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현시대 최고의 스타작가 한세주, 그런 한세주를 10년간 덕질해온 전설, 한세주라는 이름 밑에 숨어 시카고타자기를 대필하는 유진오 그리고 1930년대 한세주의 전생이었던 서휘영, 전설의 전생이었던 류수현, 환생하지 못한 유진오의 과거 이름 신율이 세명의 80년에 걸친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며 이 세명은 전생에 어떤 운명으로 현생에도 엮이게 되었는지, 유진오 즉 신율은 왜 아직까지 타자기에 갇혀 환생을 하지 못한 유령이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서휘영과 신율, 류수현은 1930년대 일제감정기 시절 신율이 운영하는 술집인 카르페디엠에서 매일매일을 같이 동거동락하는 사이였다. 서휘영은 매일 부귀영화를 위해 쓸데없는 삼류 연애 소설이나 쓰고 있는 마감에 시달리는 작가이며 신율은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나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만든 단체 조청맹의 수뇌부로 활동중이며 류수현은 신율의 도움으로 일제 군인들의 손에서 살아남았고 신율 밑에서 자라고 있으며 조청맹의 저격수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렇게 세명이서 항상 웃는 날만 가득할것 같던 날들이 지나고 조청맹이 그토록 기다리던 거사의 날이 밝았다. 그날은 일제의 전쟁자금을 기부하는 큰 행사였으며 일제 수뇌부들이 대부분 다 모이는 중요한 행사였다. 아직까지 조청맹 단원들도 정체를 모르는 조청맹의 수장의 작전에 따라 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친일파, 허영민의 계략과 그 거사 계획을 허영민에게 밀고한 카르페디엠의 마담, 소피아로 거사는 실패하게 되고 류수현은 허영민의 손에 잡혀간다.
신율과 함께 유일하게 서휘영이 조청맹의 수장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류수현은 끝까지 서휘영의 존재를 알리지 않기 위해 온갖 고문도 끝까지 벼텨냈다. 그 사이 서휘영과 신율을 포함한 조청맹 수뇌부들은 산 깊은곳 숨어있는 아지트에서 만주로 빠져 나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류수현을 좋아하고 있었던 신율은 결국 류수현을 구하러 호랑이굴에 뛰어든다.
조청맹의 수장을 밝히는데 혈안이었던 허영민에게 신율은 자신이 조청맹의 수장이라며 류수현을 빼주고 자신을 잡아가라며 거짓 자수를 한다. 하지만 허영민은 쉽게 속지 않고 신율에게 계속해서 조청맹의 진짜 수장이 누구냐며 캐묻는다. 신율은 고문을 당하는 류수현을 직접 보여주는 잔인한 일들까지 한 허영민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서휘영의 존재와 서휘영이 숨어있는 아지트의 위치를 고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가 발각된 서휘영은 재빨리 도망가려 하지만 허영민에게 붙잡혀버리고 서휘영은 일제에 손에 조청맹과 자신의 이름이 더럽혀질지 언정 자결을 하겠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석방된 류수현은 서휘영이 죽은 사실에 분노하고 총소리가 마치 타자기 치는 소리와 비슷하다 해서 붙혀진 이름인 시카고 타자기를 들고 조청맹의 복수를 시작한다. 거사계획을 일제에게 밀고한 카르페디엠의 마담 소피아, 허영민과 그 외 친일파들 그리고 조청맹의 강령을 어겼지만 자신을 구해주었으며 먹여주었고 키워주었던 신율까지 처단한다. 그리고 모진 고문과 마음고생을 이기지 못한 류수현 또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이렇게 한세주, 전설, 유진오가 자신이 기억하는 전생을 바탕으로 공동집필한 연재소설, 시카고타자기가 마무리된다.
그렇게 소설을 써내려가던 중 유진오의 소멸이 다가오고 있었다. 과연 한세주 (서휘영)과 전설(류수현)은 유진오 즉 신율의 소멸을 막을 방법을 찾고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내려갈 수 있을까?
한세주,전설,유진오의 현생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서휘영, 류수현, 신율의 전생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은 주제는 딱 한가지이다. 카르페디엠, 현실을 충실히 살아가라는 뜻이다. 전생의 삶을 기억하기 전의 한세주는 전생의 서휘영과 같았다. 한세주는 작품을 위해, 또는 마감을 위해, 또는 명성을 위해 현재를 즐기지 못했고 잘 웃지 못했으며 서휘영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사적인 마음은 저멀리 묻어두며 현재를 즐기지 못했다. 카르페디엠을 실현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생의 삶을 기억해내고 그 이야기들을 써내려가면서 한세주는 카르페디엠을 깨닫게 된다. 조국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서휘영과 류수현과는 달리 한세주와 전설은 서로의 감정을 숨기면서까지 과거에 얽메이지 않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로 현재를 충실히 즐겼으며 과거와 미래에 얽메이지 않았다.
이 드라마의 끝엔 이런 문구가 나온다. 해방된 조선에서는 마음껏 행복하십시오. 우리는 이 문구에 대해 충실하지 못한 것 같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지 못하고 현재를 즐기지 못한 1930년대와 지금은 별 다를 점이 없는것 같다. 서로서로 눈치 보느라 바쁘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며 하루하루 후회속에 살아나는 날이 허다하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고 과거의 후회에 갇혀있거나 미래의 걱정에 잡혀있는 날들이 많다. 하지만 지금은 해방된 조선이다. 19930년대와 달리 자신의 감정과 생각에 대해 방해하는 요소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더욱 현재를 즐겨야 한다. 이런 좋은 환경속에서도 1930년대와 다를바 없이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에 대해 잊지 못하는 그런 삶을 살기엔 이 자유로운 환경이 너무 아쉽다. 이 좋은 환경속, 우리 모두 해방된 조선에서 카르페디엠을 실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