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인치와 평을 쓰지 못하고 무조건 미터법만 써야 한다고 해서, 환산하는 법을 나름대로 생각해 봤습니다.
잘 알다시피 1인치는 2.54센티미터입니다.
그러므로 인치 치수에 2.54를 곱하면 센티미터 단위가 되지만, 2.54가 너무 복잡하니까,
우수리를 떼고 2.5를 곱해도 값에는 별 차이가 없죠.
그래서 2.5를 곱하면 되지만, 이것도 너무 복잡해 보입니다. 물론 계산기 쓰면 되겠지만
계산기가 가까이 없을 때 간단하게 대략의 값을 알고 싶을 때 빠르게 계산하려면
2.5 = 10/4 이니까, 원래의 값에다 10/4를 곱하면 되는거죠.
그럼 2.5 곱하는 거나 10/4 곱하는 거나 무슨 차이가 있나?
물론 없습니다. 하지만 제 머리로 계산할 때는 두번째 게 훨씬 쉽습니다.
머리 속에서 아무 수에다 2.5를 곱하려면, 물론 안 그런 분도 있겠지만
계산하려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 생각 안납니다.
하지만 10/4를 곱하는 것은 이렇게 하면 됩니다.
주어진 인치수를 둘로 딱 쪼갭니다. 이렇게 나온 수를 다시 한 번 둘로 딱 조갭니다. 그 다음에 0 하나를 갖다 붙여줍니다.
이렇게 하면 인치가 센티미터로 바뀝니다. 물론 0.04만큼 덜 곱해졌지만 대략 맞는 값입니다.
그럼 연습을 해 볼까요?
80인치 PDP TV는 몇센티미터일까요.
80을 둘로 나누면 40, 또 둘로 나누면 20 여기에 0 하나 붙이면 200센티미터, 2미터네요. 정말 크네요.
그 다음, 아주 오래된 광고문구처렁, 매력 포인트 24인치는 몇 센티미터일까요?
쉽습니다. 둘로 나누면 12, 또 둘로 나누면 6 그러니까 60센티미터네요.
그럼 인치는 그만하고 평을 알아보겠습니다.
1평은 대략 3.3제곱미터라고 하는데요.
이번에도 3.3을 곱하기보다 10/3 = 3.3333... 을 곱하는 게 편합니다.
이렇게 하면 환산한 넓이가 아주 조금 커진다는 걸 감안하시구요.
그런데 아까는 2등분이었는데 이번에는 3등분을 해야 하니까 머리를 좀 더 써야 합니다.
제가 제시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주어진 수의 모든 자리수를 더한 값이 3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그 수는 3의 약수다. 하는 사실을 이용합니다.
그렇게 해서 주어진 값에서 3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제일 가까운 수를 찾습니다.
그 값을 3으로 나누고 0 하나 더 붙이면 비슷한 환산치가 나옵니다.
예를 들어 40평 아파트는 몇 제곱미터일까요?
40에 제일 가까운 3의 배수는 39입니다. 이걸 3으로 나누면 13이고, 0 을 덧붙이면 130제곱미터네요.
물론 더 정확하게 하려면 이유 없이 빼버린 1에 대한 값을 보정해서 3.33 더해 주면 됩니다.
하나 더 해 볼까요? 대지가 200평이면 몇 제곱미터일까요?
200에 가장 가까운 3의 배수는 201이고, 3등분하면 67이며, 0 추가해서 670이고,
이유없이 보탠 1을 보정하면 3.33을 빼면 되므로 666.66제곱미터
앗 이렇게 해서 우연히도 그 유명한 666이 나왔네요.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환산 인자를 조금 다르게 썼기 때문에
인치를 환산하면 0.4% 작아지고 평을 환산하면 0.3% 커지게 됩니다.
이 정도면 암산으로 쉽게 하는 것 치고는 쓸만하지 않을까요?
아, 숫자만 나오면 골치 아프니까 계산기 갖고 다니든지 휴대폰 계산기로 두드리고 말겠다고요?
그럼 그렇게 하세요.
다만, 사람이 기계에 의존하면 자꾸 약해지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자동차 나와서 하체 부실해지고, 계산기 때문에 계산 능력 약해지고,
노래방 때문에 노래 가사 다 까먹는거죠.
마지막으로 퀴즈 하나.
지구 둘레는 몇 킬로미터일까요?
퀴즈라고 했지만 답을 말하겠습니다. 대략 4만 킬로미터 우수리 없이 거의 정확하게 떨어집니다.
이렇게 거의 정확하게 4만인 이유가 뭘까요?
애초에 미터법의 근거를 지구로 했기 때문입니다.
미터의 정의가 적도에서 파리를 북극까지 지나가는 자오선을 천만 등분한 걸로 처음에 정해졌고,
지구는 적도 쪽이 아주 약간 뚱뚱하지만 거의 완벽한 공 모양이니까 지구 둘레는 거의 정확하게 4만킬로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치는 손가락 한 마디이고, 피트는 발 길이 즉 1족장을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사람 기준의 단위계인 셈이지요. 거기에 비하면 미터는 지구 중심의 단위이구요.
프랑스 대혁명 때 제정한 단위여서 앙숙인 영국은 안받아들이고 피트를 고집하고 있지요.
정치 체계 바꾸는 것보다 달력이나 도량형 바꾸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더 근본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구요.
우리 나라가 미터법 강화하는 것은 200년 전 프랑스 대혁명 정신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한다면
너무 지나친 생각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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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올렸던..내인생의 고마운 그분. 글을 다시 읽어보다가 유용하고 흥미로워서 퍼와봤습니다.ㅋ
첫댓글 10을 먼저곱하는게 편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