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천상 은총만을 바라는 저희를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제1독서<주 하느님께서 여자를 사람에게 데려오셔서 둘이 한 몸이 되게 하셨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2,18-25
18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19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들의 온갖 짐승과 하늘의 온갖 새를 빚으신 다음,
사람에게 데려가시어 그가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셨다.
사람이 생물 하나하나를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20 이렇게 사람은 모든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인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찾지 못하였다.
21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게 하시어
그를 잠들게 하신 다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시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셨다.
22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고,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시자, 23 사람이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
24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25 사람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창조 이야기는 며칠 전 들은 사제계 전승의 창조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전개 방식을 보입니다. 야훼계 전승에 따른 이 창조 이야기에서는 인간 창조, 특히 여자의 창조 이야기가 두드러집니다.
먼저 여자가 창조된 동기와 그 과정을 눈여겨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창세 2,18)라고 말씀하시며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고자 하십니다. 알맞은 협력자는 종속된 자도 아니고 지배하는 자도 아닌 동등한 관계로서, 히브리 말로는 ‘말 없는 대화로도 가능한 직접적 관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흙으로 만든 온갖 짐승과 새들은 사람에게 알맞은 협력자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서 그와 동등한 존재를 만들어 그에게 데려다주십니다. 결국 동등한 남자 사람의 뼈로 지어진 여자는 흙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존재인 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가정이야말로 하느님께서 만드신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2015년 필라델피아 세계 가정 대회). 이는 인간이 혼자서는 온전한 피조물이 아니고 다른 인간과 맺는 협력 관계 안에서, 곧 친교 안에서만 온전한 인간일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인간’(人間)의 한자 말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서로 기대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말의 깊은 의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상호 관계 안에서만 참으로 인간이 되는 친교의 신비가 성삼위의 친교를 닮았다는 사실입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
첫댓글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창세기 2, 18)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마르코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