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다소 신화적 과장(.....이라기 보다는 다윗이 후일 왕이 되었으니 후세인들에 의하여
어느정도 정치적 선전을 목적으로 뻥튀기 되었을 가능성이 있겠지요.)을 감안하더라도
비무장 인체(골리앗은 투구로 방호받지 못한 이마를 맞고 치명상을 입었습니다)에 대한
슬링샷의 위력을 잘보여 줍니다.
물론 그리스-로마 시대는 다윗이 골리앗을 슬링으로 쓰러트린 일이 있은지 수세기 후입니다.
로마제국에 이르면 철기가 보편화 되고 국가의 크기가 커지며 군인들의 보급과 무장이
충실해져 방호력이 향상되며 1:1 대결 따위에 의존한 기세싸움, 마구잡이 싸움이 아닌
체계적인 고도의 군사학이 성립되기 시작한 때이니 만큼 슬링이 그 이전같은 큰 위력은
발휘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석병은 보조병으로 어디에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병과였습니다.
역시나 이런점으로 간단하게 도출해볼수 있는 결론은 [슬링이 쓸모없지는 않다]이겠지요.
실제로 우리나라 또한 슬링의 역사는 상당히 깊습니다.
바로 석전(石戰) 입니다.
고구려 시대때 부터 시작해서 고려때는 석척군(石拓軍) 이라는 병과도 있었고,
조선시대에는 삼포왜란을 김해등지에서 징집한 투석꾼들을 동원해 진압하고 있고,
근래에는 제네럴 셔먼호가 대동강을 타고 올라와 행패를 부릴때에도 평양감사 박규수는
평양부 투석꾼들을 징집 했습니다.
여튼 얘기가 옆으로 셀 가능성이 있으니까 우리나라의 석전 얘기는 뒤로 밀어 놓겠습니다.
그렇다면 슬링이 전장에서 얼마나 활약을 할수 있었을가요. 슬링의 장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는 슬링 자체의 위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비무장 인체에 대한 슬링샷의 파괴력은 다윗의 일화로도 단적으로 들어나는 바입니다.
방어구로 보호받지 못하는 급소에 슬링이 명중할시 치명상을 입게됩니다.
유럽 선원들이 남태평양 일대 원주민들의 여러가지 투척무기(슬링을 포함한)의 위력과 능숙한
사수가 사용시 가지게 되는 정숙성에 감탄하는 기록은 상당히 많이 찾아볼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에 이르기 까지 슬링은 바람이 심하거나 하는 특수한 경우에는
왠만한 권총에 못지않은 파괴력과 정숙성으로 보여주는 무기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여러가지 원인으로(습한 날씨,재료의 문제,육탄전 선호등) 활의 발전이 미약했던
유럽의 경우에는 투창과 함께 기선 제압용 투사무기의 역활을 충분히 감당 해내었습니다.
일반적인 자갈이 아닌 일정한 규격으로 주조한 납탄 따위를 쓸경우 위력은 배가 됩니다.
(납으로 주조한 슬링탄환에 제우스의 상징인 번개가 세겨져 있던 유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째는 슬링이라는 전투기술의 훈련의 용이함입니다.
훈련의 용이함은 슬링이라는 무기의 구조적 간단함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중간에 돌을 얹을수 있을만한 폭넓은 띄부분이 있는 가죽or천 끈 하나.]
복잡이라는 단어는 접착제로 붙이고 밧줄로 묶어 놔도 미끄러져 덜어질만큼 간단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간단한 것이 약할것이라는 생각는 커다란 오산인 법입니다.
2차대전 당시 소련의 예에서도 보듯이 [구조적 간단함]이라는 장점은 튼튼함과
무장과 훈련의 용이함, 실전에서의 극한상황에도 까딱없는 내구성으로 연결되는 법입니다.
더욱이 다윗의 일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런 슬링 특유의 간단함은 슬링 기술을 양치기와
같은 평범한 직업을 가진 고대인들조차 호신및 사냥기술로 익히기 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심지어 다산 정약용 선생님 조차 슬링(한문 표기로는 [혁조]라고 되어있습니다.)을
그분의 저서인 어초문답(漁樵問答) 수어편에서 다음과 같이 논합니다.
[街童亦知. 길거리 애들도 다 안다.]
셋재는 무장의 용이함. 즉 비용의 저렴함 입니다.
공화정 로마의 초기 군사조직을 생각해보면 쉽게 알수있는 점입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
즉 투구,갑주,방패,철제무기등의 중무장을 감당할수 없었던 빈민 계급들은 경무장 보병에
편입되곤 했습니다. 즉 육성에 드는 비용이 저럼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설마 이글을 읽으면서 "에이 그게 뭐야~ 오합지졸 쓰레기 아냐."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까봐
첨언을 굳이 붙입니다만. 이렇게 우습게 보이는 경무장 보병들은 일단 전열이 무너지고 어느
한쪽의 패주가 시작되면 경무장에서 나오는 특유의 기동성을 이용. 전장의 사신으로 둔갑하는
존재들 이었습니다.
전투에서의 승리는 몇몇 개념없는 빠돌이들이 숭상하는 천하무적의 한 병과
(ex:몽골 궁기병, 로마 군단병, 예니체리,마멜루크....)가 일방적으로 적군을 쓸어버리고
주워 오는것이 '절대' 아닙니다. 각 병종의 유기적인 연계와 투입시기, 위치 배치등이 맞물려
떨어져야 이길수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훌륭하게 이끌어 내는 사람이 바로
훌륭한 사령관이 되는 것이지요.
위에 큼지막한 세가지 장점을 조합해 봤을때 슬링을 이용한 투석은 당시로서는 충분히
전장에서 운용이 가능할 정도로 위력적 이었으며 들어가는 비용에 비하여 경제적 이었습니다.
제 아무리 방패와 갑주, 투구로 중무장을 한 중무장 보병이라 할지라도 숙련된 사수들에 의해
분당 수천발씩 떨어지는 투석의 위력을 모두 감내 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시위진압 경험이
있는 전경의 경험담을 참조해 본다면 더 확실할듯 합니다. 더욱이 슬링은 시위자들이 그냥
던져대는 돌팔매와는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끌어낼수 있습니다.)
물론 이 투석이 실질적인 인명살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갑주와 방패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날붙이를 막는 것이지 치고 들어오는 충격력 까지는
막지 못한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빗발치듯 떨어지는 돌맹이들은 충분히 중무장 보병들의
전력 감퇴와 진형의 약화를 이끌어 낼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슬링의 역활은 충분한것이 되겠지요.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전투의 승리란 자신의 역활을 다한 여러 부대들의
유기적인 연계로 얻어지는 것이니까요.
[슬링이 중무장 보병을 직접적으로 타격하기는 어렵다]는 맞는 말이겠지만
[슬링은 쓰레기다]는 틀린 말이 겠지요.
첫댓글초창기 로마 군대에서도 무산 계급자들을 로라리, 아캔시, 레베스로 나누었다죠. 그러나 적들은 이들 무산 계급자들의 전열도 뚫지 못해 쩔쩔맸다더군요. 또한 이 경보병들은 화살로부터 마니풀루스의 병사들을 보호하기도 하고...하여튼 경보병은 어느 군대든지 있어야 할 존재들이었던 모양..
첫댓글 초창기 로마 군대에서도 무산 계급자들을 로라리, 아캔시, 레베스로 나누었다죠. 그러나 적들은 이들 무산 계급자들의 전열도 뚫지 못해 쩔쩔맸다더군요. 또한 이 경보병들은 화살로부터 마니풀루스의 병사들을 보호하기도 하고...하여튼 경보병은 어느 군대든지 있어야 할 존재들이었던 모양..
^^ 무장공비님 바로 이런 글을 원했습니다^^ 참고로 고려 이전부터도 신라시대에 석투당으로 한국 슬링어의 기록은 꽤 오래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하여튼 좋은글 잘 봅니다.
ㅎㅎ 헤드샷
직사의 마안...을 가진 발로르를 날려버린것도 슬링이었지요ㅇㅅㅇ
式였다면 갈라버릴텐데 (응?)
손으로 던진 짱돌에 맞아도 무지하게 아프니까여 ㅎㅎ
에임~ 빠이아~
으음.. 일본의 미가타하가라 전투인가... 거기서 돌팔매질로 도쿠가와군을 도발해서 학익진이 꺠졋단 걸 본거 같은데...
길거리 애들도 다 안다 에 올인 ㅋㅋㅋ 좋은글 감사해요. 재밌게 잘봤어요 돌멩이로 싸운다니 색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