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부터 개강한 남자가 되는 거시다
오늘은 방학 마지막 연습날...하...나 자신이 너무 안쓰럽고 안타깝다. 진짜 한 달만 더 있었더라면 만족스러웠을텐데. 두 달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공연팸들과 많은 걸 같이 해보기엔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이오아이 - 너무너무너무 급으로 짧게만 느껴진다. 공연팸끼리 활동 끝나고도 몇번은 같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품평회...도 좋긴해
개강 싫다. 너무 끔찍하다. 3년만의 복학인데, 그 첫 수업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교수님이다. 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더 싫다. 점심에 얼른 밥 같이 먹을 사람이나 구해야지. 여기여기 붙으삼~
1. 배우훈련
: 기총님께서 특별 참여해주신 오늘의 훈련. PT체조를 먼저 하고,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온 사랑사망과 우애우엑가 넘치는 즐거운 고관절 풀기죽이기시간~ 오늘은 어떻게 윤재를 고통스럽게 해줄까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윤재의 허리를 눌렀는데, 왠일로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드디어 모두가 고관절이 좋아진 것인가...싶었지만 어림도 없지, 바로 이경빈 출동. 그녀의 꽥꽥이는 세미나실, 3층을 넘어 학생회관 전체를 뒤흔들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코어를 아주 타고났다. 부럽티비.
다음으로 좌전굴, 니업 발성법을 마치고 푸쉬업 대결에 들어갔다. 경빈이가 말도 안돼는 제안을 했다. 수진&경빈&서현&윤재 vs 나. 아니...넷이서, 심지어 여성분들은 무릎 꿇고 팔굽까지 해서 총 115개를 했는데, 이걸 어떻게 이기나 싶어서 양준이한테 합류해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곤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까, 긴장된 상태로 푸쉬업을 했다. 한...80개정도 했다. 잘 하면 될뻔?도 했을듯. 거기에 양준이가 가뿐하게 40개를 넘기면서 손쉽게 승리를 차지했다. 근데 경빈아 무릎꿇고 푸쉬업 6개는 좀 심하잖니? 바로 인디언밥으로 응징해줬다. 게다가 나의 한 손가락과의 팔씨름에서도 졌다. 코어만 좋으면 뭐하니, 팔 좀 키워오너라 호호.
2. 방탄소년단 - Run
: 빨다에서 다같이 먹는 마지막 점심밥...ㅠㅠ. 그래도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마쳤다. 다들 어찌나 많이 친해졌고 또 할말도 많은지 실컷 담화를 나누다 12시 50분이 다 되어서야 부랴부랴 올라갔다. 진짜 학교는 눈치 있으면 개강 1주일 정도만 미뤘으면. 어쨌든 강의실로 돌아와 3층 불 좀 꺼져있다고 누가 서있기만 해도 깜짝깜짝 놀라는 쫄보 2명을 비롯해 다같이 옷을 갈아입고, 이젠 서로 얼굴을 막 만지는 지경까지 이른 세명의 불꽃튀는 케미쇼를 관람하다 본격적으로 런에 돌입했다.
아...오늘 나의 연기는 진짜 별점 1점 급이였다. 특히 독백은 거의 0.1점 급이다. 뭔가 평소 잘 해왔던 대로 빠릿빠릿 나오질 않았다. 어딘가 답답하고 막혀있는 느낌. 양준이도 그걸 느꼈는지 오늘은 뭔가 다르게 연기가 튀어나왔다며 피드백을 줬다. 왜였을까. 단순 컨디션 이슈일까. 하지만 왠지 모르게 크게 신경쓰이지만은 않는다. 늘 좋은 연기가 나올 수도 없는 법이거니와, 금방 돌아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들 런을 돌리는데 있어서 일정한 구도와 감정, 대사가 나오기 시작하니 점점 극의 깊이가 생겨나가는 것 같다. 본인의 캐릭터에 입각한 액트와 리액트, 강약의 조절, 템포, 말을 뱉는 방법과 빠르기 등 많은 요소들이 자연스레 녹아들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이제 조금만 진지해지면 훨씬 잘 몰입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역시나 우리 장꾸들 아니랄까봐 누군가의 독백 파트 때 양옆으로 빠져있을 때에도 장난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연출님의 첫 런 피드백이 끝나고 배우들을 모아 극을 위해 조금 진지하게 해보자고 얘기했다. 저번 주말 연습때에도 이런 식으로 진지하게 얘기했었는데, 뭔가 꼰대가 되어가는 것 같은 죄악감이 자꾸만 든다. 그치만 할 땐 해야겠는 걸 어떡하나...싶다가도 또 괜히 재미있자고 참여하는 애들인데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싶은...얘들아 상처받았으면 미안해 다음엔 너무 강압적인 태도로 하지 않을게 다같이 더 좋은 극 만들어 나가보자 :]
그렇게 2번째 런까지 돌리고 사정상 양준이가 피드백을 못 한 채 먼저 갔다.
3. 추가연습&방학연습 마지막 저녁식사
: 이젠 다같이 남아서 늦게까지 연습하는 게 일종의 루틴으로 남았다. 오늘도 자연스럽게 '밥 먹고 할까?'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 저녁 메뉴를 선정한 뒤, 세미나실에서 리딩을 했다. 그동안 어색하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대사나 액팅이 있으면 서로 손을 들고 얘기해주는 방식으로, 디테일한 면까지 잡아주면서 진행했다. 각자만의 뺄 대사, 바뀔만한 부분 등 여러모로 많이 도움되는 시간이였다.
처음으로 각자의 독백 파트를 서로 얼굴을 보면서 진행했다. 독백 씬에선 기본적으로 독백을 하는 사람이 앞으로 나가있다 보니, 그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액팅을 얼마나 하는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교주는 표정과 액팅이 생각보다 훨씬 많이 쓰인다는 평을 받았다. 교수는...사실 뭘 하는지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워낙 강렬했기에 다들 어느정도 예상했던 반응이였다. 오늘 가장 놀랐던 건 엄마 파트였다. 연기하는 서현이의 눈에 한국인 특유의 한 맺힌 눈빛이 강렬하게 나오고 있었다. 매우 인상적이였다. 역시, 윤재의 광기를 흡수한 엄마는 참 뭇습다 무스버.
마지막으로 서로 역할을 바꿔 진지하게 해봤다.
경빈 - 교주
- 경빈 曰: '아니 이걸 어떻게 맨날 하셨어요? 진짜 힘드넹'
서현 - 교수
- 서현 曰: '아니 저 사람(윤재) 진짜 미친 사람임. 이건 그냥 본인이잖아요~'
정원 - 엄마
- 개인적인 평: 춤 출 때 진짜 수치스러웠다. 그리고 엄마가 몰리는 상황이 제법 있는데, 감정 표출하기가 참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무슨 고민을 했었을지 많이 공감됨.
윤재 - 변호사
- 경빈 曰 : '아 나 따라하는거 진짜 킹받네~!'
그렇게 서로 빵빵 터지며 진행했던 역할 바꾸기가 끝났다. 각자의 역할에 대한 고충이 확연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였다고 본다. 엄마는 생각보다 감정의 소모와 업다운이 극심했다. 교주는 생각보다 훨씬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교수는 그 사람의 내면에 자리잡은 순수한 광기를 끌어올려야만 한다(근데 요즘 반쯤 미쳐있는 서현이는 그게 됨.) 변호사는 캐릭터 자체가 꽤 복합적이고 감정의 디테일을 잡는 것이 많이 요구된다.
왁자지껄한 연습이 끝나고 세미나실을 정리한 뒤 무대팀과 함깨 다같이 퇴근했다. 개강한 대학생의 슬픔을 아는지 비가 추적추적 내려왔다. 서로 정말 편해져서 장난도 서슴없이 치고, 웃음이 끊임없이 터지는 나날이 이어져왔는데, 이젠 정말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그치만 과정이 좋았으면 그 결과도 좋게 마무리 지어야 끝까지 좋은 기억과 추억만 남고, 그것들을 잘 간직해갈 수 있을 것이다. 공연팀 모두들 마지막까지 퍼지지 않고 열심히 헤쳐나가보아요! 특히 무대팀 진짜 밤새 작업만 하지 말고 제발 좀 진짜 하루만 좀 쉬어주세요 너무 걱정돼요 ㅠㅠㅠㅠㅠㅠ (휴학생 3명 제외. 니네는 굴러라.)
아, 오늘 연습 보러와주시고 맛있는 마카롱과 귤, 음료 제공해주신 홍영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미테이션 게임 마지막 공연까지 화이팅!!!!!
첫댓글 오늘의 추천곡
DANIEL - 은방울
Justin Bieber-Deserve You
@64기 하태준 옹...이게 이 노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