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이양손(贈李陽孫)
이양손에게 지어 주다
- 안수(晏殊)
不忍與君別(불인여군별) : 그대와의 이별을 참을 수 없음은
憐君仁義人(련군인의인) : 어질고 의로운 사람임이 애닲아서라.
三年官滿後(삼년관만후) : 삼 년의 관직생활 채운 뒤에도
依舊一家貧(의구일가빈) : 예전처럼 온 집안이 가난하구나.
조소가(弔蘇哥)-안수(晏殊)
소가를 조상하며-안수(晏殊)
蘇哥風味逼天眞(소가풍미핍천진) : 소가의 풍긴 멋은 핍진한 천진함에 있으니
恐是文君向上人(공시문군향상인) : 사마상여 향한 탁문군의 마음인 듯하여라.
何日九原芳草綠(하일구원방초록) : 어느 날에나 그녀 무덤 언덕에 방초가 푸르러
大家携酒哭靑春(대가휴주곡청춘) : 모두들 술을 들고 가서 청춘을 울어줄꺼나.
설중(雪中)-안수(晏殊)
눈 속에서-안수(晏殊)
平臺千里渴商霜(평대천리갈상상) : 천리 아득한 평대에서 눈을 갈망하노니
內史憂民望最深(내사우민망최심) : 대신은 백성을 걱정하니 소망이 가장 깊어라.
衣上六花非所好(의상륙화비소호) : 옷에 내리는 육각 꽃이 내가 좋아하는 것 아니라
畝間盈尺是吾心(무간영척시오심) : 밭에 쌓이는 한 자 높이 눈이 내 바라는 마음이어라.
서원류화(西垣榴花)-안수(晏殊)
서쪽 담장 석류꽃-안수(晏殊)
山木有甘實(산목유감실) : 산 나무에 달콤한 열매 열렸는데
托根淸禁中(탁근청금중) : 그 뿌리를 황궁 안에 의탁하였구나.
歲芳搖落盡(세방요락진) : 지금은 봄의 꽃들이 다 떨어지고
獨自向炎風(독자향염풍) : 혼자서 여름바람 향하여 피어있구나.
영상간기(詠上竿伎)-안수(晏殊)
장대에 오른 광대를 노래하다-안수(晏殊)
百尺竿頭褭褭身(백척간두뇨뇨신) : 백 척 장대 위에 날렵한 몸놀림
足騰跟掛駭傍人(족등근괘해방인) : 발로 오르고 발꿈치 걸어 곁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漢陰有叟君知否(한음유수군지부) : 한음 지방의 노인을 그대는 아는가
抱甕區區亦未貧(포옹구구역미빈) : 옹기 안고 물 나름이 구구하나 가난하지 않음을.
부득추우(賦得秋雨)-안수(晏殊)
가을비로 시를 짓다-안수(晏殊)
點滴行雲覆苑牆(점적행운복원장) : 물방울지며 떠도는 구름 동산 담장을 덮고
飄蕭微影度迴塘(표소미영도회당) : 나붓기는 쑥에 진 옅은 그림자 연못을 건넌다.
秦聲未覺朱絃潤(진성미각주현윤) : 진나라 노래에 붉은 현이 젖는 줄을 몰라도
楚夢先知薤葉凉(초몽선지해엽량) : 초왕의 꿈에 염교 풀잎이 찬 것을 먼저 알았다.
野水有波增澹碧(야수유파증담벽) : 들판의 물은 물결일며 맑고 푸름을 더하고
霜林無韻溼疏黃(상림무운습소황) : 서리 내린 숲은 소리도 없이 누런 잎을 적신다.
螢稀燕寂高窗暮(형희연적고창모) : 반딧불 드물고 제비도 적막한 저물녘 높은 창
正是西風玉漏長(정시서풍옥루장) : 가을바람 부는데 물시계 소리 길게도 이어진다.
기원(寄遠)-안수(晏殊)
먼 곳으로 부쳐-안수(晏殊)
油壁香車不再逢(유벽향거부재봉) : 향기로운 채색 수레 다시 만나지 못하고
峽雲無迹任西東(협운무적임서동) : 무협의 구름 자취 없어 이리저리 다녀본다.
梨花院落溶溶月(이화원락용용월) : 배꽃 만발한 정원에 용용한 달빛
柳絮池塘淡淡風(유서지당담담풍) : 버들솜 날리는 연못에 담담히 부는 바람
幾日寂寥傷酒後(기일적요상주후) : 며칠간 적막하여 심히 취한 뒤
一番蕭瑟禁煙中(일번소슬금연중) : 한식이라 한 차례 쓸쓸하기만 하다.
魚書欲寄何由達(어서욕기하유달) : 물고기 편지 전하려해도 어쩌지 못하니
水遠山長處處同(수원산장처처동) : 아득한 물길, 긴 산들이 곳곳마다 막혀있다.
호종관등(扈從觀燈)-안수(晏殊)
활제를 호종하며 관등하다-안수(晏殊)
詰旦雕輿下桂宮(힐단조여하계궁) : 새벽에 수레 타고 황궁 나가시어
盛時爲樂與民同(성시위락여민동) : 태평성대 즐거움을 백성과 함께 한다.
三千世界笙歌裏(삼천세계생가리) : 온 세상에 생황 소리 울려 퍼지고
十二都城錦繡中(십이도성금수중) : 열 두 도성이 수놓은 비단 속에 있구나.
行漏不能分晝夜(행루불능분주야) : 시간은 흘러 밤과 낮을 나눌 수 없고
遊人無復辨西東(유인무부변서동) : 놀이 나온 사람들은 동서를 가리지 않는다.
봉화성제원일(奉和聖製元日)안수(晏殊)
황제 지으신 원단 시에 받들어 화답하여-안수(晏殊)
人正肇屆時多祜(인정조계시다호) : 사람이 설날 맞으니 많은 복 내리고
鳳曆惟新景載陽(봉력유신경재양) : 한 해가 새로 열려 빛에 양기 실린다.
雙闕布和雲氣鬱(쌍궐포화운기울) : 대궐에 화기 펼쳐져 구름기운 자욱하고
千門獻壽玉聲長(천문헌수옥성장) : 대신들의 축수 소리 끝없이 이어진다.
東風入律三邊靜(동풍입률삼변정) : 봄바람 부는 절기 되니 삼면이 고요하고
北斗回春萬物芳(북두회춘만물방) : 북두성이 봄 회복하니 만물이 생동한다.
朝暇肅誠頒睿藻(조가숙성반예조) : 조정에 명절 엄숙하여 황제가 시 내리니
搢紳交抃捧堯章(진신교변봉요장) : 대신들은 손뼉치며 황제의 시를 받든다.
가중시장시승왕교감(暇中示張寺丞王校勘)-안수(晏殊)
휴가증 장사승과 왕교감에게-안수(晏殊)
元巳淸明假未開(원사청명가미개) : 상사년 청명이 되었건만 휴가가 되지 않아
小園幽俓獨徘徊(소원유경독배회) : 작은 동산 그윽한 길을 혼자서 배회한다
春寒不定斑斑雨(춘한부정반반우) : 봄추위 때 없이 추질추질 비가 내리고
宿醉難禁灩灩杯(숙취난금염염배) : 숙취에도 금하기 어려워 술잔엔 술이 넘친다
無可奈何花落去(무가내하화락거) : 꽃이 져버리는 것을 어찌할 수 없고
似曾相識燕歸來(사증상식연귀래) : 전에 본듯한 제비 돌아온 것 같아라
遊梁賦客多風味(유량부객다풍미) : 양원에서 놀던 시객들 풍류가 많으니
莫惜靑錢萬選材(막석청전만선재) : 인재를 뽑는데 만금을 아끼지 말아라
우의(寓意)-안수(晏殊)
마음을 부치며-안수(晏殊)
油壁香車不再逢(유벽향차부재봉) : 향기로운 아녀자 수레 다시 못만나고 峽雲無迹任東西(협운무적임동서) : 무협의 구름은 종적도 없어 떠도는구나梨花院落溶溶月(이화원락용용월) : 배꽃 집안에 떨어지고 달빛은 훤하고柳絮池塘淡淡風(유서지당담담풍) : 버들솜 연못에 날리니 바람이 살랑 불어온다幾日寂廖傷酒後(기일적료상주후) : 몇칠 동안 쓸쓸하여 과음한 뒤에一番蕭瑟禁煙中(일번소슬금연중) : 한식이라 한 차례 더 쓸쓸하기만 하다魚書欲寄何由達(어서욕기하유달) : 편지를 부치려해도 어찌 전하리오水遠山長處處同(수원산장처처동) : 물과 산이 험한 건 곳곳마다 같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