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2단계 중간평가 36개 대학 70개 사업 정부 지원 끊겨 중앙대는 신규사업 6개 … 최다 선정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은 해마다 10억원가량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지원받던 두뇌한국(BK21) 사업에서 28일 탈락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도전장을 낸 서강대 MBA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연세대는 MBA와 융합분야 2개를 포함한 3개 분야의 정부 지원금이 올해부터 끊긴다. 연간 30억원 정도다. 이 돈은 석·박사 과정생의 학비나 장학금으로 지원하던 것이다. 이 대학 이재용 연구처장은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받은 셈”이라며 “대학원생 장학금을 자체 기금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앙대는 사업단 3개와 사업팀 3개 등 6개가 신규 지원을 받는다. 중앙대 장태규 연구지원처장은 “문화예술과 공학계열 특화분야를 선정해 우수연구집단을 고른 뒤 2년을 준비한 성과”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06년부터 진행 중인 2단계 BK21 사업 중간평가 결과 36개 대 70개 사업단(팀)이 탈락했다. 매년 하던 심사가 깐깐해져 연구실적이 부진한 곳이 무더기 퇴출된 것이다. 사업단은 대학원 안의 하나 또는 복수의 학과가 장래성 있는 분야의 연구와 인력 양성 계획을 세워 뭉친 단위다. 교수 3명 이상이 모인 소규모 핵심사업 단위가 사업팀이다. 사업단으로 선정되면 석사는 월 50만원, 박사는 월 90만원의 연구지원금을 받는다. 1단계(1999~2005년) BK21 사업 때도 중간평가가 실시됐지만 4개 사업단만 탈락했다.
◆대학 간 희비=탈락 사업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였다. 법대와 인문사회(국문) 2개 사업단과 3개 사업팀이 퇴출된 것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법대는 로스쿨 지원을 받고 있어 큰 어려움은 없지만 연구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AIST는 1개 사업단(화학)과 3개 사업팀이 탈락했다. 사업단은 해마다 평균 8억7000만원, 사업팀은 연평균 1억7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연세대다. 3개 사업단이 연구 중단 위기에 놓인 것이다.
중간평가 최대 수혜자인 중앙대는 9개 후보 사업단 중 문화예술산업 혁신연구단 등 6개, 강원대·고려대·서강대·인하대·전남대· 충남대·충북대는 두 개 사업단 또는 사업팀이 새로 선정됐다.
◆어떻게 평가했나=이번 중간평가는 BK21 사업을 관리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 BK21 사업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지난해 5월부터 7개월간 실시됐다. 교과부 오승현 대학연구지원과장은 “2년간(2006년 3월~2008년 2월) 사업실적과 향후 4년간의 사업계획을 토대로 최하위 성적을 받은 106개 사업단을 걸러낸 뒤 이들과 신규 사업 신청을 한 사업단 106곳을 비교했다”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탈락한 사업단은 연구논문 실적이나 연구비 수주 실적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70개 사업단이 교체되자 대학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강대는 1차 평가에서 탈락한 사업단이 학진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취하했다. 일부 대학은 학진을 상대로 심사정보 공개를 요구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강홍준 기자
◆2단계 BK(두뇌한국)21 사업=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정부가 대학의 연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조원을 투자하는 연구지원 사업. 주로 석·박사 과정 학생이나 포스닥(박사 후 과정) 학생에게 학비를 지원한다. 1단계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진행됐다. 선정된 사업단은 연간 평균 8억700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BK21 사업으로 대학의 논문 수와 특허가 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