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이면 신접살림 챙기느라 전세 아파트로 들락날락하느라 바빴었다.
모처럼 시간이 생겨 구두수선도 할겸 남포동으로 나간다.
국제시장 구두수선 집에 들러 구두를 맡기고
형수가 모두배기떡이 먹고 싶다 하니 나간 김에 부평시장에 들러 떡도 사고.
서면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번화가 남포동.
남포동은 좀더 올드적이다.
그래서 예전보다 외면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십평생을 남포동 문화권에 살기도 했지만
그런 오래된 냄새가 좋아서 서면보다 남포동을 더 좋아한다.
포구를 끼고 있는 자갈치시장과
종합시장이라할만한 국제시장이라는 이색적인 재래시장과
전형적 재래시장형태의 부평시장이 있어 특히 좋다.
시장에 가서 길을 찾으려 하지 말라 !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시장에 가면 마음을 풀고 걸어왔던 길을 굳이 챙기지 않아도 좋다.
이리저리 구경도 해가며 유유자적 걸어야 제맛을 느끼는 곳이 시장이다.
어디서 들어왔고 어디로 나갈 것인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구두수선집 찾으며 국제시장 골목골목을 산책하듯 다니고
모두배기떡 사러 떡집 찾느라 부평시장을 완보로 거닐다 왔다.
그동안 바쁜일정에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했지만,
한켠에 켜로 쌓이는 서러움도 있었다.
지금까지는 남포동 주변에 줄곧 살아와서 슬며시 나서면 남포동이었다.
마음이 무거우면 자갈치시장을 둘러보고 국제시장을 구경하고
영도 절영로의 산책코스를 돌며 일상의 찌꺼기를 배출했었다.
신접살림 차릴 곳이 이곳과는 먼 동래구 사직동인데
거기 살다보면 남포동에 나올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그곳에는 교육환경이 좋고 좋은 시설이 있을지 몰라도
근처에 내 마음을 풀어줄 오래된 향기는 없다.
카페 게시글
소리
남포동 단상
해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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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04 00:5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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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도 남포동이...좋아...적당한 크기...적당한 번잡함...등등^^ 아 그리고 사직동이라면...청운아닌가?...ㅋㅋㅋ