴의 노력을 가졌기 때문에
그에게 어울리는 것을 순리대로 얻는다.
사문에게 어울리는 것들을 즉시 얻는다."
※사슴? - 빨리어 '엔니(eni 영양)'
자타카에도 '금빛 사슴'(불쌍한 암사슴 대신 희생 자처)
자기가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알고, 열심히 하는 공덕
('빨리 배워야 하고' - 브라만적 관점인듯 하다. 불교적 관점은 오히려 묵묵히 꾸준히 하는 것 선호.
빠르게 성취하려고 욕심내는 것은 아니고 묵묵히 정진하는 사람, 게으르지 않고..불방일)
알라깔라마, 웃타카라마풋타 가르침을 아주 빠르게 성취하고, '이건 아니다' 다시 새로운 길을 선택하듯..
사리불과 목건련이 산자야 가르침을 빨리 배우고, '이건 아니다' 다시 새로운 길을 선택하듯..
진정 중요한 길이 무엇인가를 알고 단호하게 출가를 결행한 부처님..
◀▶부드러운 피부, 더러운 것이 묻지 않는 피부 <427>
- 여러 전생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찾아가 이렇게 물었다.
'존자시여, 무엇이 유익한 것이고 무엇이 해로운 것입니까?
무엇이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고 무엇이 비난받지 않는 것입니까?
무엇을 받들어 행해야 하고 무엇을 받들어 행하지 말아야 합니까?
제가 무엇을 하면 오랜 세월 불행과 괴로움이 있게 되며
무엇을 행하면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이 있게 됩니까?'
"왕이 되면 무엇을 얻는가? 큰 통찰지를 가진다.
부처가 되면 무엇을 얻는가? 큰 통찰지를 가진다.
광활한 통찰지, 명쾌한 통찰지, 전광석화와 같은 통찰지
예리한 통찰지, 꿰뚫는 통찰지를 가진다."
※상대의 생각을 정리하게 해주는 좋은 질문은 선업이 된다 (화엄경 선재동자처럼..)
모든 사람이 수긍해도 '혹시 그렇지 않은 거 아닌가?' 비판적으로 의문을 품음으로써 더 깊은 진리..
더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승의 말을 그저 따르기만 하고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공허할 것인가? 발전이 없을 것이다. 상대방을 끌어내리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하는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자기발전에도 큰 도움)
'여기에도 뭔가 생각해볼 점이 있지 않을까?' 좋은 의문을 품는 것은 좋은 답을 내포
질문이 없는 사람 - 하던 대로만 하고 뭔가 딱딱하고 경직된 태도
질문이 있는 사람 - 문제 있으면 문제를 제기하고 뭔가 해결책을 모색한다고 하면
그런 사람은 딱딱하고 경직된 게 아니라 뭔가 부드럽고 유연한 태도 - '부드러운 피부'
인도에서 업(業 까르마)은 주로 우리 몸에 붙어 있는 먼지에 많이 비유
번뇌에 물들어 업을 짓는 것 = 땀이 난 피부에 흙먼지가 다닥다닥 달라붙는 것에 비유
그래서 힌두교는 그 먼지를 갠지스강의 성스러운 물로 씻어내면 된다..
특히 죽고나면 화장해서 강물에 띄워버리면 모든 죄가 다 사해진다고 생각.
자이나교: 성수에 씻는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 까르마를 고행의 열기로 태워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
(빨래 카스트가 빨래를 할 때 천을 물에 담갔다가 돌에 내려치는 것을 반복하듯.. 몸을 혹사시켜 마음을 정화시키려는 고행)
불교: 번뇌에 물들지 않으면 몸에 습기가 없게 되고(부드러운 피부), 그러면 아예 먼지가 붙지 않는다
(우리를 잘못 행동하여 업을 짓게 하는 집착과 번뇌를 통제)
좋은 질문을 통하여 악업은 짓지 않고 선업을 지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
☞ 번뇌가 없는 아라한은.. the stainless.. http://cafe.daum.net/santam/IaMf/466
왕이 되면 당면하는 문제의 해결에 대한 통찰지를
출가하면 수행자에 필요한 궁극적 통찰지를 얻게 된다
어두운 방에 들어갔을 때 점차 동공 열려 뱀을 보았을 때 두려움과 공포 느끼다가
자세히 보니 새끼줄이더라 - 통찰지 생기자마자 식은땀과 두려움과 공포 바로 소멸
그래서 인도사람들은 우리의 고민과 번뇌를 해결하는 데 지혜가 최고의 명약이라 생각
- 통찰지, 위빠사나의 지혜(무상,고,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