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이 땅에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지 50주년 되는 날이건만, 독재와 독선이 아직도 난무한 가운데, 다시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민초들이 금강 금강보 인근에 모였다.
4대강사업저지를 위해 사제와 신자들이 4대강을 돌며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한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원로사제들을 비롯해 사제들 150여 명이, 수도자와 신학생들, 그리고 각지에서 약 2500여 명의 신자들이 동참해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금강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하고 자연생태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후보를 선택할 것과 4월 26일부터 명동성당에서 매일미사를 봉헌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천주교연대는 5월 10일 명동성당에서 대규모미사를 또한 예정하고 있다. 19일 미사에는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스님과 마곡사 주지인 원혜스님 등이 함께 참석해 연대의지를 밝혔다.
김종기 신부(대전교구정화평화위원장)는 미사를 시작하며 “금강의 백사장은 휴식과 정수지 역할을 하는 곳인데, 어떤 사람에게는 이곳이 돈으로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다”라고 비판하고, 금강보로 비단물결을 막으면 5-6미터의 거대한 인공호수가 만들어질 것이고 물길이 흐르지 않아 결국 썩게 될 것이라면서 “창조질서가 인간의 욕망으로 훼손되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잘 보존되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대전교구 원로신부인 박상래 신부는 창세기를 인용하며 하느님이 에덴동산에 한 강이 흐르게 한 다음 네 갈래로 흐르게 하였으니 4대강 사업을 제일 먼저 한 분이며, 그 당시 강은 걸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왜 흐르는 강에 보를 세워 가둬두려 하는지, 이명박 대통령이 운하를 안 한다고 했지만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강은 흐르는 것이 본성이며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고 높으면 차오를 때까지 기다렸다 차올라 간다. 그렇게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햇빛과 바람을 타 수증기로 다시 비로 골짜기로 강으로 흐른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인데 왜 억지로 막으려 하느냐”며, “흐르는 강을 막을 일이 아니라 곳곳에 뚫어야 할 것이 막혀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ㆍ집회ㆍ결사의 길이 막혀있고, 결식아동의 공부길이 막혀있고, 의논을 달리한다고 좌파로 몰아 공존과 관용의 길이 막혀있고, 가난의 길을 청산할 수 있는 길이 막혀있고, 노숙자가 집으로 돌아갈 길이 막혀있고, 100만에 가까운 외국인과 다문화가정이 차별받고, 수많은 대학 강사들의 교권회복의 길이 막혀있고, 비정규직들이 감봉과 퇴출의 위험에 놓여있고, 남북이 화해하여 동포를 도울 수 있는 길이 막혀있고 수많은 농민들이 쌀을 팔 길이 막혀있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주권은 재민’이다. 집권했다고 해서 주권을 장악했다고 착각하지 말고, 예산부족타령도 하지 말고, 4대강 사업에 들어갈 돈으로 막힌 곳을 뚫는 데 사용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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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재영 교수가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다 |
미사강론을 맡은 허재영 교수(대전대학교토목공학과)는 “과거에는 치산치수(治山治水), 즉 물을 다스리는 개념에서 보와 댐을 만들었지만, 2-30년 전 유럽은 이런 생각에서 하천을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며 하천을 달리 보는 시각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허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강원도 태백 등 지역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만 수자원 공급으로 극복이 가능한데, 물 부족 현상을 대비하여 4대강 사업과 같은 거대사업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또한 홍수예방차원에서 4대강사업을 한다고 하지만 정작 2002년과 2003년에 발생한 태풍피해 각 453건과 110건 중 본류에 의한 피해는 단지 각각 3건과 1건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지방하천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홍수피해를 막으려면 지방하천과 소하천정비가 우선이며 본류 개수 작업은 근본적으로 방향설정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했다.
수질개선이란 명목 또한 공릉2보와 고탄보의 예를 들어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입증했다. 공릉2보는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공릉천에 설치했으나 기능이 상실한 체 방치되었다가 4년 전인 2006년 4월 14일에 완전히 철거되었다. 2006년 3월에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측정했을 때는 4.6ppm, 같은 해 5월에는 2.0ppm, 같은 해 9월에 1.7ppm로 낮아졌고, 한탄강의 고탄보 경우에도 2007년 보를 철거한 후에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3.8ppm에서 1.6ppm으로 낮아졌다. 허 교수는 “보 철거 후 수질이 좋아졌는데, 이것은 처음에 수질이 좋았는데 보를 설치한 후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해외에서는 수명이 다 됐거나 보의 기능이 상실했을 경우에는 환경적 가치가 높은 곳에는 철거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오히려 설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하천 근처에서 살아왔고, 그 하천은 우리 후손이 지켜보고 더불어 살아갈 공간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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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 참석자들이 강 순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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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금강환경청에서 근무하는 A씨에 따르면 금강 금남보, 금강보, 부여보 현장에는 작업의 진행과 진척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카메라를 통해 청와대는 금강권 사업을 보고받는다고 한다. 2012년 말까지 4대강사업을 끝내는 정부의 목표에 맞추어 건설사들은 공사시기를 맞추는 데 집중하느라 생태계는 안중에도 없다. 지난겨울, 수백 마리 물고기들이 미처 살 길을 찾지 못하고 웅덩이에서 언 채로 떼죽음을 당한 것이 그것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A씨는 다른 4대강지역과 달리 금강의 경우, 지역사람들의 정서가 4대강보다는 행정도시에 우선하고 있으며 특히 수정안이 나온 후 더욱 집중해 있다고 전했다. 행정도시의 경우 땅 소유자 7-80%가 서울 사람이고 주민들은 소작인들인데 보상비 없이 쫓겨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수정안을 내놓은 것을 4대강에 대한 관심을 흩어 놓으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해 매주 월요일마다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와 유가족과 철거민들의 고통을 노래와 연주로 승화시켰던 엄광현-김정은 부부의 짧은 공연으로 시작됐다. 대전에서 활동 중인 바우솔 김진호씨가 “강물을 그대로 흐르게 하여라”, “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 우리도 저와 같아서”라는 내용으로 힘차고 생동감 넘치는 붓글씨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한 참석자들은 4대강을 살리려는 염원을 파란색 리본에 담기도 하고 4대강 사진을 관람하기도 하고, 미사 후 금강보까지 행진하여 파헤쳐지고 막히는 물길 현장을 살펴보았다.
한편 천주교연대는 4월26일(월)을 기점으로 명동에서 매일미사와 기도회와 개최할 것이며, 5월 10일 오후 2시에는 4대강 중단촉구 전국사제와신자들의생명평화미사를 대규모로 봉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뿐만 아니라 4대 종단의 4대강반대운동이 다가올 지방자치선거와 4대강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nahnews.net>
성명서(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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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¹.”
봄은 왔건만 삼라만상이 죽어가는 잔인한 봄입니다. 예수님도 부활하셨지만 강은 부활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백령도 앞 바다 까나리 잡이로 어민들의 기쁨이 가득해야 하건만 젊은 목숨들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모두가 슬퍼하고 있습니다. 하늘도 울고 있습니다.
잔인한 4월입니다.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차야 할 희망의 봄날이 죽음의 기운으로 가득합니다. 울음소리가 가득합니다. 거짓이 난무합니다. 나라의 부름으로 푸르디푸른 청춘을 바쳐 복무하던 젊은이들이 원인도 모른 체 일상 속에서 죽어갔건만 그들을 부른 나라의 위기대처 능력과 그 처리 방식을 보면 그야말로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보수 언론들조차도 그 의문을 제기합니다. 경기도 여주 도리 섬의 ‘단양쑥부쟁이 군락’이 환경영향평가조차 없이 훼손되었음이 드러났는데도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졸속으로 되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평합니다.
나아가 “아무래도 주교회의 멤버들이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를 하셨으면 일괄해서 그런 성명을 낸다든지 하는 게 굉장히 신중해야 할 사안이 아니었는가.²”하며 주교님들을 가르칩니다. 훈계를 늘어놓습니다. 중앙일보 칼럼³도 그렇습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주교회의 입장발표에 대해 “주교회의는 보다 신중해야 했다”하고 말하며 “무슨 근거로(4대강 사업이) ‘치명적인 자연 손상’이라고 국민에게 얘기하는가.”하고 모든 신자들에게 올바른 삶의 방향을 신중하게 분별하여 제시하시는 주교님들의 교도권을 무시하고 침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 시대가 ‘독재가 사라진 시대’라 스스로 규정하고는 “이성의 시대엔 사제들도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한수 가르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대통령과 위정자들 그리고 소위 주요 언론들의 모습을 보며 오리려 그들의 모습이 비이성적임을 느낍니다. 모두가 거짓임을 느낍니다. 갓 스무 살 넘은 청춘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대하는 이 정부와 언론의 태도나,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며 사전영향평가조차 없이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자연환경은, 강은 파괴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두가 비이성적이며, 거짓입니다. 그리고 이 비이성적인 판단과 개발이, 거짓됨이,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없음이 결국 이 정부를 망하게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를 증거 할 것입니다. 생명 파괴에 대한 종교인들의 우려가 비이성적인 종교적 개입이라 말하는 시대. 죽여도 신음조차 못하는 강과 물고기, 자연만물. 아버지와 아들이 일자리를 얻으려 다투면서도 그 가난이 영구히 대물림되는 불평등의 사회.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된 대학에서 오로지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경력과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숨죽이고 살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독재를 봅니다. 독재자의 물리적ㆍ정치적 억압만이 독재가 아닙니다. 다양성이 사라지고, 가난한 이웃들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소통과 순환과 웃음이 사라진 사회는 독재와 독점의 사회입니다.
이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거짓과 죽음의 상황을 끊기 위해 예수님 부활의 촛불을 들 것입니다. 부활 촛불은 이 세상에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상징입니다. 부활의 영광이 있기 위해서는 십자가의 죽음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태우지 않으면 어둠을 없앨 수 없음을 예수님의 촛불에서 새삼 깊이 깨달으며, 이 시대의 어둠, 거짓과 죽음, 위선과 야욕을 없애기 위하여 우리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각자의 희생을 감수하며, 앞장서 가신 예수님의 뒤를 따를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와 다짐
하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하느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을 지금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장관, 중앙일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생명적인 문화와 정책에 우려를 표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입장표명을 마치 정치적 목적이 있는 양 언급하고, 비이성적인 판단이라 규정하고 보도한 점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합니다!
하나. 우리는 오는 6월에 있을 지방자치선거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투표에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 일꾼들 가운데 강과 자연 생태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후보들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나. 오는 4월 26일부터 우리 사제들은 하느님의 가르침과 양심의 대명사인 명동성당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어둠의 시대, 우리 사제들조차 침묵할 수 없습니다. 빛이 반드시 어둠을 이길 것입니다!
2010년 4월 19일(월) 4대강사업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참여단체:서울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서울대교구환경사목위원회,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의정부교구환경농촌사목위원회,인천교구정의평화위원회,인천교구환경사목위원회,인천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인천교구가톨릭환경연대,수원교구정의평화위원회,수원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톨릭농민회수원교구연합회,원주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회,전주교구4대강사업저지대책위원회,광주대교구정의평화위원회,부산교구환경사목위원회,부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마산교구정의평화위원회,대구대교구평화연대,안동교구정의평화워원회,안동교구생명환경연대,천주교창조보전연대,수원교구공동선실현사제연대,의정부교구사제연대,한국남자수도회정평환위원회,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사회사목분과,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가톨릭농민회,사단법인생명평화마중물,프란치스칸가족정평창보위원회〕
1. 요한복음 1장 5절 2. 4월 5일, CBS ‘사사쟈키 양범삼입니다’, 환경부 이만의 장관 인터뷰 내용 3. 3월 29일, 중앙일보 ‘김진의 시시각각, 주교들은 완벽한 존재인가’ 칼럼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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